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이즈 GALLERY IS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0-5번지(인사동길 52-1) Tel. +82.2.736.6669 www.galleryis.com
강인우의 작품은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을 전시장 안으로 축소 제작했다. 티끌 하나 허용하지 않을 듯이 흰 색으로 칠해진 철과 반짝이는 스텐은 전기 코드와 연결되는 순간 천천히 반복적인 회전 운동을 시작한다. 마치 자본주이라는 거대한, 그리고 냉정한 세계가 우리와 상관없이 거세게 움직이는 것처럼 그의 기계들도 그러하다. 작품의 뒤와 안쪽에는 자석이 숨어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자력은 작품 주변에 흩어져 있는 철 알갱이들을 끌어들인다. 작은 알갱이들은 자력에 의지하고 거대한 기계 움직임을 따라가려 하지만 매번 좌절한다. 조금만 자석과 멀어지면 위로 끝까지 올라가지 못하고 떨어지거나 다른 알갱이들에게 밀려난다. 자력에 의해 움직이는 알갱이들의 가녀린 움직임들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를 연상시킨다. 어떻게든 (권력 혹은 재력 일 수 있는) 힘과 가까이 있으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매번 좌절되며 정상으로 오르지 못하고 떨어진다. 하지만 자본주의 기계는 떨어진 알갱이와 무관하게 천천히 반복적으로 그들만의 운동을 한다.
냉정해 보이는 흰 색 기계 속에서 강인우는 유머러스한 기호를 간간히 숨겨놓았다. 「그대를 위한 꽃다발」은 막 개업한 노래방 앞에 놓인 행사용 바람인형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착안한 작품이다. 노래방 핀 조명(화려한 조명이 돌아가는 미러볼 형태)과 콘돔을 연결하여 모터가 바람을 넣어주면 형형색색 조명과 함께 콘돔은 바람인형처럼 춤을 춘다. 차갑고 거대한 기계 속 숨어있는 자력을 힘들게 쫓아가려는 알갱이들과 달리 핀 조명에 춤을 추는 콘돔은 아주 유쾌하다. 무섭게 돌아가는 세상을 사는 우리의 무력함 속에 조금 반항적이며 키치스러운 강인우의 작품은 무게를 감당하기 힘든 자본주의 이데올로기 사이에 작은 틈과 긍정적 가능성을 보여준다. ■ 임성연
Vol.20130813c | 강인우展 / KANGINWOO / 姜寅于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