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 감 생

임영주展 / IMYOUNGZOO / 林榮住 / painting   2013_0807 ▶ 2013_0813

임영주_크로스 cross_캔버스에 유채_112×162cm_2013

초대일시 / 2013_0807_수요일_06:00pm

갤러리 도스 드로잉 기획공모展

관람시간 / 11:00am~06:00pm

갤러리 도스 GALLERY DOS 서울 종로구 팔판동 115-52번지 Tel. +82.2.737.4678 www.gallerydos.com

드로잉(Drawing): Moving, Drawing and Moving ● 갤러리 도스에서는 '드로잉(Drawing): Moving, Drawing and Moving'을 주제로 2013년 하반기 릴레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이주연, 최은혜, 이혜진, 김은송, 임영주 5명의 신진작가가 연이어 개인전을 펼치게 된다. 드로잉(Drawing)은 모든 작업의 기초이며 작가 안에 놓여 있던 이성과 논리, 감정이 시각적으로 형상화 되는 가장 첫 번째 단계이다. 전통적인 회화에서의 드로잉은 단색의 선으로 대상을 표현하는 것으로, 작품의 밑그림이나 준비단계로서의 의미에 한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예술의 매체는 오브제, 공간, 개념, 시간, 빛 등으로 그 영역이 확장되었고, 드로잉 역시 예술의 독립된 한 영역으로 자리 잡아 점점 그 개념을 넓혀가고 있다.

임영주_엎드려 경배 come and bow down_캔버스에 유채_112×162cm_2013

미(美)적 설화에 감응되다. ● 감생설화(感生說話)에 의하면 성교에 의하지 않고 어떤 사물에 감응됨으로써 잉태하여 아기를 분만한다. 이러한 이야기는 우리가 흔히 듣는 옛이야기 속이나 어느 장소에 얽힌 민담 또는 누군가의 영웅적 탄생 스토리에 자주 등장한다. 우리는 인간의 영역에서 일어나지 않는 원인과 결과들을 만들어 그것을 믿음으로써 삶에 대해 희망을 갖고 살아 왔다. 어떠한 사건에 있어 자신의 의지로 해결 할 수 없는, 절대자의 존재를 인정하는 순간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며 삶의 인과에 순응하게 된다. 이와 같은 일종의 옛날이야기들이 지금껏 전해질 수 있었던 것은 흥미를 넘어 우리 삶 속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임영주는 감생이야기에서 작업의 영감을 얻는다. 사물 또는 인물에 감응되어 생명이 탄생되는 것은 매혹적이며 신비한 이야기이다. 어찌 보면 무엇인가에 감응되어 작품을 탄생시키는 작가는 스스로가 감생이야기의 주인공인 것이다.

임영주_숨바꼭질 hide-and-seek_캔버스에 유채_194×130cm_2012
임영주_무조건항복 unconditional surrender_캔버스에 유채_194×150cm_2012

임영주의 작품은 감생이야기를 크게 두 종류의 소재로 풀어낸다. 첫 번째는 감생이야기의 흔적을 찾는 작업이고, 두 번째는 성교가 배제된 감생의 순간이 주는 성적 감응이다. 작가는 작업의 관심사인 믿음에 의해 지탱되는 관계를 감생이야기에서 본다. 그녀는 자신만의 등장인물을 만들어내며 이야기가 남긴 흔적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든다. 작품에는 가상의 동, 식물들이 등장하는데 각각 당하는 이와 꾀는 이, 기도하는 이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들은 감정 혹은 힘에 의해 움직이며 서로 관계한다. 공격과 수비의 역할이 뚜렷한 이들 생명체는 은유적으로 감생을 드러낸다. 작가는 관객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듯 자신만의 감생이야기를 독창적인 생명체에게 투영하여 드로잉 한다. 각각의 이야기가 담긴 드로잉들을 따라가며 관람객은 새로운 이야기에 빠져든다. 임영주의 드로잉은 시각적 이미지에 국한되지 않고, 이미지가 가진 본질적인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보여 지는 이미지에 대한 원인과 결과와 그것에서 보여 지는 관계들을 드로잉하며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건넨다.

임영주_옜다 here you are_캔버스에 유채_130×162cm_2013
임영주_그림자 붓다 shadow buddha_캔버스에 유채_194×112cm_2012

또한 임영주는 감생이야기에서 성교가 배제된 감생의 순간이 주는 성적 감응에 대해 주목한다. 작가는 성교가 배제된 감생의 순간은 생식이 배재된 성교의 순간만큼이나 성적으로 감응 된다 여긴다. '생식기=성기'가 아니라면 성적으로 감응되는 우리의 모든 기관은 성기가 될 수 있다. 작가가 가장 주목한 것은 손가락이다. 그녀는 손가락을 은유적 성교의 상징으로 사용하여 감생이야기의 성적인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풀어낸다. 임영주는 신비로움 속에 감춰진 이야기가 가진 은밀한 성적 감응을 찾는다. 영웅의 믿기 힘든 탄생 설화나 오래된 신목의 영험함 속에서도 결국 감생 이야기의 본질은 성에 있다. 성교가 배재된 탄생이 주는 신비함과 성(聖)스러움은 결국 성(性)에 대한 호기심과 욕망에서 출발한다.

임영주_신목167 북 the god of tree 167 north_캔버스에 유채_73×91cm_2013

임영주의 작품들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 작가가 들려주고자 했던 이야기에 각자의 감응이 더해져 이야기는 각각 조금씩 변한다. 자신이 감응 받은 이야기에 살이 더해지며 또 다른 영웅담, 민담이 만들어진다. 그녀의 작품 안에 기호와도 같은 이미지들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누군가의 기억 또는 감성에 의해 이야기로 재탄생된다. 그렇기 때문에 임영주의 드로잉에서 화자는 작가 혼자가 아닌 작품을 감상한 모든 관람객이 된다. 작가는 이처럼 작품을 통해 관람객과 함께 현대의 감생이야기를 완성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자신만의 감생이야기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작품속 등장하는 생명체들 속 나의 도상을 찾아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감응되어 보길 바란다. ■ 신지혜

Vol.20130807c | 임영주展 / IMYOUNGZOO / 林榮住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