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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3_0522_수요일_06:00pm
관람료 / 4,000원(음료제공)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박영 GALLERY PAKYOUNG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문발리 526-6번지 파주출판단지 내 Tel. +82.31.955.4071 www.gallerypakyoung.co.kr
자연과 인간의 해후_인간화(花) ● 조각가 박장근이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그간의 생명력 충일한 리얼리즘 조각의 사회적 지평으로부터 걸음을 이동해 내면의 심층으로 잠입한다. 그것은 일차적으로 질곡의 현대사를 대면하고 살아가는 오늘날 인간 군상들의 고단하고 핍진한 삶에 대한 연민으로부터 기원했던 조각의 사회적 발언에 대한 책무로부터 일정부분 짐을 덜 수 있었던 시대적 상황의 변모와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무엇보다 주요한 것은 그의 최근작의 변화가 사회적 메시지를 배태한 그의 조각언어에 대한 부단한 자기 성찰의 과정과 더불어 궁극적으로 그가 추구했던 인간 존재론에 대한 깊은 사색으로부터 기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그의 작품의 주제의식은 인간을 사회, 역사적 전개 속에서 성찰했던 통시적(通時的) 담론으로부터 그것을 작가 주변의 자연, 환경과의 상관성 속에서 살피고 있는 공시적(共時的) 담론으로 이동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즉 종적 사유로부터 횡적 사유로 이동해오고 있는 중이다. 사회적 대립과 갈등, 지배계급의 착취와 민중의 저항, 도도한 역사의 물결 등을 형상화해온 그간의 거시적 내러티브(master narrative)에서 드러내던 '묵직한 어두움'이 이제는 작가 개인의 의식의 편린들로 스며드는 미시적 내러티브(micro narrative)로 나타나면서 그 무게감을 덜어내고 있는 것이다. 중력에 직립한 채 그것을 거스르지 않고 환경에 조응하며 만들어내는 인간의 근원적 존재론의 차원이 그에게 새로운 화두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자연은 그런 면에서 그가 성찰하는 환경으로 그의 작품 속에 깊숙이 들어앉는다. 특히 꽃으로 대표되는 자연과 소통을 시도하는 그의 조형언어는 그에게 이전의 역사적 사건을 대면한 고뇌에 가득 찼던 인간상으로부터 일상의 사건들에 '희노애락'하는 삶의 지평 속 소소한 인간상으로 변모되어 나타난다. 즉 이전의 부정과 비판의 이성으로부터 긍정과 행복의 감성으로 전이한 것이라 하겠다. 아울러 인간과 자연이 합일되는 동양의 일원론적 사유가 작가의 일련의 삶의 경험들로부터 길어 올려져 자연스럽게 그의 '인간 조각'의 언어 속에 자리하게 된 것이기도 하다. 그것의 일단은 남성적 인체에 옷 입히는 여성성의 정신과 같은 것으로 드러난다. 특히 납작한 조각의 몸체를 지향하는 최근작들은 이러한 섬세한 여성적 감수성을 동반함으로써 볼륨과 매스에 국한된 조각에 대한 우리의 관성적 사유를 유쾌하게 깨뜨린다. 강건한 남성상으로부터 피어나는 한 무더기의 꽃들은 이내 그의 팔다리가 되기도 하며, 대지의 여신과도 같은 여성상 위에 살포시 내려앉기도 한다.
장인적 테크닉과 더불어 손의 노동을 신뢰하는 그의 조각은 조형적 힘의 집중과 분산을 통해서 이전의 해학을 겸비한 리얼리즘 조각의 역동적 생명력을 일정부분 이어나가면서도 현대적 조형언어로 산뜻하게 되살아난다. 무엇보다 최근작의 유의미성은, 역사와 사회가 육화(肉化)된 인간에 대한 깊은 번뇌를 벗고 모성적 자연과의 교류, 일상 환경의 조응과 같은 주제의식들을 만나면서 보다 간결하고도 한층 섬세한 조형언어로 순화되어 발현되어 나타나는 것이라 할 것이다. ■ 김성호
Vol.20130622a | 박장근展 / PARKJANGKEUN / 朴長根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