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퍼트: 크기의 수사학

Lilliput: The Rhetoric of Scale展   2013_0724 ▶ 2013_0908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3_0724_수요일_05:00pm

참여작가 / 김소영_김형무_박성연_백기은_이서미

주최 / 코오롱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스페이스K_대구 SPACE K 대구시 수성구 황금동 600-2번지 2층 Tel. +82.53.766.9377 www.spacek.co.kr

코오롱 그룹의 문화예술나눔공간 스페이스K_대구에서 7월 24일부터 9월 8일까지 기획전 '릴리퍼트: 크기의 수사학'展을 개최한다. 조너선 스위프트의 풍자 소설 『걸리버 여행기』에 등장하는 첫 여행지인 소인국 이름에서 차용한 이번 전시는 현대미술의 중요한 미학적 범주 중 하나인 '크기(scale)'에 주목한 김소영, 김형무, 박성연, 백기은, 이서미 등 다섯 작가의 작품 30여 점을 선보인다.

릴리퍼트: 크기의 수사학展_스페이스K_대구_2013
릴리퍼트: 크기의 수사학展_스페이스K_대구_2013

이번 전시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우리에게 친숙한 나머지 쉬이 간과되는 평범한 인물과 사물의 크기를 과장하거나 왜곡시키는 방식으로 재조명한다는 점이다. 이 같은 방식의 낯선 일상에 대한 새로운 발견은 김소영과 김형무, 이서미 세 작가의 작품에서 인물을 소인국 사람처럼 축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난다. 먼저 김소영이 만들어낸 인간 군상들은 머리에 구멍이 뚫린 독특한 형상을 하고 있다. 이들은 화려한 색으로 치장을 하고 있지만 정확히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익명의 작은 군중들. 축소된 크기에 의해 이들의 몰개성적인 모습은 더욱 강조된다. 물질적으로는 많은 것을 소유하고 누리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결핍된 현대인의 이면을 들추는 그의 작품은 상실감과 상처에 시달리는 그들이 서로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넬 수 있기를 희망하는 작가의 바람을 긍정적으로 담고 있다. 김형무는 잡지에 게재된 여러 인간 군상의 이미지를 추출해 다시 그려내는 방식으로 도시인의 삶을 보여준다. 삭막한 대도시에서 제각기 바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을 표현한 작가는 그 모습을 비현실적으로 작게 묘사하여 정체성을 상실한 그들의 공허한 초상을 그려낸다.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번잡한 사물들을 말끔히 지우고 벽과 뼈대만 남아있는 건물을 배경으로 선 개미처럼 작은 인물에서 개성이 상실된 현대인의 소외와 고립을 느낄 수 있다. 입체적인 팝업 작업으로 일상에 새로운 시각을 부여해온 이서미는 이번 전시에서 동판과 폴리카보네이트를 이용하여 하늘의 무지개와 별을 연출한다. 그는 보는 이에게 위로와 소망을 전달하고자 마치 동화에서 나올 법한 무지개 위를 걸어 다니며 무지갯빛 그림자를 만들어내는 작은 군중들을 통해 관람자의 시선에 따뜻한 감정을 전파한다.

김소영_Menschemasse – 군중_PVC_각 25cm, 가변설치_2013
김형무_단상채집-헤테로토피아_캔버스에 혼합재료_117×91cm_2010 김형무_Landscape - No Wher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73cm_2012
이서미_무지개와 별_동판, 폴리카보네이트_가변설치_2012

이와 반대로 사물의 크기를 부풀린 박성연과 자신에 기억을 거대한 상상의 동물로 만들어낸 백기은은 크기의 변형을 통해 일상적인 풍경을 초현실적인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먼저 박성연은 관습적인 시각 안에서 간과되어온 평범한 사물에 크기를 변형시켰던 마그리트의 기법에 주목하여 그의 그림 속 사과를 커다란 풍선 사과로 재해석하였다. 타임 시퀸스와 모터가 장착된 박성연의 풍선 사과는 부풀어졌다 작아지기를 반복하며 사람이 숨을 내쉬듯 "휴우" 하는 소리를 내면서 관람객과 함께 호흡을 유도한다. 한편 백기은은 자신의 기억을 세밀하게 더듬어가는 과정을 작품화한다. 과거의 시간 속에 존재했던 작가의 기억은 원하는 대로 변형이 자유로운 아메바 같다. 그 기억은 작가의 상상이나 꿈과 자유로운 결합을 이루면서, 작은 생명체에서부터 거대한 상상의 동물에 이르기까지 생명을 얻어 꿈틀거린다. 알루미늄 철사를 이용한 그의 입체 작업은 과장된 크기와 왜곡으로 부풀어 오르고 넘치며, 증식하고, 서로의 경계를 침식하여 주변을 압도하게 된다.

박성연_숨쉬는 사과_천, 송풍기, 모터_160×160cm_2005~12
백기은_상상의 동물, 잉크 애니멀즈(Ink Animals)_철사, 가변크기 설치_2004~13 백기은_감각공생체드로잉-변신을 거듭하며 살아가는 딸기동물_종이에 펜_23×30.5cm_2012
릴리퍼트: 크기의 수사학展_스페이스K_대구_2013
릴리퍼트: 크기의 수사학展_스페이스K_대구_2013

이렇듯 황금률과 같은 이상적 크기에 대한 환상이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에 의해 산산조각 난 이후, 크기의 과장과 왜곡은 오늘의 부조리한 세계를 표현하기에 더 없이 효과적인 수법이 되었다. 작아진 인간의 모습을 빌어 도시생활의 외로움을 표현한 작품을 비롯해, 상대적으로 거대해진 사물들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인간 군상을 통해 인간사의 허무함을 표현한 작품에 이르기까지. 하늘에서 내려다본 새의 시선과 지상에서 올려다본 곤충의 시선 등 조감시(鳥瞰視)와 앙시(仰視)가 절묘하게 교차하는 '크기의 수사학'은 우리 자신과 우리 세계에 대해 써내려 간 낯선 여행기가 될 것이다. ■ 스페이스K

Vol.20130724f | 릴리퍼트: 크기의 수사학 Lilliput: The Rhetoric of Scale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