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여정

이혜리展 / LEEHYELEE / 李惠里 / painting   2013_0612 ▶ 2013_0618

이혜리_꿈_지본채색_100×80.3cm_2013

초대일시 / 2013_0612_수요일_06:3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갤러리 디 GALLERY D 광주광역시 동구 중앙로 196번길 31-6 갤러리 디 빌딩 1층 Tel. +82.62.222.8011 blog.naver.com/gallerydream

나의 작품은 존재의 연약함으로부터 시작 되었다. 그것은 나의 연약함이다. 눈에는 띄는 물체나 형상은 아니지만 좋아한다. 내가 연약하기 때문에 어떠한 것을 사랑 할 수 있다. 보듬어 주고 이야기하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고 행복을 느낀다. 별 것 아니지만 작품 속에서 나는 작아진다. 그 안에서 그렇게 나는 모든 것을 사랑 할 수 있게 된다. 작품의 목표를 정하고 진행할 때는 너무 막연하고 답답하다. '언제쯤 이 작품에 눈, 코, 입이 생기지?'하며 그려나간다. 완성이 되어 갈 때 즈음 작품이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난 왜 그렸어?' '나는 왜 이색이야?''나는 누구야?'라고 물어 온다. 그 질문에 나는 항상 확실한 답을 했었나? 하고 생각해본다. 그럴 때 작업을 하는 것이 두렵다. 그렇지만 계속 내가 답해 갈수록 나의 작업에 대한 실마리도 풀려간다. 작업은 그렇게 되새기고 되새기면서 생기가 돈다.

이혜리_푸른너_지본채색_100×80.3cm_2013

나에게서 색채는 예술적 표현과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수단으로서 나의 정서를 표현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대상의 색채는 우리의 지각을 통해 감지되는데 물질을 구별하고 그 특징을 알게 하는 역할을 한다. 한편으로는 인간의 감정과 감각에 직접적으로 호소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색채는 어떤 대상에 대한 특정한 인상을 나타내는 표현된 언어이며, 어떠한 생각과 의지의 설명 없이도 직접적으로 본인의 감성을 반영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색채는 상징적인 표현과 감성적인 표현의 보탬이 되어준다.

이혜리_파란여정_지본채색_160×160cm_2013

또한 색채의 상징적 이미지는 표현의 수단이라는 의미를 넘어 그 자체의 존재성을 획득하고 정신적인 내면의 세계를 전달해 주는 중요한 수단이며 형식적 깊이를 더해준다. 파란여정은 나의 작품의 특성을 대표한다. 파란색은 승화, 피안의 색으로 초월, 지향, 희망을 의미하고 이것은 인간이 하늘의 색과 물의 색을 삶 속에 함유하는 경지를 의미 한다. 또한 파랑은 쉬고 싶은 곳, 무한한 공간, 끝없음을 의미하며 나에게는 행복의 색이기도 하다. 그런 우주와 같은 무한한 공간인 작품에서 나의 영역을 찾아 떠돌며 여행하고 있는 나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혜리_수수께끼의 춤_지본채색_100×39cm_2013

파초, 수석, 거북이, 호피, 별, 그리고 사랑 이것들은 나의 작품의 소재이며 내가 가지고 싶거나, 그것을 원하기에 가치를 소유하고 있다는 일종의 과시적인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이기도 하다. 나의 작품은 관념적 이미지의 표현을 선택하고 작품의 형태를 재구성한다. 나의 욕망과 가치의 소유에 대한 이야기로 나만이 아닌 모든 이들의 아픔, 모든 것이 완벽하지 않은 우리시대 허한 모습이 들어있다. 그러한 모습들이 나의 작품을, 그리고 작가인 나, 또 나아가 관객을 연약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별똥별이 떨어지는 모습의 그림에서는 별이 진다라는 느낌보다는 소원이 이루어지겠구나 하는 인간의 한 없는 연약함과도 이야기가 된다. 자연에 대한 친밀감으로 형성하여 과장하려하지 않고 내가 느끼는 심상을 관객에게 느낄 수 있게 하였다. 작품에서 보여 지는 가로터치의 표현은 반복과 중첩의 방법으로 표현하여 화면 전체를 동적으로 만들어 지루함을 덜었다.

이혜리_파란 잠_지본채색_163×130cm_2013

파란여정이라는 말은 어쩌면 시작과 동시에 끝나지 않는 여행이라는 느낌이 든다. 첫발을 내딛는 나의 모습이 부끄럽지만 내가 견고해지기 위한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확실해져 가고 있지만 아직은 확실하지 않은 나의 모습을 나는 이야기 했고, 관객이 나의 이야기를 절실히 느낄 수 있도록, 작품을 만드는 작가인 내가 더욱더 노력하고 넓은 가슴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 이혜리

Vol.20130621a | 이혜리展 / LEEHYELEE / 李惠里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