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展 / LEECHOULGYU / 李喆奎 / painting   2013_0619 ▶ 2013_0624

이철규_독도무진도 獨島無盡圖_한지에 수묵, 금박_122×122cm_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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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인사아트센터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 JEONBUK PROVINCE ART MUSEUM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인사아트센터 제1전시실 Tel. +82.2.720.4354 www.jbartmuse.go.kr

찬연한 황금빛 심연과 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적 가치 ● 재료로서의 금박의 사용은 종교미술에서 특정한 목적을 위하여 보편적으로 사용되던 것이다. 특히 불교에서의 황금색은 절대적인 상징성과 함의를 지니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작가의 금박 사용 역시 이에서 비롯된 것임이 여실하다. 얇은 황금의 박을 일일이 섬세한 수공의 과정을 거쳐 화면에 덧붙이는 작업 과정은 불교에서의 개금(蓋金, 改金)과 다르지 않다. 네모난 금박을 화면에 고착시키는 것은 작가의 호흡마저도 영향을 줄 만큼 섬세하고 조심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이렇게 고착된 금박을 다시 가공하여 광택을 이끌어 내는 것 역시 무수한 반복적 과정을 통해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그것은 전적으로 수공에 의한 것으로 아날로그적인 것이다. 과문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순수한 조형 작업에서 이처럼 금박을 전면적으로 과감하게 운용하는 경우는 없는 듯 여겨진다.

이철규_상생-합 相生-合_닥펄프에 금박, 채색_23×7cm×12_2013
이철규_상생-합 相生-合_닥펄프에 금박, 채색_2013

금박과 더불어 한지는 작가의 작업을 구성하는 주요한 요소이다. 작가는 한지의 원 재료를 이용하여 다양한 형상들을 제작하고, 이에 금박을 입히는 독특한 조형물들을 선보이고 있다. 다양한 형상들은 십이지신(十二支神)을 비롯하여 불상 등 온갖 다양한 사물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조형물들은 기계적인 정교함이 아니라 작가의 손맛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투박하고 질박한 형상들의 덜 다듬어진 듯 한 형태는 오히려 정겹고 친근한 것이다. 그것은 기술적인 기능이나 기계적인 정치함과는 거리가 있는 순간의 손맛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아날로그적인 것이자 전통적인 것이다.

이철규_상생-합 相生-合_닥펄프에 금박, 채색_160×75cm_2013
이철규_상생-합 相生-合_닥펄프에 금박, 채색_130×162cm_2013

앞서 거론한 바와 같이 디지털 문명에서의 아날로그적 가치는 예술에 의해 보존되고 존중될 것이다. 작가가 지향하고 있는 전통과 아날로그적 가치는 현대라는 시공에서 각별히 강조되고 잇는 것들이다. 이는 세계적 보편성과는 일정한 거리가 있는 철저하게 지역적 특수성, 특히 '손맛'으로 대변되는 우리 고유의 심미적 가치와 연계되어 있는 것이다. 물론 작가의 경우와 같이 금박의 전면적 사용이 필연적인 것이며, 조형적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한 점검을 필요로 한다. 더불어 이른바 '손맛'의 표현에 있어서 보다 순화되고 절제된 표현의 묘가 필요하다는 지적 역시 충분히 납득할만한 것이다. 그러나 작가의 작업 전체를 통해 미루어 볼 때 그 지향은 현대라는 시공의 디지털 문명이라는 상황 하에서의 요구와 추세에 부합하는 덕목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것은 그간 왜곡되거나 경시되었던 전통적 가치에 대한 재발견인 동시에 현대라는 시공이 요구하는 시대정신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 김상철

Vol.20130619f | 이철규展 / LEECHOULGYU / 李喆奎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