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SUMMER COLORSⅠ

김선애_김동희 2인展   2013_0702 ▶ 2013_0722

김선애_Tell me your wish l_장지에 채색_116.8×91cm_2012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스칼라티움 아트 스페이스 SCALATIUM ART SPACE 서울 강남구 역삼동 828-10번지 Tel. +82.2.501.6016 www.scalatium.com

스칼라티움 아트스페이스는 이번 여름 기획전으로 김동희, 김선애 작가와 함께『SUMMER COLORS Ⅰ』을 제목으로 한 전시를 마련하였다. 이번 2인전은 작가에게서 비롯되는 여러 이야기를 다양한 방향에서 찾아보기 위함이다. 보는 것 느끼는 것 상상하는 것들이 매체와 재료를 통과함으로써 어떻게 다양해지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 김동희 작가는 도시가 만들어낸 인공의 풍경을 관찰하고 기록한다. 순간적으로 채집된 이미지의 편린들은 무질서한 잔상으로 남아 작가에 의해 분해되고 화면 안에서 재조합 된다. 단편적인 요소들은 서로 연속성을 가지고 대등하게 연결 되는데 여기에는 동양화만의 다시점이 엿보인다. 그 안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관계와 그에 따른 상호작용과 도시 속 걸음들이 자연스레 녹아들어 있다. 또한 화면을 가득 메운 화려한 색채와 왜곡된 선들은 도시생활에서 느끼는 일방적 소통에 따른 텅 빈 감정들의 역설적인 표현이 된다. 여기서 드로잉은 이 작가만의 감성과 기질, 미의식 그리고 세상에 대한 자신의 내면을 표출하는데 있어 더없이 적합한 표현수단이 되고 있다. 일상의 인공물들이 공간감 없이 화면 전체에 펼쳐지면서 저 너머의 시선을 차단하는데 이를 통해 도시 안에서 고립된 답답한 심리를 표현한다. 그녀가 표현하는 도시의 풍경은 존재의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 현재 여기에 있음 그 자체가 아니라 자연과 인간의 회복해야 할 본질적인 관계를 의미의 차원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다. 도시라는 시스템 하에 통제된 자연을 작가만의 관점으로 표현한 이번 전시를 통해 공존과 조화라는 범우주적 질서를 되새겨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 꿈과 현실,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의 일상이 공존하는 김선애의 민화 풍의 채색화는 인간들이 지니고 있는 몽환적인 기억을 통해 원초적인 감성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녀의 동양화는 화면의 중앙에 여인들을 등장시킴으로써 나르시시즘의 요소를 지니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인을 둘러싼 배경의 화면들은 고대와 현대,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의 일상을 공존시키며, 중앙에 있는 여성과 그녀를 사냥하는 수렵도 속의 남성들을 통해 시간과 문화를 거슬러 흐르는 인간의 원초적인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이러한 감성은 그녀의 화면에서는 수렵도 풍의 남성들의 사냥하는 모습을 통해 민화적인 요소를 내재시킴으로써 일반적인 인간들이 지니고 있는 보편적인 감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또한 감성적 표현은 시간이 흐를수록 여성이 화면의 전면에 등장하기보다는 여성이 사용하는 가구나 실내의 가구들을 통해 은유적인 방식으로 변화해가고 있다. 이런 그녀의 몽환적인 세계는 하나의 화면에 시대와 문화가 서로 다른 요소들을 혼재시킴으로써 드러나는 이질적인 공간이다. 그러한 공간은 감각의 일루전적인 요소를 통해 보여주기 보다는 과거/현재, 서양과 동양의 문화를 하나로 융합함으로써 드러나는 인식이며, 앤틱 가구와 수렵풍의 민화를 하나의 화면에 병치시킴으로써 중심과 주변의 문화를 하나로 융합함으로써 드러나는 인식이다. 하지만 그러한 인식은 우리의 제한된 인식의 세계를 벗어남으로써 펼쳐지는 내적인 풍경의 세계를 나아가는 것, 인간의 원초적 감성으로 나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녀 작품에서 이끄는 상상의 판타지에서 인생여행길의 좋은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 스칼라티움 아트 스페이스

김선애_Another spaceⅡ_장지에 혼합재료_162×130cm_2008

인생은 꿈, 사랑은 시: 회상된 기억속의 또 다른 환상 - 기억과 문화 ● 우리는 과거와 현재의 문화 속에서 살고 있고, 문화에는 기억도 큰 역할을 한다. 누군가 말했듯이, 문화란, '상징적 의미 세계'로서, 인간의 유한적이고 무상한 상태를 초월해 의미있는 행위와 체험을 지시하는 지평으로, 집단과 그 구성원의 정체성을 표시해주는 '의미 저장고'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러한 문화는 바로 '상징적 현재화의 능력', 즉 거리와 조망의 능력을 지닌 '기억'에 존재의 기반을 두고 있다. 따라서 기억이 없는 문화란 존재 할 수 없다. 기억은 상징적 의미 세계를 구성하고, 전승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집단이나 개인의 정체성 구성에 필수적인 기능을 한다. 기억속 일상의 재해석 ● 우리의 나날의 삶은 과연 우리 눈에 비치는 것처럼 무정형하며 무의미할까? 우리의 일상은, 애초부터 우리가 별다른 자각도 의식도 없이 그 속에 안주해도 될 만큼, 낯익은 것인가? 나의 작업은 어느 순간 회상된 일상의 기억을 바탕으로, 즉 나만의 공간속 세계의 탐구와 환상이라는 주제로부터 시작되었다. 나는 생활의 중심에서 적당한 거리를 두고 우리가 그냥 지나쳤던 공간속에서 새로운 여행을 했다. 나는 어렸을 적부터 숨바꼭질을 좋아해 가장 일상적인 집 안에서의 다른 공간, 즉 우리가 매일 아무렇지 않게 보고 지나치는 장롱의 겉모습이나 속, 매일 앉는 의자 아래, 거실 선반 위의 작은 소품들, 몇 년 동안 무엇이 들어있는지도 모르는 채 잘 안 열어 보는 서랍 공간 등은 구석구석 숨기를 즐겼던 나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했다.

김선애_Another space Ⅹ_장지에 혼합재료_162×130cm_2010

앤틱가구와 민화 - 과거와 지금, 현실과 허구의 공존 ● 나의 고가구(앤틱) 오브제 시리즈 작업은 가장 일상적이며 공간을 표현할 수 있는 오브제로 가구를 선택하면서 시작되었다. 가구는 원래 실내에 배치하여 사용하는 생활 도구로써, 오래전부터 우리일상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더불어 살아왔다. '앤틱' 이라는 단어는 영어 'antiquity'의 변형어로, '오래된 물건'을 뜻한다. 여기서 '오래된'이라는 개념은 서양에서 '100년 이상'을 의미한다. 이것은 물론 그 집안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물건일 경우가 많은데, 몇 대를 거쳐 전해 내려오는 많은 물건들이 우리의 삶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다. ● 나는 나만의 가구 속 공간에 옛 그림, 민화나 벽화를 그려 넣어 보았다. 그러면서 한국의 민화는 언제부터 시작되었는가? 생각해보았다. 정확하게 알려주는 문헌은 없지만, 미학은 그것이 인간 본유(本有)의 예술충동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하고, 미술사를 들여다보면, 주술적인 기능도 갖고 있었다. 석기시대 암각화에 그려진 호랑이, 물고기, 사람과 같은 그림에서 보듯이 고대인의 삶의 일부였던 앤틱가구 속에도 우리민족의 미의식과 정서가 스며들어있다. 나의 그림 속화면 속에는 현대와 과거의 일상, 동양과 서양의 일상이 공존하고 있고, 또 현실과 허구도 공존한다. 예를 들어, 나만의 공간속에 가상의 현실화가 이루어져 벽장에서 겸재 정선의「금강전도 (金剛全圖)」나「통천문암 (通川門岩)」산수가 나오는가 하면, 커튼 속에서 산수 속의 사냥꾼이 등장하기도 한다.

김선애_인생은 꿈, 사랑은 시 Ⅵ_장지에 혼합재료_162×130cm_2010

사냥꾼과 여인- 허구속의 꿈 ● 20살 후반이 된 어느 날, 내가 무심코 열어본 책상 서랍 속에서 나는 나의 중, 고등학교 시절의 다이어리와 편지, 사진들을 발견하고, 그때의 친구들과 첫사랑에게 느꼈던 순수한 감정과 설레임을 그리워했다. 요즈음 초식남, 된장녀, 골드 미스, 돌싱 남녀 등의 신조어가 생겨 날만큼 우리는 수많은 만남과 헤어짐으로 상처받고, 사랑에도 지쳐 점점 개인주의화 되어가는 현대인들에게 누군가를 향해 열정적이고 저돌적으로 큐피트 화살을 쏘는 민화 속 사냥꾼이 있다면 어린 시절 순애보 같고 순수했던 사랑의 감성이 다시 일깨워 지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했다. ● 처음 나의 작업에는 화장대 위에 화장품들이 빼곡히 자리 잡고 있었다. 지금도 매일 화장대 앞에서 많은 화장품을 바르는 것이 외출하기 전의 일상의 한부분이 되었지만, 어렸을 적에는 엄마의 화장대 위에 있는 화장품을 바르기만 하면 어른이 될 것 같았고, 모든 남성들이 나에게 큐피트의 화살을 쏠 것만 같은 동경과 환상에 빠지곤 했다. 러시아의 톨스토이(Leo Nikolaevich, 1828-1910)는 '예술은 사람이 자기가 경험한 느낌과 감정을 타인에게 전달할 목적으로 재차 이를 자기 속에 불러일으킨 다음에 동작이나, 선, 색, 음, 말의 형태로 타인도 경험할 수 있도록 표현 하는 것이다'라는 전달 이론을 말한 적이 있다. 나도 삶의 일상적 현상으로부터 나를 살짝 분리시켜 내 그림 화장대 거울 속에 닮고 싶은 여배우의 시상식장에 서 있는 여성스럽고 매력적인 뒷모습, 즉 나의 허상을 비춘다. 그것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앞모습은 잘 보이지만 뒷모습은 잘 볼 수가 없어 항상 거울을 통해 고개를 돌려 자신의 뒷모습을 바라본 경험에 연유한 것이다. 현대에 살고 있는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인물풍속화를 상상해본다. ● 이렇게 아름답고 여인을 어떤 남자가 그냥 지나칠 수 있겠는가? 마치 고구려 무용총 벽화에서 보듯이, 호랑이와 사슴사냥을 하던 사냥꾼들이, 뒤로 돌려 화살을 쏘듯이 여인을 향해 큐피트 화살을 쏘며 돌진하는 역동적인 모습을 상상해 본다. 특히 활시위를 당기며 달리는 기마인물과 동물들의 생동감 넘치는 표현은 활달하고 기상이 넘치는 고구려인의 기질을 잘 반영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나의 그림 속 사냥꾼들은 이목구비가 그려져 있지 않는데, 그 이유는 몸동작과 그림 속 상황 안에서도 얼마든지 표정이 드러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일상'이란 '긴장'의 반대말이기 때문에 그 긴장 속에서는 얼마든지 또 다른 세계의 환상이 존재할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오늘도 나는 샤워를 하고 화장대 속 서랍을 열어둔 채, 정성스레 화장을 한다. 화장을 하는 행위는 민화 속 사냥꾼을 만나기 위한 나만의 의식이다. ■ 김선애

김동희_분수_장지에 채색_97×130cm_2013
김동희_바다에서 본 풍경_장지에 채색_112×162cm_2013

스침... ● 늘 무심코 다니던 길의 하늘, 나무, 바람, 나의 일터와 휴식의 공간 등이 문득 새로이 느껴진다. '이 자리에 이렇게 예쁘게 피던 꽃이 있었나? 이 나무 그늘이 원래 이렇게 시원했나? 내가 사는 곳 모퉁이가 이런 모양이었나?' 항상 그 자리에 그대로 나와 함께였을 길을 걷는다. 나만이 간직하고 있던 소소한 추억들과 때로는 엇갈리고 흔들리던 불안함 등이 떠오르며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같은 하늘, 같은 바람이라도 그 때의 마음으로 느껴진다. 지나간 시간, 지금의 시간, 앞으로의 시간 등이 공존하면서 나를 만들어 가는 듯하다. 어디부터 시작인지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다. 내 눈앞에 보이는 풍경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내 눈 앞에 보이는 것만이 다가 아니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에도 내가 인식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시간은 흘러가고 나의 기억·추억들은 흘러가고 쌓여간다.

김동희_길위에 정원_장지에 채색_60×72cm_2012
김동희_도시의 잔상_장지에 채색_160×110cm_2012

그래서 그림을 그릴 때에는 최대한 솔직하고 단순하게 연결하려 노력한다. 그러다 보면 내가 느낀 대로 그린 그림들이 서로 엉켜 한 장면들을 연출한다. 맨 아래 있는 그림까지 희미하게 때론 생생하게 나타나기도 하며... 목탄이 종이 위로 지나가면 그림이 채워지듯 시간도 흘러가며 내 삶을 채워주는 듯하다. 이렇게 시간과 함께 가는 일상 속의 풍경에서 나는 내 삶이 만들어 지는 과정을 보게 된다.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경험이 아닌 누구나 일상에서 쉽게 느낄 수 있는 것들을 함께 나누었으면 한다. 나는 내 주변을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또 앞으로 어떻게 느끼게 될 것인지... ■ 김동희

Vol.20130707c | 2013 SUMMER COLORSⅠ-김선애_김동희 2인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