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공연 / 2013_0621_금요일_07:30pm_울림의 공간
참여작가 김태희_김현명_심준섭_정만영(설치작가) 김한밀_이동관_주창근(현대음악가)
관람시간 / 12:00pm~07:00pm / 일요일 휴관
갤러리 움 Gallery Um 부산시 동래구 명륜동 424번지 종로학원 3층 E-Space Tel. +82.51.557.3369 www.cafeum.co.kr
문화나눔공간 3층의 창고로 사용하던 공간(e-space)에서 갤러리 움 기획 프로젝트로 미디어 설치전시를 열게 됩니다. 이 설치전시는 부산에서 미디어와 사운드, 인터엑티브 설치등 제 각각의 방식으로 작업한 과정과 사운드 작품을 실험적으로 선보이게 됩니다. 주로 소리를 소재로 작업해 오던 아티스트들의 오픈 스튜디오의 개념으로 작업의 과정과 흔적이 동시에 이 공간에서 전개 되며 작업과정과 장비가 동시에 전시, 설치 됩니다. 시각예술과 현대음악이라는 분리된 영역에서 작업하던 아티스트들의 작업들을 공개적으로 동시에 설치하여 기존의 창고 공간이라는 거친 환경에서 상호 교차하는 독특한 실험과 충돌을 시도해 보고자 하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취지 입니다. 제각각 색깔과 실험적 방법론으로 모두가 나름의 시도를 하고 있는 작업들이지만, 또한 시각과 함께 소리를 주로 다루는 접근방법으로 동시대의 기술적 프로세스를 담아내고자 하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또한 공통의 접점을 찾아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특히 기성의 예술적 카테고리를 벗어난 포멧의 창조적인 기술적 과정의 작업들이 부산에서 시도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갤러리 움의 비어있는 공간(empty space)이 하나의 공간적 캔버스가 되어 자유로운 프로세스를 불어넣는 매개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김태희 ● 김태희는 인공지능을 연구한 개발자이면서도 인터엑티브 설치작업도 병행하고 있는 흥미로운 작가이다. 멀티미디어를 이용하여 인터엑티브한 동작과 반응을 설치작업에 부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의 작업은 공간을 이용하여 관객들이 관람행위와 그 관련된 동작을 작업의 일부로 연관시키게 된다. 그에게 공간 자체가 일종의 인식의 대상이며 반영의 도구이기도 하다. '세상의 모든 것을 공간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실제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이 있고, 집이 있고, 방과 같은 물리적인 공간, 사람 사이의 공간, 대화의 공간, 의미의 공간, 지식의 공간, 그리고, 차이의 공간, 몸과 옷 사이의 공간, 성장의 공간, 시간의 공간. 거리가 있다는 것은 거기에 공간이 있다는 의미. 사람 사이의 거리, 다름의 거리, 의미의 거리와 같이' 작가의 설명처럼 공간은 하나의 오브제로 주요한 요소가 된다. 다만 그의 설치작업은 그 공간에 위치한 사람들의 순간적 인식과 반응을 돕는 하나의 부가물로서 다양한 관련성을 떠올리게 하는 거울과 같은 장치이다. 이번 작품들에서 보여지는 공간적 긴장 혹은 영상적 착시나 어긋남을 통해, 관객들은 공간이 설명하고 우리에게 던지는 순간적 행위들의 생생함과 인식의 감각을 다시 한번 각성하게 된다.
김현명 ●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운드 작가들의 영상을 제작하여 디스플레이 하게 된다. 직접 촬영한 소스를 주로 사용하여 사운드 작업과 병치하여 작업한 영상을 공간에 설치하였다. 영상은 세 개의 채널로 이루어져 있고 세 명의 사운드 작곡가의 작품이 이를 통해 순차적으로 플레이 된다. 영상은 음악의 시각적 질감을 연상하여 제작되었고 음악 작곡가가 직접 영상 소스를 제출하기도 하였다. 미디로 제작된 음악적 특성에 맞게 사진이나 영상은 디지털로 재가공 되었다. 영상은 디지털처리의 과정을 거치면서 독특한 색채감과 형태를 지니게 되었고 이가 공간과 사운드를 캔버스 삼아 전개 되면서 공간이나 경험의 비논리적 상황을 유도하게 된다. 이는 우리가 공간에서 느끼는 인상의 시적 특성을 부각하여 우리의 일상 공간을 더욱 더 생경한 미술적 장으로 확장하는 의도로 해석될 수도 있다.
심준섭 ● 심준섭은 독일에서 수학한 후 꾸준하게 파이프를 통해 흐르는 소음과 소리를 설치와 함께 다루고 있다. 이리저리 구부러진 파이프를 관통하며 바깥으로 나오는 소음은 인체의 기관처럼 복잡한 구조를 통해 유지되며 관객들에게 전달된다. 작가는 오랫동안 앓고 있던 이명증 증세에 착안하여 미술적 설치작업으로 재탄생시켰다. 그는 소리를 다루면서 마치 몸 내부의 기관, 신경들 속에서 들을 수 있는 내면의 소리를 상상한다. 바람을 타고 일렁이는 물결소리, 깊이 내쉬는 거인의 숨소리처럼 들릴 본인의 호흡, 심장의 박동소리 등과 같은 소리들이 다양한 방향으로 뻗어난 파이프를 통하여 진동으로 사람의 고막에 전달된다. 작가는 우리 몸의 신경과 감각이 만들어 내는 주관적인 저주파 소리를 디지털로 재구성하고, 증폭하고 감소되는 소리의 진행을 통해 일종의 내면적 소음을 창조해 낸다. 다분히 기계적으로 창출되는 소리의 효과는 사실상 우리의 기관과 생명의 보이지 않는 성장과 고통들을 은유하고 있다. 작가는 특별히 파이프가 안착하고 있는 공간과의 연관성을 설치의 조요한 요소로 등장시키고 있으며, 이를 통해 생명의 보이지 않는 내부와 공감각을 드러내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정만영 ● 정만영은 직접 채집한 현장음 소리를 사용하고 이를 요소로 사진, 영상, 오브제와 함께 다루는 작가이다. 그는 도시와 자연을 오가며 직접 녹음한 사운드를 활용하여 그 현장의 공간을 몇 가지 장지와 함께 전시장으로 옮겨 온다. 현장의 기계적으로 재현된 몇 가지 요소를 통해 현실의 공간은 관객들에게 인식의 파편화된 꼴라쥬로서 또한 미술품으로서 재맥락화되고 있다. 이러한 설치행위는 우리에게 기억의 저장소로서 소리, 시각, 또한 기술적 과정을 느끼게 해준다. 작은 스피커와 사진과 오브제를 통해 작가가 어떠한 장소에 있었다는 것을 추측할 수는 있지만 그것은 완전하지 않다. 작가는 장소가 지닌 불완전한 기억의 요소로서 설치와 소리를 다룬다. 그러면서 하나하나 꼼꼼하게 옮기고 재현하는 과정을 통해 불완전한 기억의 과정들은 미술적 이미지로 다시금 그려진다. 우리의 뇌의 활발한 작용을 은유하기도 하고 장소의 변형을 통한 경험의 흔적같기도 하다. 정만영의 작업은 기억의 회로를 설치물로 그려내면서 우리의 뇌가 경험하고 있는 현실의 요소를 새롭게 지각하기를 원하는 듯 하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운드 아티스트의 공연이 오프닝 당일 7:30분에 열리게 됩니다. 이 공연은 현대음악 파트로 참여한 작곡자 4명의 공연으로 이루어 집니다. 공연자는 미디사운드 김한밀, 사운드 에펙트 곽인재, DJ 도희수, 국악인 최윤영 작곡가 이동관, 주창근, 이승일 등입니다. 프로젝트에 설치된 작업과 영상을 배경으로 오프닝 파티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자유롭고 개방적인 형식으로 진행되는 오프닝 쇼에서는 설치작가들의 대담, 설치과정, 연주와 시연 등의 퍼포먼스로 전개될 예정입니다.
김한밀 ● 김한밀의 작업은 미디사운드, 아날로그 보이스, DJ의 턴테이블 스크래치등 현대의 다양한 음악적 소스를 활용하여 비트나 전위적 에펙트가 가미된 사운드 실험을 하는 과정을 흥미롭게 변주하여 보여준다. 스톡하우젠, 존 케이지등의 미니멀한 사운드의 영향에서 도시적인 대중적 감각의 비트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전개하면서도 컴퓨터가 지닌 즉흥성, 현대성을 직접적으로 현장에서 연주하여 가미하고 있다. 현대 실험적 사운드에서 절대적인 요소인 미디 에펙트의 사운드 실험에 고전적, 대중적 요소까지 혼합되어 듣는 이에게 단지 소리뿐만 아닌 이미지의 꼴라쥬로 시각적 경험까지 연상하게 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동관 ●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의 몇 부분을 주요 모티브로하여 다양한 소리 실험을 한 작품이다. 원형 그대로의 사운드로부터 왜곡된 사운드까지를 음악적으로 재구성하였으며 이에 다시 공간적 효과를 추가하였다. 아날로그의 연주 악기가 창출하는 소리를 배경으로 하여 계절이나 환경이 바뀌며 다양하게 색체적으로 바뀌는 울림처럼 디지털로 사운드의 질감이 다채롭게 변형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디지털로 처리되는 부분에서 아날로그 악기가 담기 어려운 공간적 성격이 가미되어 도시적인 환경에서의 심상이나 변화들이 이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 고전적 음율은 변형되는 질감을 통해 우리에게 시각적 경험까지 연장하여 미디어적으로 확장되는 느낌으로 연출하고자 했다. 고전과 현대의 경계지점에서 시각과 음악적 확장, 과거와 현재의 시점의 교차를 실험해 보고자 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주창근 ● 바흐의 아주 유명한 작품 평균율 제5번 BWV 850을 테마로 사용하였으며 260여년전의 작품을 현대의 장비 즉 컴퓨터와 가상악기, Plug-In의 다양한 활용을 통해 바흐가 현재의 인물이었다면 어떤 작품을 썼을까? 라는 의문과 함께 바흐의 작품과 재해석된 작품이 서로 교차하면서 진행된다. 피아노는 원곡을 그대로 미디(가상악기)를 통해 사용되며 작품 전반에 원곡의 의미가 충실히 반영되도록 하였다. 과거와 현재의 대비와 조화를 이 작품에서 함께 가지도록 노력하였다. 이 작품은 일상의 그림자와 소음이 담긴 공간적 영상이 함께 전개되며 미디어에 갇힌 예술적 요소를 긍정적으로 소화하여 경험하도록 유도한다. 한국의 지역적 특색이 담긴 영상과 함께 클래식과 소음이 가변적으로 충돌하면서 얻게 되는 묘한 기시감이 이 음악을 통해 나타난다. 공간, 영상, 음악의 변주 위에 디지털 미디 사운드가 지닌 포스트모던적인 성향을 엿볼 수 있게 해 준다. ■ 김현명
□ 현대음악 공연 Opening Show「울림의 공간」 일시 / 6월21일(금) 7:30pm 1. 김한밀 feat. 최윤영(국악)_도희수(DJ)_곽인재(사운드에펙) 2. 이동관 3. 주창근 4. 이승일
Vol.20130617f | Sight & Sound-미디어 인스톨레이션 프로젝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