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스칼라티움 아트 스페이스 SCALATIUM ART SPACE 서울 강남구 역삼동 828-10번지 Tel. +82.2.501.6016 www.scalatium.com
나를 잊지 마세요. Don't forget me ●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다. 혼자 살아갈 수 없으며 다른 누군가와 끊임없이 관계를 맺게 된다. 나 또한 많은 인간관계를 이루며 살아간다. 하지만 그 속에서 쉽게 일어나는 단절, 소외의 번복이 많은 사유를 하게 된 이유가 되었다. 이것은 청소년기에 겪은 작은 사건이 트라우마(Trauma)가 되어 타인과 함께 했던 시간, 대화, 그 기억들이 쉽게 지워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성향을 형성하였다. 그로 인해 주변의 평범한 것들에 개인의 경험을 더하여 함께한 타인을 오래 기억하고 간직하려는 욕망이 존재하게 되었으며, 잊혀져버린 사소한 관계 속에서도 지난 시간을 추억하게 했다. 동시에 타인의 기억 속에도 내가 존재하기를 바란다. 누군가가 나를 잊지 않고 기억한다는 것은 오늘의 내가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해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 이렇듯 나의 작업은 '타자로부터 기억되길 원하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기억된 타인과 시간들은 현재 혹은 과거로 역행하여, 총체적 느낌을 물, 수초, 꽃과 같은 대리물로 표현하였다. 평면 공간에 시간이 지나 흐릿해진 기억들을 되살리고 추억으로 기록하는 과정에서 과거의 시간으로부터 내가 되살아나길 바라고 과거의 시간을 공유한 타인이 나를 기억해 주길 희망한다.
작업의 주된 소재는 '꽃'이며, 꽃은 자아를 상징하는 대리물이다. 시든 꽃, 시들지 않은 꽃과 같은 근본적인 상태를 이용하여 다양한 감정을 부여한다. 시들지 않은 꽃은 현재에 영속된 과거 자신을 깨닫고 인정한다는 심리를 압축하고 있다. 반면 초기 작품에 등장하는 시들어버린 꽃은 타자에게서 잊혀져가는 상태를 의미하며 화면을 채운 물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 형성된 인간관계들을 대변하는 수초를 통해 회생하길 바라지만, 시간의 물리적인 흐름 앞에선 무력하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 개인의 경험을 작업으로 이끌어 내는 과정에서 과거의 나와 잊혀져버린 타인, 시간들을 반복적으로 떠올린다. 오늘날 내 안에 내재된 그들을 잊지 않음으로서 그들 또한 나를 잊지 않고 기억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된 작업은 관계로부터 시작된 갈등, 트라우마 또한 부정하거나 외면할 수 없는 자신의 일부라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 사회는 급변하고 인간관계는 날이 갈수록 깃털처럼 가벼워졌지만, 그런 관계 속에서 갈증을 느끼는 타인이 과거의 시간 속에 존재하는 사람들을 기억하고, 공유했던 추억을 반추하기를 바란다. ■ 조상지
본인의 작품은 내가 성장한 지역의 사회적 환경으로부터 출발한다. 1970년대 이후로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들은 많은 발전을 이어왔다. 정비되어진 땅에 새로운 아파트들이 등장하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물질적 풍요로움 속에서 점점 살기 좋아졌다. 하지만 사회가 발전할수록 변두리로 쫓겨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그런 이들이 모여 살게 된 곳은 하늘과 맞닿아있는 산동네라는 의미에서 달동네라고 불리게 된다. 산업화, 도시화의 그늘에서 소외된 이들 계층은 달동네라는 공간 속에서 한정된 삶을 지속해 가고 있다. 본인은 그러한 달동네 속 지역 환경안의 삶을 직접 들여다보며 회화로 표현하고자 한다.
작업은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배척되어 변두리로 밀려난 비루하고 저속하며, 거칠고 평범한 것들을 통한 삶의 환경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것에 긍정적인 가치를 두고 있다. 이는 서민의 삶, 현장적인 삶, 사회문제의 비판적인 성향을 드러낸다. 이러한 작업은 신도시화 되는 사회에서 사라져가는 달동네에 대한 아쉬움과 그 속에서 느껴지는 서민적인 삶에 애정과 동질감을 느끼며 작품화 하였고, 획일화된 주거 공간으로서의 마을이 아닌, 모든 사람들의 삶이 수평적 관계로 연결되는, 소외되지 않고 작은 부분까지도 소중히 여겨지고, 모든 사람들을 아우르는, 이상적인 사회를 추구한다. 이러한 산물적 작업의 시리즈를 진경(眞㬌)이라 칭한다. 진경은 현재 무차별적으로 개발되어지는 사회적 문제를 회화 작품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바람과 추구하는 세계를 표현하고 있다. ■ 임상희
Vol.20130816f | 2013 SUMMER COLORS Ⅱ-조상지_임상희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