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ilar Figure 두 개의 숲

나윤구展 / NAYOONGU / 羅允九 / painting   2013_0612 ▶ 2013_0617

나윤구_두 개의 숲_장지에 분채, 먹_193×390cm_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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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인사아트센터 INS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Tel. +82.2.736.1020 www.insaartcenter.com

도시에서 살아가면서 접할 수 있는 풍경의 변화는 새로운 시각적 자극을 불러 온다. 매일 아침 같은 장소에서 맞이하는 일출의 광경을 바꿔놓는 고층 건물의 등장은 낮설게 다가오는 도시의 변화를 보여준다. 변화의 중심에 선 오래된 강변 마을을 보게 되었을 때, 사라지는 것에 대한 무한한 죄스러움이 일어 한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게 되었다. 이제 사라지는 것들, 그 곳엔 필요 없어진 화분이며 생활의 파편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그 곳은 한때 한 가정의 소중한 공간이었고 그들의 추억의 장소였으리라. 화분에는 매일 바라보며 커가는 식물의 즐거움을 찾는 이가 있었을 것이고, 누군가 먼 곳을 앉아서 바라보았을 의자도 있다. 시간이 멈춘 듯 정지된 풍경... 우리는 매일 익숙한 풍경과 이별하며 살아가는 것인지 모른다.

나윤구_두 개의 숲_장지에 분채, 먹_130×163cm_2013
나윤구_두 개의 숲_장지에 분채, 먹_130×163cm_2013

도시의 변화는 조금씩 시간의 흐름과 함께 이어지고 우리는 곧 그 변화된 모습 속에서 익숙해지며 살아간다. 마치 숲 속에서 땅이 녹고 봄바람이 불어오면 어김없이 새싹이 돋고 잎이 나듯 자연이 보여주는 순환의 이치와 유사한 변화를 보인다. 어떤 곳에서는 새로운 건물이 등장하고 또 다른 풍경이 만들어지며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수많은 연결 고리 속에서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유기적 흐름을 이어가듯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듯하다. 언제부터 있었을지 모를 초등학교 건물과 오래된 벽돌집은 추억과 아쉬움을 남기고 흙 속에 묻히는 낙엽과 같이 사라지고 그 공간은 새로운 건물로 또 다른 이야기로 소통하고 추억을 만들어 간다.

나윤구_바라보다_장지에 분채, 먹_120×167cm_2012
나윤구_바라보다_장지에 분채, 먹_91×91cm_2012

한 장소에서 오래 살아간다는 것은 서서히 변해가는 풍경을 바라보듯, 변화의 질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자신의 확인이며, 경험의 축척이다. 한 고장에서 오래 살아온 노인들의 대화를 관찰해보면 수많은 경험과 희노애락을 장소로서 기억하고 그 장소에서 함께 지내온 이들을 추억하곤 한다. 그 만큼 우리는 장소에 기대어 살아가는 지도 모른다. 개개인에게 있어 장소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풍경적 내면의 시상으로 기억되곤 한다. 개인의 경험에 따라 같은 장소라도 경험에 따라 다른 풍경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나윤구_두 개의_숲 장지에 분채, 먹_130×163cm_2011

장소에 대한 의미의 부여는 그곳에서의 경험과 사람과의 교감에서 서서히 형성되어 가는 자기화의 과정이다. 이런 장소적 풍경의 변화를 느끼며 살아간다는 것은 변화의 인지 이상의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이며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자연의 일부로서의 인간을 바라보는 기회로서 작용 한다. 계절의 미세한 변화로서 자연을 느끼듯 주변의 변화 속에서 지나온 자신의 시간을 찾으며 자신의 내면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는 듯하다.

나윤구_바라보다_장지에 분채, 먹_91×117cm_2012

도심의 산은 언제부터인지 사람들의 보금자리로 자신의 품을 내어 주었고, 혈관 같은 골목으로 집들과 집들이...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게 되었다. 골목의 높은 곳까지 다다르면 그 곳부터는 동네의 뒷산이 시작된다. 산이라면 으레 울창한 삼림이 우거지리란 기대는 그 곳엔 없다. 마른 듯 굵지 않은 나무들, 아카시아, 소나무, 상수리나무 등이 제각각 자라고 있다. 산이라기 보단 작은 공원 같은 공간들, 가장 높은 곳을 가보아도 높이가 비슷하게 올라온 아파트와 빌딩들, 주택의 옥상들이 보일뿐이다. 도시의 삶의 공간들에 의해 둘러 싸여 갇혀 버린 섬 같은 산들이 잇다. 이런 산 속엔 골목길에서 이어지는 작은 오솔길이 있다. 사람들이 수시로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오솔길은 노인들의 깊게 파인 주름과 같다. 그것은 언제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는 시간이 만들어낸 깊이다. ■ 나윤구

Vol.20130612d | 나윤구展 / NAYOONGU / 羅允九 / pa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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