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3_0607_금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성균갤러리 SUNGKYUN GALLERY 서울 종로구 명륜동 3가 53번지 성균관대학교 경영관 1층 Tel. +82.2.760.0575 www.skku.ac.kr
이것은 내 여정의 기록이다. 특별 할 것 없는 어떤 날, 언제나처럼 걷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길에 세워진 화분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처음으로 그것과 마주했다. 그것은 늘 그 자리에 있던 것이었다. 그런데 그 날, 그 순간 나는 그 길의 끝에서 식물이 지키고 있던 경계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한 순간 감각이 몰입되면서 낙인과도 같은 '존재감'을 인식했다. 이미 익숙했던 장면이면서도 완전히 낯선 것을 보는 생경한 인상이었다. 놀라운 순간이 지나자마자 이런 경험은 머릿속에서 완전한 개념도, 감정도, 감각도 아닌 그 무엇인가로 변해있었다.
구체적인 형태로 남아있지 않고 미세한 상흔과 같이 잔상만이 머릿속에 맴돌며 흔적을 남긴다. 불완전한 그 무엇들을 사로잡기 위해 몸과 손을 바쁘게 움직였다. 물감이라는 물리적인 궤적과 내가 본 이미지, 풍경의 흔적은 캔버스 위에서 겹친다. 본래의 기억을 간직한 채로 끝없이 끝없이. ■ 김다원
날이 덥다. 뜨겁고 답답해 입이 느리게 열리고 닫힌다.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틈에 내가 끼어있다. 모든 것이 그렇다. 모든 화면이 그렇다. 오로지 즐거움은 화면에 있다. 화면은 나의 몸뚱아리와 같다. 몸통, 나의 몸통은 침묵으로 가득 차 있다. 그렁하고 우우거린다. 그러한 나는 나를 내뱉는 순간 도로 먹어버린다. 화면과 나의 관계는 그러한 덩어리-결연체이다.
나의 침묵 속에 입을 앙다문 사람들이 산다. 그들은 말이 없고 온통 젖어있다. 나는 의문을 갖다가 말아버리곤 했다. 과거에-. 그러한 나도 찢어질 필요성이 있다, 이어질 당위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침묵은 화면에서 색으로 치환되거나 선으로 튕겨져 다니며 말을 만들고 있다. 모르겠다. 그러나 나도 그 말을 완전히 헤아리지는 못하겠다. 아는 것은 사람들의 괴로움, 외로움, 울음, 슬픔, 인내의 소리. 내 귀는 이것에 몹시 밀착되어 있고 정체되어 있다. '이것은 무엇인가?!' 도로 갖는 의문, 그 의문스런 뭉치로부터 나는 다시 끝으로 가기를 반복한다. 끝없이 끝없이. ■ 지혜진
Vol.20130606c | 끝없이 끝없이-김다원_지혜진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