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cycling Plant

김성국_민유정_정진展   2013_0614 ▶ 2013_0717 / 일,공휴일 휴관

김성국_ICARUS-2.갈등의 변화_캔버스에 유채_162.2×260.6cm_2013

초대일시 / 2013_0614_금요일_05:00pm

신한갤러리 역삼 공모展

런치토크 / 2013_0710_수요일_12: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공휴일 휴관

신한갤러리 역삼 SHINHAN GALLERY YEOKSAM 서울 강남구 역삼동 731번지 신한은행 강남별관 B1 신한아트홀 내 Tel. +82.2.2151.7684 www.shinhangallery.co.kr

재-현된 낯선 일상의 재-구성된 이야기 ● 타고난 이야기꾼들은 어디에나 있는 흔한 일들을 소재로 어디에도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이야기꾼들의 머리와 입을 통해 현실의 평범한 순간들은 흥미진진한 사건의 얼개로 구성되어 비극이 되기도, 희극이 되기도 한다. 이야기가 그림이 되는 순간, 이야기는 순간으로 포착되어 현전한다. 이번 신한 갤러리 역삼 공모에 당선된 김성국, 민유정, 정진 세 작가의 『The Recycling Plant』에서 소개되는 작품들은 모두 기존에 있었던 이미지를 다시 작품 속에 가져와 자신만의 이야기로 재해석해 관람자에게 전달하는 작품의 특징을 공유한다. 다시 말하면 이들은 현대 미술에서 흔하게 사용되는 '차용'이라는 방법론적인 도구를 가지고 회화라는 전통적인 매체를 통해 작품을 만드는 공통점을 지닌다.

김성국_아이보리 블라우스를 입은 여성_캔버스에 유채_147×106cm_2012
김성국_수태고지 이후 5_캔버스에 유채_112×157cm_2012
김성국_하얀 그림 그리기_캔버스에 유채_130.3×193.9cm_2012

이러한 방법론의 토대 위에 각각의 작가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풀어낸다. 김성국은 신화나 성경의 한 구절을 표현한 옛 그림 속 이미지를 현재적 시점으로 불러온다. 「하얀 그림 그리기」는 캔버스 앞에 앉아 그림을 그리는 한 여성에서 사건이 시작된다. 아이보리색 옷을 입은 여성은 그림 안에 있는 그림 앞에 앉아 빈 화면을 채워나간다. 그림 속의 그림은 「수태 고지 이후 5」라는 제목으로 다시 전시장에서 관람객을 맞는다. 「아이보리 블라우스를 입은 여성」은 이 그림들을 조용히 응시한다. 마치 액자식 구성의 소설처럼 이야기 안에 여러 이야기들이 만들어지고, 내부와 외부의 시점이 다른 이야기들은 이야기의 깊이를 확대시킨다.

민유정_현장 #19_캔버스에 유채_14×22.5cm_2013
민유정_땅_캔버스에 유채_56×80cm_2012
민유정_들판 #2_캔버스에 유채_33.5×45.5cm_2013
민유정_구름 #2_패널에 유채_35×40cm_2013

민유정은 재난의 순간을 회화적으로 풀어낸다. 민유정은 과거가 아닌 현재의 시간에서 이미지를 빌려온다. 가속도가 붙은 정보의 공유로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각종 재난들은 이미지로 치환되어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진다. 발신자의 의도와는 거리가 멀어진 이미지는 수신자에게 다만 매일 벌어지는 익숙한 컴퓨터 혹은 스마트 폰 속 이미지에 불과해진다. 기사의 제목은 삭제되고, 이미지는 편집되며, 파스텔 톤의 색조에 얹힌 이야기는 서정적인 시가 되어 관람자에게 전달된다. 작은 화면 안에 갇힌 아름다운 이미지에 가까이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사건이 내포하는 끔찍한 순간의 기억 또한 가까워져 온다. 그러나 우리를 더욱 놀라게 하는 것은 그 순간에도 무심하게 「추락 #11」에서 발갛게 타오르는 선명한 불꽃이나, 「추락 그 후 #5」에서 고요하게 내려앉은 하늘의 빛깔과 산의 풍경에 더 집중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정진_준비를 위한 밤_종이에 아크릴채색_116×175cm_2013
정진_하룻밤 사이에_종이에 아크릴채색_116×175cm_2013
정진_Anymore_종이에 아크릴채색_90×117cm_2013
정진_More and more_종이에 아크릴채색_117×85cm_2013

김성국이 고전을, 민유정이 사건을 재해석하고 있다면, 정진은 동화를 재해석한다. 종이 위에 그려진 풍경은 작가 자신을 둘러싼 일상의 공간에 덧입혀진 동화 이야기가 주제를 이룬다. 그러나 몇 가지 단서를 통해서 어떤 동화 속 이야기일 것이라는 단서만 제공 될 뿐 이야기의 줄거리를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다. 다만 강렬하게 다가오는 것은 강렬한 붓 자국을 통해 전달되는 격렬한 감정적인 흐름이다. 종이라는 소재의 특성으로 인해 붓 자국들은 지워지거나 뭉개지지 않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작가의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하며 겹겹이 쌓인다. 「외딴 방」이나 「밤 소풍」에서 확인 할 수 있는 것처럼 동화라는 환상의 이야기와 현재의 공간이 겹쳐져 어딘가 불온한, 그리고 시공간을 초월한 낯선 곳에 갇힌 듯 한 느낌을 준다. 작가 안에 숨겨진 피터팬은 그렇게 낯선 공간을 부유한다. ● 이렇듯 세 작가들은 모두 그림을 통해 이야기를 재구성한다. 동시대의 많은 작가들이 그러하듯 이들 또한 개인의 일상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그 일상의 순간에서 일그러진 틈새를 발견하고 그 안에서 발견한 이야기들의 씨앗을 숨겨두어 그들이 만들어내는 회화의 화면 속에서 성장시킨다. 『The Recycling Plant』에서 보이는 작품들은 곧 그 성장의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보이는 불안, 슬픔, 비극, 그리고 삶과 이상의 여러 간극들은 곧 일상의 순간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삶의 단면이다. 여기 타고난 그림꾼들은 이야기가 아닌 이미지로 현대인들의 삶을 다시 돌아보게 하고, 우리가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이미지들로 다시 만들어진 낯선 행성으로 관람자들을 인도한다. ■ 박경린

Vol.20130614a | The Recycling Plant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