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선택의 공간

이동혁展 / LEEDONGHYUK / 李東爀 / installation   2013_0807 ▶ 2013_0813

이동혁_잠 못 이루는 도시_철, LED_300×600×200cm_2013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이즈 GALLERY IS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0-5번지(인사동길 52-1) Tel. +82.2.736.6669 www.galleryis.com

우리는 항상 길을 걷는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는 '변화'가 없다. 사람들은 자신의 기준을 만들고 그 기억 속에서 움직이곤 한다. 매일 똑같은 삶을 반복하며 새로움은 찾아볼 수도 없고, 같은 길을 걸어 매일 하나의 목적지로 향한다. 새로운 길은 작은 것도 감동이 된다. 위로가 되며, 생각의 전환을 가져다준다. 그래서 사람들은 일탈을 꿈꾸고, 새로운 길을 상상한다. 그러나 반복되는 삶 속에서 일탈은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작은 변화를 시도한다. 몇 개 되지 않는 선택지이지만 갈림길에서 어제와는 다른 길을 선택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내가 설정했던 합리적인 기준(가령, 최단거리 등)에서 벗어나 약간의 변화를 시도, 일탈의 쾌감을 추구한다.

이동혁_잠 못 이루는 도시_철, LED_300×600×200cm_2013_부분
이동혁_잠 못 이루는 도시_철, LED_300×600×200cm_2013_부분

재미있는 것은, 반복되던 길과 새로운 길 모두 우리의 선택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매일 반복되는 삶 속의 길 위에서도 선택의 문제는 예외 없이 발생한다. 목적지로 가기 위해 복잡한 길들을 걷고 갈림길에서 무수히 많은 선택을 해야 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 복잡한 길들이 단순해짐을 느낄 것이다. 나름의 기준으로 루트를 정하고 걷다보면, 매일 반복되는 길이 더 이상 복잡하지 않게 된다.

이동혁_반복되지 않는 반복_시멘트, 철_30×300×4cm_2013
이동혁_반복되지 않는 반복_시멘트, 철_30×300×4cm_2013_부분

반복되는 길의 단순함과 갈림길에서의 선택, 이것을 표현하고자 했다. 갈림길에서의 선택점을 중심으로 가로세로선을 긋고, 지도를 '재구성'하여 기존의 길을 단순화하였다. 주변의 상황을 배제하고 그 길을 집중하여 보여줌으로서 선택의 집중을 극대화하고자 하였다. 현실지도와는 분명 다른 이미지가 만들어졌다. 그저 지도를 단순화한 것이 아니라 재구성함으로 갈림길의 선택에 집중하였다. ● 한 가지 더, 작가는 매일 걷는 그 길도 똑같지 않다는 사실에 흥미를 느꼈다. 나의 기분과 상황, 계절에 따라 건물의 형태·위치, 길의 모양·폭 모두 그대로인데 마치 길이 변화했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같은 지도를 재구성한 것임에도 건물의 높낮이가 다른 이유를 여기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이동혁_달 없는 길_레이저모듈, 아크릴, 물_43×300×5cm_2013
이동혁_달 없는 길_레이저모듈, 아크릴, 물_43×300×5cm_2013_부분

작품을 이루는 재료는 크게 시멘트, 철, 빛이다. 작가는 '반복과 선택'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특별한 재료보다 도리어 많은 작가들이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재료를 선택하였다. 시멘트는 현대 건축에서 건물을 구성하는데 있어 필수요소이지만, 그 차가운 회색빛은 각박한 현대를 단적으로 표현한다. 철 역시 같은 맥락이다. 작가가 사용한 빛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따뜻하고 무언가를 밝히는 빛과는 거리가 멀다. 무엇이든 꿰뚫어버릴 것 같은 레이저의 붉은 직선은 현대인들의 직설적이고도 차가운 성향과 닮아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살아남고자 만든 인공적인 빛은 LED로 표현하였다. 작가에게 길은 반복과 선택, 그리고 차가움의 공간이다. ■ 이동혁

Vol.20130807e | 이동혁展 / LEEDONGHYUK / 李東爀 / install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