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3_0620_목요일_05:00pm
故원석연 화백 10주기 추모展
후원 / 동아연필_우공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아트사이드 GALLERY ARTSIDE 서울 종로구 통의동 33번지 Tel. +82.2.725.1020 www.artside.org
"연필선에는 음(音)이 있다. 저음이 있고 고음이 울리며 슬픔이 있고 즐거움이 있다. 연필선에는 색(色)이 있다. 색이 있는 곳에는 따스함과 슬픔, 기쁨, 고독이 함께 한다. 연필선에는 리듬이 있고 마무리가 있고 살아있는 생명 속에서 흐르는 미세한 맥박과 울림을 포착할 수 있다. 연필에는 시(詩)가 있고 철학이 있다." (원석연)
본 전시는 연필이라고 하는 재료적 한계를 극복하고 고집스럽게 연필화라는 새로운 장르를 모색해 온 故원석연 화백의 집념과 그 연필로 그려낸 시대정신을 엿볼 수 있는 10주기 추모전을 위해 기획되었다. ● 평생을 연필로 자신의 모든 생각과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작가가 과연 전세계를 통틀어 몇이나 될까. 연필이 지니고 있는 다양한 색감과 표현의 가능성을 어쩌면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끌어 올린 원석연 화백은 가히 세계적인 연필화의 대가라 불려질 만 하다. 여느 색이 풍부한 재료들로도 표현이 어려운 소재들을 연필만으로 표현한 그의 작품들을 보면 그가 얼마나 깊은 애정을 가지고 대상들을 관찰하는지 그리고 눈에 보이는 것뿐 아니라 그 대상을 보고 느낀 정신적 감흥까지도 얼마나 철저하게 표현하고 있는지 그 깊이를 헤아리기 어렵다.
특히, 가위나 도끼와 같은 철재들은 연필의 한계를 뛰어넘은 표현기법은 차치하더라도 저 가위와 도끼를 사용하던 당시 고단했던 삶의 파편들이 가슴으로 전해진다. 한낱 곤충에 불과한 개미를 통해 전쟁과 전쟁의 후유로 인해 파괴된 인간상들을, 나아가 인간 존재의 고독함을 표현하고 있다. 넓은 화면에 작은 개미 한 마리를 그려놓은 작품은 구도가 주는 긴장감뿐 아니라 폭포처럼 쏟아지는 정보들 속에서 따라가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뒤쳐질 수도 없는 말 그대로 허우적거리고 있는 현재 우리의 삶을 다시 한번 되돌아 보게 한다. ● 또한, 원석연 화백의 풍경작품은 연필화의 진면모를 보여준다. 세잔이 한 곳의 풍경을 시간의 변화에 따라 빛의 다른 인상을 그려낸 것처럼 원석연 화백도 한 곳의 풍경을 연필의 운용 기법에 따라 전혀 다른 화풍들로 표현한 것이 그것이다. 또한, 그의 풍경작품에서는 느낄 수는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봄의 따스한 바람도 느낄 수 있으며, 강약의 연필선으로 잔잔히 흐르는 물결도 거침없이 표현하였다.
일생을 연필을 고집한 故원석연 화백이 그 재료에 있어서는 외골수적인 삶을 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바라본 시대는 그리고 우리의 삶은 하찮아 보이는 곤충에서부터 한국의 자연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물건들과 같이 우리의 삶에 가장 밀접하고 때로는 지난한 삶으로 인해 놓치고 있는 순간순간 삶의 진지함들을 그 누구보다도 더 폭넓게 그려 왔다. 따라서 그의 연필화는 당시의 시대를 바라보고 작가의 생각과 동시대의 감성들을 반영해온 한국 화단의 중요한 사료적, 문화적 가치를 충분히 지니고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 임대식
Vol.20130620b | 원석연展 / WONSUKYUN / 元錫淵 / draw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