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wing 42. 방으로의 여행 Journey 'bang'

정예랑+최장원展 / CHUNGYERANG+CHOIJANGWON / 丁예랑+崔壯源 / installation   2013_0601 ▶ 2013_0630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11:00pm

테이크아웃드로잉 이태원동 TAKEOUT DRAWING Itaewon-dong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637번지 Tel. +82.2.790.2637 www.takeoutdrawing.com

2013년 서울, 이 도시의 '방'은 사적이고 비밀스런 '개인의 방', 혹은 누구에게나 열려있고 공공을 위한 '거실 같은 방'처럼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원시시대의 동굴로부터 진화한 '방'은 마치 인간의 유전자처럼 그 모습을 조금씩 달리한 채 우리 주변에 늘 함께 해왔다. 우리는 언젠가부터 공간을 벽으로 나누고 '너의 방', '나의 방'이 생겨났다. ● '방으로의 여행'을 통해 동시대의 다양한 방의 모습을 찾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잊고 살았거나 그 안에 잊혀지기 쉬운 개인과 사회의 삶의 모습들을 발견한다. 두 작가의 시선을 통해 다양한 '개인의 방'이'사회적인 방'으로 확장되는 과정, 그리고 도시의 '빈' 공간이 우리의 기억과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펴 볼 것이다. ■ 정예랑+최장원

최장원_방의 관계도「30분 드로잉」_칠판에 분필_130×130cm_2013

우리 모두가 '점'이다.'  우리는 '방으로 여행'을 통해 면적, 부피도 없는, 순수한 '점'이 된다. 여행자(관객) 자신이 바라보는 '방'에 대한 '시선'과 '이야기'가 필요하다.  나는 한 달이란 짧은 기간 동안, 12개의 낯선 '점'들을 만나고, 그들을 둘러싼 다양한 원, 즉, 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 그들과의 대화 후에 방 안의  중심인 '점'을 자세히 이해하고 싶어졌고, 나는 '30분 드로잉'(주1)을 통해 참여자와 함께 이야기를 완성해 갔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한 사람의  '과거-현재-미래'를 상상할 수 있었고, 이런 경험이 앞으로 사람들과 나에게 어떤 변화를 줄지 궁금하다. 각자의 방 안에서 잊혀졌던 꿈이 다시 부풀어 채워지길 바란다. ● 30분이란 시간은 베이글 하나와 함께 따뜻한 아메리카노 커피를 마시거나, 오전에 하루 일과를 정리하기 위한 다이어리, 낙서, 친구와 짧은 고민상담도 가능한 시간이다. 난 매일 아침 '방으로의 여행'을 '30분 드로잉'으로 시작한다. '30분 드로잉'을 통해서 우리 주변의 '방'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여행자(관객)는 방으로의 여행하는 동안, '과거 기억 속의 방', '현재 삶을 담고 있는 방', '자신의 꿈을 키워가는 미래의 방' 등 다양한 방의 단면들을 만나게 된다.  ● 여행자(관객)의 '방'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내 손 끝과 연필을 움직여서 여행자의 이야기를 하나의 드로잉으로 남긴다. 동행하는 여행자(관객)이 있을 때의 재미와 이야기의 풍성함은 그 어떤 여행과 비교 할 수가 없다. '30분 드로잉'은 혼자가 아닌, 그리는 사람(작가)과 여행자(관객)가 함께 만들어 간다. 이 드로잉은 휘발성이 강한 우리의 일상과 상상을 '공동의 경험과 기억'을 통해 담아두는 하나의 '프로그램'이며 동시에 '장치'가 된다. ● 잔잔한 수영장과 같은 '빈 종이' 위에 '점'과 '선'이 하나씩 생기면서 작은'파동'이 생긴다. 이 파동이 겹겹이 쌓이면서 퍼진다. 여행자(관객)의 삶에도 작은 물결이 되길 바라며, 언젠가 다시 나에게 되돌아 올 잔잔한 파동을 기대해 본다. 방의 관계도 ● 이 드로잉에는 '방으로의 여행' 중 만나게 된 12개의 '방의 모습'이 녹아 있다. ● '작은 점'을 위한 방, 난센/ 광화문 / '작은 점'을 위한 방, 이태원 / a room of one's own, 영등포 쪽방촌 / 낡은 방, 방의 기다림 / 흩어진 점들을 위한 방, 용담 / 올리브의 부푸는 방 / S가 만드는 거실 같은 방 / 진규의 방, 빛이 벽이 되는 방 / 또 정아의 방 / 50년 된 기억을 기다리는 방 / 경진의 방 / 민선의 방, 내 몸에 맞는 방 ● 흑색의 바탕은 점점 멀어져 가는 우주와 같고, 각각의 원들은 부유하는'점'들을 위한 방이기도 하다. 명확한 구분이 없는 경계들 속에 각각의 원들은 서로 연결되어 영향을 주고받는 거리에 존재한다. 우리는 서로 다른 점이지만, 하나로 연결된 공간에 살고 있다. ● 영원할 것 같은 우리의 기억과 공간은 '시간의 축' 앞에서는 점점 흐려지고 작아지는 또 다른 '점'일 뿐이다.

최장원_'작은 점'을 위한 방_이태원I_설치_2013

테이크아웃드로잉은 공공에게 열려있는 문화 브랜드로서 작가와 관람객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지역기반의 플랫폼이다. 이태원동에 위치한 테이크아웃드로잉에 '작은 점(사람)'들이 쉴 수 있는 외부의 '작은 방'을 만든다. ● 바람에 날려온 '민들레 씨앗'처럼, 세 개의 작은 점이 구의 형태로 자라나 건물과 건물 사이의 틈을 가리게 된다. 일시적으로 머물다 사라질 세 개의 점은, 도시에 부유하는 또 다른 작은 점(사람)들을 위해 여름에는 강한 햇빛을 가려주고 비와 바람을 막아준다. 바람에 따라 조금씩 흔들리는'세 개의 점'은 다른 점들에게 그림자로 말을 건넨다.

최장원_'작은 점'을 위한 방_이태원II_설치_2013

테이크아웃드로잉의 마당에는 세 개의 점이 바람에 따라 움직인다. 얇은 막으로 이루어진 천정을 통해 외부의 방을 만들었다. 2층에는 또 다른 도시의 거실(urban living room)에 '작은 점'이 모일 수 있는 다양한 표정의 방을 상상해보았다. ● 100개 점들로부터 나온 얇은 선으로 만들어진 천정 '면'은 그 중심의 긴장과 이완(tension/ release)에 따라, 동그란 구와 사각뿔 모양의 천정을 오가며 공간에 변화를 준다. ● '무게'에 따라 달라지는 천정을 이용하여 '낮아지는 거실'을 만들고 전시장의 시선을 부드럽게 낮춘다. 바람과 같은 외부 환경에도 미세하게 반응하고, 정적인 전시공간에 지속적으로 작은 떨림을 전달한다. ■ 최장원

정예랑_조각난 방_버려진 합판_0.7평, 2.3m2, 설치_2013

'방으로의 여행'을 시작하며 ● 건축가가 어떻게 짓지 않고서 세상을 바꿀까? 라고 물었을 때, 늘 짓는 것과 짓지 않는 것에 대해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답을 한다. 어떤 하나를 고집하기 보다는, 건축가가 지을 때와 짓지 않을 때에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 건축주가 없는 건축가는 뭘 해야 하나? 집을 지을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그건 아니다. 그런 과정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 그래서 내가 선택한 것은 '빈 방 찾기'다. ● 빈 방에서 다락(多樂)을 밖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는 내부가 있다. 엿볼 수는 있지만, 안에서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사실은 모른다. 크게는 개발된 땅과 낙후된 마을 사이, 건물과 건물 사이, 층과 층 사이,벽과 벽 사이, 가구와 가구 사이, 지번과 지번 사이 등. 인지하지 못했던 방치된 '빈' 방이 도시 속 다락으로 여겨진다. 낯선 '빈' 방에 이름을 지어보고, 잉여의 방들을 알리는 지도를 만들어 [가까운 동네; 이태원]부터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한다. ● 쪽방은 하나로 온전한 방이 반쪽으로 나뉘게 되어, 결국은 제대로 된 방이 아니란 의미가 숨겨져 있다. 조각난 방은 1평도 되지 않은, 0.7평의 방을 당신이 경험하도록 바닥면만 소개한다.  사람이 살기에 사이즈만 작은 것일까? 무언가가 조각난 우리들의 삶의 현장을 보는 듯하다. 나는 2010년, 6개월간 이 쪽방들을 경험하고, 건축가로서 3년이 지난 지금 이렇게 많은 숫자의 방들이 있음을 알린다. 실제 방문해 보면, 사람들이 나뉜 방들에 주워 모은 재료들로 조각조각 덧댄 모습들이 보인다.

정예랑_문 하나의 방_벽돌과 문짝_0.65평, 2.16m2, 설치_2013

문 하나를 열면, 그 공간이 전부인 방이 있다. 몸을 뉘였으나, 이 계단 위 방처럼 어둡고 위태롭다. 방 보다는 집에 가까워 보일 수 있지만, 그들에게는 집이 곧 방이다. ■ 정예랑

최장원_디렉터, Studio-Parergon(스튜디오 파레르곤) 정예랑_음악 10년, 운동 10년... 나름 늦게 시작해 달려온 건축인생 7년. 지금의 난 '작은 건축'에 관심이 많고, 끄적거리고 모으고 '만드는 즐거움'에 행복해 하며,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일들이 많기에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을 재미있게 하고 싶다. 스케일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시선과 깊이, 거리에 있어서도 사람에(게) 가까운 건축을 추구한다.

'빈' 방 있어요? 여러분의 일상이 담긴 방, 관심에서 지나치기 쉬운 우리 주변의 '어떤'방을 찾습니다. 낯선 방으로 여행하며 도시를 다른 방식으로 읽는 누군가를 만날 수 있습니다. 문의_정예랑 [email protected]

Vol.20130603h | 정예랑+최장원展 / CHUNGYERANG+CHOIJANGWON / 丁예랑+崔壯源 / install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