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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협찬,주최 / YOOM GALLERY 기획 / 박수민 큐레이터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윰 갤러리 YOOM GALLERY 서울 강남구 개포동 172-1번지 B1 Tel. +82.2.561.7809 yoomgallery.com
한경원의 산수화는 먹과 종이를 사용하지 않은 산수화라는 점에서 꽤나 신선하다. 그는 수묵산수화라는 동양화 전통에 기본을 두고, 불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작품을 완성한다. 즉, 전통적인 개념에서 벗어나 기법적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서양적 미감을 흡수한 것이다. 동양화가 붓질 몇 번에 의해 감흥이 살아나 변화무쌍한 이치를 드러낸다면, 한경원의 작업은 그을음이 빚어내는 은유적인 형상으로 관객에게 말을 건넨다.
불로써 원(原)형의 이미지를 소멸시키고, 불이 남긴 흔적이 새로운 이미지를 재탄생시키는 방법으로 그가 작품에 담고자 했던 주제는 동양사상적 '유무순환'이다. 그는 이미지가 소멸과 동시에 생성되고, 생성된 것이 동시에 소멸되는 과정을 한 화면에 담고자 했다. 생성과 소멸이라는 양면성을 순환이라는 하나의 고리로 연결시켜 보여주는 것이다. ● 갤러리 윰을 통해 선보일 한경원의 공간은 그동안 전시에서 볼 수 있었던 모습과는 다르다. 이번 전시에서 한경원은 영상작업과 설치작업을 시도해 공간의 구석구석을 유무순환의 기운으로 가득 채웠다. 이는 작품이 품고 있는 '유무순환'을 전시 공간 속에서 관객이 자연스레 체감할 수 있게 한다.
'혼과 백'이라는 전시 타이틀은 이러한 공간 속 기운을 웅변한다. 혼과 백은 같으면서도 다르거니와 묘한 상생 관계에 있다. 혼은 영과 백이 결합되고 자라면서 형성되는 사람의 마음이다. 그러나 살아있는 생명체가 수명을 다하면 그러한 영과 혼이 백을 떠나게 된다. 생성과 소멸이 완성시킨 한경원의 작품은 혼과 백의 흔적과 같다. 다시 말해, 그을음이 남긴 산수는 백이고, 태워져버린 원(原)형의 이미지는 혼인 것이다. 우리는 사라져간 그 혼을 한경원의 작품을 스칠 때 코끝에 닿는 재 냄새로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는 공간 속에 흩어져 가는 혼을 다시 캔버스 천에 담아내는 방법으로 후각 뿐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혼과 백의 여운을 남겼다. 우리는 혼과 백이 상생하는 그의 작품을 눈으로 보고, 냄새로 맡으며 자연스레 '느끼는 것'이다.
에너지 가득한 실험정신을 가진 작가 한경원의 이러한 새로운 도전은 서양적 미감이 어우러진 동양화를 더욱 계속적으로 발전시킬 것이며, 현대미술 속 동양화의 골자적인 입지를 마련해 줄 것이라 기대해 본다. ■ 박수민
Vol.20130805f | 한경원展 / HANKYOUNGWON / 韓囧元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