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권두현_김대수_박하민_오병욱 이기본_임기성_최병관_콰르텟 수(秀)
관람시간 / 10:30am~08:00pm / 금~일_10:30am~08:30pm / 백화점 휴점일 휴관
신세계갤러리 인천 SHINSEGAE GALLERY INCHEON 인천시 남구 관교동 15번지 신세계백화점 5층 Tel. +82.32.430.1158 shinsegae.com
신세계갤러리 인천점은 인천개항 130주년을 맞이하여『항구-인천의 숨결』展을 개최한다. 인천은 부산, 원산항에 이어 조선시대 제물포(濟物浦)로 불리던 군항(軍港)에서 상업항으로 개항을 이루면서, 우리나라 주요 게이트웨이로 근대 역사의 전환점 역할을 하였다.
임기성, 이기본의 사진작품은 개항의 역사가 이 도시 군데군데 깊숙이 스며들어있음을 짐작케 한다. 이기본의 강화도 시리즈와 임기성이 앵글에 담은 어두운 달동네 밤은 역동적인 삶의 터전이 되었던 인천항, 그 숨은 이야기의 통로이다. 사진작가 김대수의 고요한 바다는 새로운 세상으로의 길을 열었던 인천항의 역사를 보여주는 듯 하다. 물결 사이로 파고드는 빛의 흐름을 포착한 흑백 사진들은 자연의 숭고미를 드러낸다. 파도에 흔들리는 물결과 바람의 흔적까지 표현한 작품들은 자연의 경외감을 안은 듯 넓게 펼쳐진다. 최병관 작가는 자신의 고향인 인천 소래포구에 대한 애정으로 그 주변의 공간들을 캐스팅한다. 산업화로 포구의 염부들이 떠나고, 어선들이 버려지고, 아득히 홀로 어떤 이가 서있는 찰나의 순간들이 사진 속에 담겨, 아릿한 그리움을 느끼도록 한다.
은은한 색채의 미감을 전해주는 권두현, 오병욱의 바다 작품은 척박한 세월을 지탱해낸 인천민들의 의연함을 닮았다. 권두현의 바다, 하늘, 구름으로 채워진 캔버스 작업은 이전에 보여준 흔들린 이미지의 사진작업처럼 재현성에 거리를 두면서, 보는 이의 아련한 추억을 건드리는 듯 감미로움을 선사한다. 오병욱 작가는 물감을 무수히 뿌려 올린 자국으로 바다의 이미지를 만들어간다. 이 기법으로 자잘한 점들이 서로 오버랩 되면서 편안한 쉼의 바다가 탄생한다. 초여름의 감성을 전하는 온화한 색감과 잔잔한 수평선은 눈을 화면 깊숙이 이끈다.
인천항을 주제로 한 음악인들의 공연영상물과 문학인들의 이야기도 펼쳐진다.『토지(1969~94)』로 대중에게 잘 알려진 박경리 작가는 신혼살림 2년간 인천 배다리에서 헌책방을 운영하였다. 박경리의『시장과 전장(1964)』,『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2008)』, 한국최초의 미술사학자였던 고유섭의『경인팔경(1925)』에 기술된 인천의 모습과 김소월, 정지용 시인이 묘사한 인천 이야기 등을 전시장의 아카이브 섹션에서 만나볼 수 있다. 개항도시로서 인천은 문학의 소재로 빈번히 등장하면서, 노동자의 고난한 삶, 진보적 지식인들의 삶의 표식이 되곤 하였다. 문학 작품 속 인천의 흔적을 찾는 데에 도움을 준 배다리 아벨서점의 곽현숙 대표는 지금도 헌책방의 작은 다락방에서 시낭송회를 열면서, 인천 문학의 예술적 화두를 이어가고 있다. 박하민과 콰르텟 수(秀)는 음악으로 인천의 역사적 특수성을 조명한다. 갤러리에서 공연을 보여줄 콰르텟 수는 탱고의 음악적 테마 아래 무용 등 여타의 장르와 협업하여 자유롭고 유연한 클래식 공연을 펼친다. 박하민은 음악을 중심으로 빛, 소리, 의상, 몸짓이 조화되는 공연, 영상작업을 창작하며, 복합극인「붉은 항구(Red Habor)」에서는 인천 용동을 배경으로 산업화의 이면을 조명한다.
이 전시에 출품된 다양한 예술작품들은 인천이 지나온 시간의 흔적을 반추하게 한다. 여전히 오늘도 많은 예술인들은 이 도시를 노래한다. 인천의 숨결이 이들 작품 속에 스며있다. 켜켜이 쌓여온 인천항의 추억과 숨결이 이 전시에 함께하기를 기대한다. ■ 김신애
Vol.20130619h | 항구港口-인천의 숨결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