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정원

2013_0801 ▶ 2013_0831 / 일,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박지혜_서할_성유림_이현희_정찬부_주도양 천성길_프로젝트 그룹 숨.쉬다(오수연_오혜선)

주최 / 구로문화재단 후원 / 구로구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월요일 휴관

구로아트밸리 갤러리 GUROARTSVALLEY GALLERY 서울 구로구 가마산로 25길 9-24 Tel. +82.2.2029.1700, 1742 www.guroartsvalley.or.kr

언젠가부터 우울하고 고독한 예술 영화를 선호하지 않게 되었다. 불안함과 외로움은 이미 삶 자체로도 충분했기에. 나는 이런 나의 모습과 삶을 관찰하며 현대인과 현대사회의 고독감과 상실감을 그린다. 특히, 쉽게 열리지 않을 듯 보이는 창과 문은 소통의 단절, 소외, 고립된 인간의 단면을 보여준다. 그들은 그 안에서 현실과는 동떨어진 그들만의 꿈에 갇혀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줄기 희망의 불빛이 그들이 어둠 속으로 사라지지 않게 반짝이고 있다. 과학이 발달하고 생활이 편리해 질수록 인간은 점점 더 외로워져 가겠지만 난 이 모든 것의 끝이 '해피엔딩(happy ending)'이기를 바란다. ■ 박지혜

박지혜_나의 정원_캔버스에 유채_130×324cm_2013

고독의 대명사인 작가라는 길의 출발선. 이 고독함에 맞서기 위해 미리 보험이라도 들어 둔걸까. 우연인지 필연인지 사람의 손을 직접 뜨는 라이프캐스팅 작업을 몇 년 전부터 하고 있다. 처음에는 손이 가지고 있는 폭발적인 표현력과 구조적인 특성에 매료되어 작업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나에게 세상과 소통하는 길이자 고독함의 무게를 덜어주는 최고의 장치이다. 손 모델이 되어주려 기꺼이 내 작업실을 방문해주는 사람들이 정말 고맙고 또 고맙다. 이들은 내 작업에 있어서 꼭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뛰어넘어 내 삶의 길에 큰 힘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서할_학군단_혼합재료_가변크기_2011

손을 캐스팅할 때가 작업과정에 있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그리고 작업을 하며 이런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나는 행복한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이 사진으로 추억을 남겨두고 기억하는 것처럼 나는 손으로 기록을 남긴다. 그 손에는 살아온 인생이, 그 순간의 공기가, 기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리고 여러 사람의 손이 얽히고설켜 제각각의 어떤 형상을 띠고 있는 모습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과 닮았다는 생각을 해본다. ■ 서할

성유림_Untitled 17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90.9cm_2013

'나무'는 어떤 풍파가 와도 그 자리를 묵묵히 지켜낸다. 세월이 흘러 외부의 물리적 힘에 의해 수피에 손상이 가고, 늙어 재생능력을 잃으면 썩어 들어가 서서히 삶을 다하게 된다. 이는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여 삶을 이어나가다 늙어가는 인간의 모습과 닮아있다. 나는 물감을 켜켜이 쌓아 올리며 나무의 거친 마티에르를 표현해내면서 살아 숨 쉬는 나무와의 조용한 교감, 즉 나만의 의식을 행한다. 이를 통해 삶의 굴곡 속에서도 평안을 얻고 자연을 느끼게 된다. 나무의 배경은 사진이라는 디지털적 매체를 통해 기록된 아날로그적 감성으로 채워나간다. 멍울멍울 여울진 픽셀 이미지는 기억과 역사의 잔상들이며,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긍정의 에너지이다. ■ 성유림

이현희_가장의 공간_캔버스에 유채_73.7×90.9cm_2012

어릴 적 이불을 가지고 나만의 아지트를 만들며 놀곤 했다. 성인이 된 지금도 그때와 같이 나만의 아지트를 만든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 시절 여러 잡동사니를 모았듯이 기억과 사고의 조각들을 모아 비밀스런 풍경을 만들어본다. 가장의 공간은 유년의 '아지트'를 재현하는 듯 보이지만 정확하게는 그곳에서 벗어나 느낀 향수와 성장통이라 할 수 있다. ● 나의 작업은 감춰지고 내면화된 치부를 표출하며 출발한다. 걷혀진 장막과 열린 서랍, 흘러나온 천 조각들은 새로운 공간을 구성한다. 과거와 현재, 이상과 현실의 조각들이 조합되면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이상세계의 틈이다. 완벽해 보이는 풍경 속에서 현실의 틈을 발견하는 순간 나의 작업은 시작된다. 그리고 일상에서 내재되어 있는 결핍이 내가 가장 주목하는 부분이다. 현실 속 결핍은 허상에 의해 가려지고 변이한다. 이전의 작업방식보다 세분화 시키고 이야기의 연상과정을 거쳐 이미지의 관계를 통해 드러나는 결핍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내적불안을 마주하고 질문을 던진다. 가려진 것은 무엇일까. ■ 이현희

정찬부_In the garden_빨대, 혼합재료, 화분 5점_가변설치_2008

우리는 대량생산과 소비를 반복하는 시대를 살아간다. 도처에 널린 획일화되고 도식화된 이미지의 잠식은 현대인에게 익숙한 일상이 되었다. 그 중심에는 플라스틱과 같은 합성물질이 만들어내는 인공적 풍경과 현실적 감수성이 자리한다. 이런 모습 속에서 지속가능한 것들에 대한 관심은 본인에게 사소한 사물에 대한 관심과 배려, 의미부여하기로 연결된다. Antibarometer라는 역설적 은유는 팍팍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조형적 표현으로 말을 걸고 따뜻한 위로를 전해줄 수 있는 계기이며, 그 위로는 거대한 담론이 아니라 작고 사소한 관심, 마치 본인이 자연에서 많은 모티브를 얻는 것처럼 우리의 삶과 주변을 둘러싼 환경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회복 가능한 지점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 특히 어디론가 향해 가고 있는 귀여운 도마뱀들은 유년의 향수와 건조한 일상에서 벗어나고자하는 나의 의지를 담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의미로 변주되는 작품이 되기까지 나는 길을 가다 스치는 풍경, 찰나의 순간, 사소한 것들의 변화를 유심히 관찰한다. 삶의 어느 곳, 어느 순간에도 영감을 얻을 수는 있지만 그것이 쉽게 찾아오지는 않는다. 일상에서 오는 경험과 관심을 따뜻한 감성으로 말을 걸고 나에게 채워지지 않는 결핍을 치유하고자하는 위로의 행위가 있어야 비로소 가능해진다. ■ 정찬부

주도양_Pine1_C 프린트_200×100cm_2011

내 작업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이다. 사진은 보이는 현실을 그대로 재현한다. 회화와 사진의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 중의 하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표현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이다. 회화는 구체적 대상이 없어도 표현이 가능하다. 심상(心象)의 표현, 곧 추상(抽象)이 가능하다. 하지만 사진은 특정한 대상 없이는 그 어떤 표현도 불가능하다. 보이지 않는 것을 찍을 수 없는 사진의 운명이자 한계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보이는 것만이 존재하는 것일까? 현실이란 존재하는 모든 것일까? ● 내가 그동안 천착해 온 이슈는 세상을 바라보는 화가의 시선이다. 즉 원근법에 충실했던 화가의 시점이 광학적 투영에 의한 카메라 렌즈를 통하면서 어떻게 변모해 왔는가, 그리고 그 사이에서 어떤 간극이 발생했는가에 대한 반응인 셈이다. 나에게 있어 사진은 화가의 눈이고 사진을 통해 사진적인 시선을 부정하고자 한다. 나는 카메라의 발명 이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형상을 완벽히 재현할 수 있다는 듯한 태도로 군림해 온 사진의 역할에 의문을 제기한다. 또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우주라는 공간에는 인간만이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려 한다. ■ 주도양

천성길_말랑말랑코끼리_합성수지, 우레탄도료, 혼합재료_가변설치_2013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세계에 살고 있다. 사회적 구조나 언의구조가 만들어낸 울타리 안에 살고 있는 셈이다. 왜 나의 이름은 천성길이 되었으며 내 자아는 이렇게 형성이 되었을까.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의 언어를 받아 들였고 텔레비전의 프로그램이나 상업광고(CF)의 이미 단정 지어진 언어의 교육을 받고 자라왔다. 나의 주체는 사라지고 언어의 구조 속에 단절된 상태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은 우리가 치밀하게 잘 짜인 시스템 속에 살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 시스템을 벗어나서는 생존 자체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 즉 개체로서의 존재 가치는 없는 것이다. 단지 시스템 운용에 필요한 개체일 뿐이다. 또한 지배 세력, 즉 자연에 대한 인간, 또는 인간 사회에서의 정치, 경제, 사회, 자본 세력은 그들의 필요에 의해 개체를 개량시킨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개체는 자신들을 통제하고 있는 시스템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나의 작업은 내가 살아가는 삶의 실재에서 나오는 것이고 언어적, 가상실재 구조의 반항이다. 따라서 주체는 존재하지 않고 언어가 만들어낸 틀 속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 천성길

프로젝트 그룹 숨.쉬다_물고기의 꿈_패브릭, 혼합재료_가변설치_2013

현대인들은 가끔 답답한 일상을 벗어나 일탈을 꿈꾼다. 우리들이 만든 '하늘을 나는 물고기'는 그런 일탈을 꿈꾸는 현대인을 상징한다. 물고기들은 물속에서 살아간다. 현대인들이 매일 반복되는 답답한 일상을 벗어나 미지의 '그 무엇'을 꿈꾸듯이 물고기들도 가끔 하늘을 나는 꿈을 꿀 수도 있다. 전시장 안에 설치된 하늘을 나는 파란 물고기들을 바라보며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잠시나마 작은 일탈과 휴식을 꿈꿀 수 있게 되길 바란다. 꿈꾸는 자유는 때로는 날게 할 수 있다. 물고기들조차도 말이다. ■ 프로젝트 그룹 숨.쉬다

Vol.20130805h | 상상정원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