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3_0814_수요일_07:00pm
후원 /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형연구소
관람시간 / 10:00am~06:00pm
서울대학교 우석홀 WOOSUK HALL 서울 관악구 신림동 산 56-1번지 서울대학교 종합교육연구단지(220동) B1 Tel. +82.2.880.5884 cafe.naver.com/woosukhall
'성숙'은 사회적, 개인적 성장의 완성 단계로 여겨진다. 그러나 사회 요구 이행의 능력을 충족시키는 그 단계를 거치며 본연은 점점 잃고 퇴색되기 쉬운, 혹독한 과정이기도 하다. 그를 충족하지 못하면 우리는 '미성숙하다' 말한다. 독립적 ․ 주체적이지 못한 무능력한 상태. 그러나 역설적으로 미완의 시점이야말로 무한한 가능성을 꽃피우려는 역동적인 생명력과 개인의 본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오히려 '나 자신'이 살아있는 상태이지 않은가. 우리는 우리의 인생이 영원히 현실의 가능성으로만 잠재되어있기를 바라지도, 보편 일률적 가치에 맞춰 휘어지고 얽매여 발(發)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앞으로 세상에서 진정으로 '나'를 실현할지 두렵기 때문에 언제나 'mature'의 상태를 추구하면서도 'immature'의 상태에 머무르길 바란다. 그러한 현재에서 나는 수많은 '만약'이라는 가정을 하고 '왜'라는 질문으로 선택을 해나가며 고민과 방황과 시도들로 분주하게 보낸다. ● 인생은 immature -> I'm mature라는 이정표를 따라가는 끝없는 여정일지도 모르겠다. 항상 그 중간 어느 지점에 머무를 뿐, 결코 끝에 다다를 수는 없는. 언제나 영원히 현재의 상태에 머무르는 우리는 그렇기 때문에 언제나 성숙하기도 미성숙하기도 하다. 길도 여행도 모호하고 흐리다. 인생이라는 여정을 출발하며 길이 시작되었고, 여정을 나아감에 그 길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다만 과거와 미래를 접목하는 그 현재의 과정이 행복하기만을 바랄 뿐이다. ■ 김지현
나는 나를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 나를 호명하는 다양한 이름들이 있다. 그리고 각자의 이름들에는 그에 걸맞은 기대의 시선이 수반한다.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인생의 필연 속에서, 나를 바라보는 다른 사람의 시선과 줄다리기 하는 것은 숙명인지 모른다. 기꺼이 나에게 주어진 역할과 기대에 충실하지만, 자아와 시선의 긴장 속에서 나의 모습은 아스라이 멀어져 간다. 때론 스스로 가림 막을 친다. 무대의 장막 뒤에서 배우는 연기로부터의 자유를 얻는다. 무언가를 가린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 참 편한 일이다. 잊거나, 억누르거나, 부정하는 방어기제는 나의 자아가 은신처를 마련하는 과정일 것이다. 감추고 싶거나 잊고 싶은 나는 가림막 뒤로 숨어서 자유와 평화를 얻는다. 이러한 긴장과 은신으로 말미암아 나의 모습은 스스로도 명명할 수 없을 만큼 많아진다. 그리고 나는 이방인처럼, 혹은 유목민처럼 무성한 자아의 숲을 배회한다. ● 못난 나의 자아들은 가림막 뒤 어딘가에 숨어있고, 결핍에 대해 나는 몸부림을 친다. 수많은 아차(我差)는 끊임없이 갈구하는 나의 자화상이다. 다른 사람의 시선 앞에 숨어 있던 그런 나의 모습들을 드러내 보이는 것. 진실하고 솔직하게 속마음을 털어 놓는 것이 나를 자라게 하는 방법 아닐까. 독백하듯 나의 자화상을 화폭 안에 담는다. 더 나아가 솔직한 고백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고자 한다. 나의 작품 활동들은, 정착할 자리를 찾아가는 내 자아의 부끄러운 독백이다. 내가 추구하는 바가 아니었지만 실은 내가 고스란히 옮기고 있던 내숭의 모습들을 표현하는 것은 그러한 고백의 출발점이다. ■ 김현정
대학시절 작업을 하던 중, 그 작업을 대면하고 있는 자아가 '無目的'이라는 사실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나의 작업이 무엇을 위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말놀이처럼 꼬리를 물고 있었다. 문득 최초의 조각가인 조물주에 대한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왜 인간을 만들었을까?,라는 질문을 하면서 나또한 무언가 열심히 만들고 있는 자아를 발견한다. ● 인간이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질 때 신의 손에 붙잡힘을 당하여 인간 일상에 불필요한 재료가 작가의 손에 붙잡혀 새로운 작품으로 거듭나는 것을 보면서 조물주의 계획과 목적을 조금씩이나마 알아가기 시작했다. ■ 박성대
"추억이란, 지나온 흔적에 대한 작은 선물이며, 미래를 꿈꾸게 하는 힘이다." 과거에 경험한 수많은 '기억'들은, 여러 가지 방법의 편집을 통해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는다. 동일한 시공간 속에서 이루어진 경험과, 그 기억들을 각자가 원하는 모습들로 가공하고, '추억'으로 간직하는 것이다. 이러한 추억들은, 우리가 더 이상 기억하지 못하는 지나온 시간의 잔재들과 맞물려, 어느새 추억의 주체들을 가득 채워 나간다. 마치 스스로 움직이는 세포들처럼,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는 틈에 생겨나있는 주름처럼 말이다. (2013) ■ 손우아
Vol.20130814f | I'MMATURE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