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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가수 김대중 공연 / 2013_0721_일요일_04:00pm
* 전시 마지막날(8월 15일) 오후 4시부터 모든 작품들을 경매를 통해 판매합니다.
공간 룰루랄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376-5번지 3층
전두환의 추징금 미납금액은 167,226,515,564원입니다. 그러나 이건 돈의 문제가 아닌 사회정의에 대한 문제입니다. 사회를 풍자하고 시민들의 사회적 상처를 위로하는 예술을 하는 작가로서 전두환 특별전을 준비했습니다.
『포스터 부착 퍼포먼스』 2012년 12월 4일 투표독려 포스터 부착 2012년 11월 6일~9일 문재인&안철수 포스터 부착 2012년 8월 27일 일본대사관, 독도 및 정신대 항의 포스터 부착 2012년 6월 28일 부산시내, 박근혜 포스터 부착 2012년 5월 17일 연희동 일대, 전두환 포스터 부착 2012년 1월 3일 종로 2가, 노무현 포스터 부착 2011년 12월 15일 종로 2가. 박정희&김일성 포스터 부착 2011년 12월 8일 종로 일대, 이명박 포스터 부착 이 일을 하면서 총 9번 사법기관의 조사를 받았고 2번 기소되었으며 지금까지 7번의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는, 이건 범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헌법에는 표현의 자유와 예술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예술의 사회적 기능은 사회를 풍자하는 것입니다. 또한 거리에서 작품발표를 하는 것은 예술가의 선택의 몫입니다. 우리가 좀 더 풍부한 사회가 되었음 좋겠습니다. 그리고 풍부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저의 재능을 쓰고 싶습니다.
좀 부끄러운 얘기지만... 난 대학을 졸업생 중 맨 꼴찌로 졸업하였다. 평점이 2.16이었고 졸업학점도 2학점이 모자랐는데 정말 기적적으로 졸업했다. 지독하게 학교를 안 갔고 교재 사본적도 없고 시험공부해본 적도 없다. 당시 난 노가다판을 전전했다. 인테리어 일을 몇 번 하니 계속 일이 들어왔고 하다보니 십장이 돼서 사람들을 불러서 같이 일하고 그러는 일을 했다. 때로는 돈을 꽤 벌기도 했다. 노가다를 다니면서 난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아주 중요한 걸 배웠다. 세상은 정말 타락했다는 것. 20대 중후반의 어린 십장은 나의 능력과 상관없이 나의 열망과 욕심을 정확히 알고 있는 나보다 훨씬 나이 많은 하이에나 사장님들에겐 먹음직한 한 마리 토끼였다. 이 타락한 세상에서 나는 두 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내가 이들보다 더 타락하든가 아니면 이 게임에서 완전히 벗어나 독립되어 살든가. 한때는 나도 타락하기 위해 노력한 적이 있었지만 해보니 그건 내 모습이 아니었다. 그리고 세월이 많이 흘렀다. 그리고 깨달았다. 이 타락의 근본은 정치라는 것을. 타락한 정치가 제도권이 되면 그 사회에 타락의 메시지를 준다. 양심이나 정의가 아니라 권모술수와 불합리가 잘사는 방법이라는 메시지. 그리하여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선생들은 제자들에게, 노인들은 젊은이들에게, 타락한 세상에서 잘살기 위해선, 선빵을 맞기 전에 먼저 선빵을 날리라고 교육하고, 착하게 살지 말라고 가르치고, 힘있는 자에게 고개를 숙이라고 가르치고, 자신의 인생이 아닌 세상이 만든 인생을 따라 살아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리고 젊은이들은 자신의 영혼을 가꾸기보다 외모만 열심히 가꾸고, 얼마나 멋진 일을 할까를 고민하기보다 얼마나 많은 돈을 벌까를 고민하는 싸구려 인간들이 되어간다. 이 모든 싸구려 자본주의 세상이 만들어지는 근본엔 바로 싸구려 정치가 있다. 그래서 난 이 타락한 세상을 엿먹이기 위해 정치인들을 주로 그리게 되었다. 2012년 한 해 동안 나는 총 8번 거리에서 포스터 부착 퍼포먼스를 하였고 그럴 때마다 경찰과 검찰을 들락거렸다. 그중엔 이슈가 된 것도 있고 나만 아는 해프닝으로 끝난 것도 있다. 정치라는 건 사회적으로 합의된 기본적인 상식을 풀어나가는 행정행위이다. 하지만 그 상식도 한국에선 말하기가 대단히 어려운 일인 듯하다. 예술가의 당연한 권리를 지나친 법의 잣대로 판단하고 범죄자 이미지를 덧씌워 정치를 풍자하지 못하게 하는 건 분명히 상식적인 일은 아니다. 예술은 세상을 풍부하게 하는 기능을 한다. 예술가는 현실에서 발생하는 의식들을 정리하여 작품으로 발표하는 것이 직업이다. 그래서 첫 번째 풍자 대상이 바로 정치와 정치인인 것이다. 예술은 세상의 중심이 아니다. 세상의 중심은 세상이지 예술이 아니다. 예술가는 사회의 한 일원으로서 그 누구보다 과감한 사회발언을 해야 한다. 사실 그건 예술가들이 해야 되는 일이다. 어느 누구와도 이해관계가 없는 순수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나 어떤 것과 이해관계가 얽히게 되면 비판이나 문제제기를 할 수가 없다. 새로운 뭔가를 창조한다는 것은 작품뿐이 아니라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도전이다. 피카소, 앤디워홀, 마르셀 뒤샹은 새로운 작품을 만든 게 아니라 새로운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미학은 철학이고 철학은 시스템이다. 새로운 시스템에 도전할 땐, 필시 탄압과 비난을 받게 된다. 기존의 관념과 관습으로는 새로움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귀여운 독재자 시리즈를 전시할 때, 루마니아에서 30년간 독재자 차우세스쿠의 폭정에, 가족을 잃고 미국으로 망명한 아주머니와의 만남을 잊을 수가 없다. 그녀는 내게 다가와 눈물을 글썽이며 차우세스쿠를 그려달라고 부탁했다. 그녀의 가족들이 독재자에 의해 총살을 당한, 그 사회적인 상처를 내 그림으로 인해 위로를 받은 것이다. 그 아주머니와의 만남으로 인해, 사회적인 상처를 치유하는 작품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인간관계에서의 상처는 치유 받을 수 있지만 사회적 상처는 치유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예술가는 뭔가를 표현하는 게 직업이다. 헌법에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 준다. 난 나의 직업에 충실하였다. 예술가에게 표현의 형식이나 내용, 재료, 소재는 예술가의 선택의 몫이다. 법을 집행하는 기관이 선택해서 내려주는 것이 아니다. 뭔가만 그려야하고 뭔가는 그리지 말라는 법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표현의 자유는 대단히 소중한 민주주의 가치이고 우린 권력자의 뒷담화를 깔 권리가 있다. 뒷담화 좀 깠다고 권력 있는 자들이 처벌하려고 드는 건 정말이지 치사한 짓이다. 법의 협박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일을 계속하고 부당한 법과 싸워 이겨야 우리사회와 후대 작가들에게 표현의 자유를 누릴 토대가 될 거라고 믿는다. 예술가는 누구보다 많은 공부를 해야 한다. 그림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자기인생과 싸워야하고 세상과 싸워야한다. 그냥 싸우는 게 아니라 목숨 걸고 피터지게 싸워야 한다.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선 거대한 산이 되어야 하고 하늘이 되어야 한다. 수도승 같은 철학자가 되어 세상의 발전에 꼭 필요한 문제를 제기하여야 한다. 이 과정은 지독한 고통이 수반된다. 세상의 냉대와 손가락질도 받고 가족이나 친지의 잔소리도 견뎌야하며 경제적 고통, 외로움과 싸워야하고 끝없는 실패도 맛본다. 그러나 새로움을 창조하는 예술가는 역사적으로 축복받은 존재이다. 적어도 정치가들 보다는 앞서서 현실을 볼 줄 알고 현실에 대한 발언을 하기 때문이다. 역사는 끊임없이 새로운 예술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고 적당한 새로움에 대한 목마름을 항상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에 좀 더 많은 예술가들이 탄생했으면 좋겠다. 거리청소를 하든 사무원이든 영업직이든 학생이든 그 모든 이들이 자신의 영역에서 현실의 문제를 찾으며 새로운 현실을 과감하게 이야기를 하고 새로운 시스템에 도전한다면 그들이 바로 훌륭한 예술가들이다. 나의 신념과 양심대로 나의 예술을 하고 싶다. 그래서 처벌을 받는다면 기꺼이 감수할 것이다. 외롭지만 이건 나의 운명이고 나의 인생이다. ■ 이하
Vol.20130721d | 이하展 / LEEHA / 李河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