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3_0601_토요일_05:00pm
작가와의 대화 / 2013_0601_토요일_05:00pm 리셉션 / 2013_0601_토요일_06:00pm 특별 강연-우상린 & Lai Yi-Hsin / 2013_0603_월요일_05:00pm_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236호 「고요의 찰나」-내부적 지각에서부터 제도적, 사회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논의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_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_타이완 국립문화예술재단 타이완 예술문창출판사_아트 스퀘어 타이완_투시 아트 에이젼시_하울스페이스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일,공휴일 휴관
스페이스 오뉴월 Space O'NewWall 서울 성북구 선잠로 12-6(성북동 52번지) Tel. 070.4401.6741 www.onewwall.com
우상린의 최근 사진 작업은 공간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인류학적 방법론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도시 곳곳의 공터에서 춤추는 힙합퍼들의 개인적 이야기, 졸업식을 앞둔 학교와 학생들, 옛 주인의 삶이 흔적으로 남은 대안예술 공간 등, 그의 작업은 늘 치밀한 현지조사와 인터뷰를 동반한다. 그리고 이 모든 참여적 활동은 인물들로 하여금 눈을 감게 하거나 포커스 아웃, 블러링 등의 가공을 거친 사진 작업으로 남는다. 이는 자신의 몸을 캔버스 삼은 퍼포먼스를 통해 새로운 초상화 기법을 실험한 초기 작업과 마찬가지로 사진 매체에 대한 역사적 맥락과 테크닉에 대한 반성적 질문을 품은 것이기도 하다.
우상린은 타이완 타이페이 출신의 작가이자 기획자로서 파리, 베를린, 서울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다양한 큐레이토리얼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은 크게 '힙합 프로젝트', '2009년 졸업' 연작, '2012년 졸업' 연작, '프로젝트 도시와 눈물' 등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힙합 프로젝트는 2010년 제작한 것으로 타이페이 현대미술관(MOCA) 스튜디오가 입주한 지하철역 상가와 타이페이 곳곳에서 활동하는 힙합퍼들을 만나 각자의 추억이 담긴 장소와 그들의 현재 모습을 담고 인터뷰한 작업이다. 이 작업은 도시 언저리에 소외되어 있지만, 자신만의 고유하고 특수한 역사를 지닌 청소년을 통해 공공장소와 도시, 나아가 현대 사회 시스템에 대해 질문한다.
익숙한 졸업식 기념사진 촬영의 형식을 빌려 작업한 '졸업' 연작은 모든 이들이 싫어하는 '눈 감은' 사진을 보여준다. 사진 속 모든 인물이 눈을 감은 채 촬영된 작품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고요하지만 강한 메시지와 함께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게 만든다. 2009년 '졸업' 연작은 작가가 일본 이바라키현의 아르쿠스 프로젝트(Arcus Project)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제작한 것으로 이바라키현 모리야 시에 위치한 모리야 고등학교의 학생과 교사들을 대상으로 작업했다. 그리고 유사한 형태인 2012년의 '졸업' 연작은 대만 타이둥(台東)에서 작업한 것으로 학생의 80퍼센트가 아미족(阿美族)이라는 원주민으로 구성되어 있고 여섯 학년 학생이 18명, 19명 두 반밖에 안 되는 시골 분교 학생의 눈감은 사진과 배경을 촬영한 것이다. 졸업사진 촬영이라는 의례를 화두로 학생들의 개성과 비자율적 교육제도가 부딪치는 순간을 드러낸다.
전시 시작일인 6월 1일 작가와의 대화에 이어 야외 스크리닝을 통해 선보일 근작 '프로젝트 도시와 눈물(Project City and Tear)'은 우기의 타이페이 시 곳곳을 담은 작업으로 일상적으로 보이는 풍경과 인물의 흔적을 카메라 렌즈를 통해 기록함으로써 일상을 일상이 아닌 특수한 상황으로 치환시켜 도시를 다시금 바라보고 생각하게 만드는 작업이다.
2013년 5월 3일, 타이완 남부 타이난의 대안공간 하울 스페이스(Howl Space)에서 그의 최근작으로 구성된 '가경(家景)_Inner Landscape'전에서 우상린은 공간을 대여해준 건물주의 개인적 역사를 되짚은 바 있다. 건물주가 간직한 사진을 빌려 그 속에 등장한 가족들의 얼굴을 흐리게 만드는 작업이었다. 가족의 성장 과정과 집 곳곳에 스며 있는 공간의 역사는 산업과 국가 정책이라는 역사적 거시적 사회 현상과의 연관성까지 드러낸다. 이렇듯 작가는 사진 속 인물과 풍경들에서 표정과 말을 삭제하며, 기원과 역사에 대한 질문을 던짐으로써 말보다 더욱 강한 메시지를 전한다. 제의는 언제나 떠들썩하고, 스펙터클하다. 하지만 우상린은 소리 없는 이미지를 통해 우리의 삶이 근원하고, 만들어내는 형식을 고요의 찰나(Rite of Silence)로 제시하고 있다.
우상린(Wu Shang-Lin)은 1977년 타이완 타이페이에서 출생하여 타이페이에서 활동하는 작가 겸 독립기획자다. 타이완 국립예술대학을 졸업하고 프랑스 디종 국립고등미술학교에서 학사와 석사과정을 마쳤다. 디종에서 수학하던 중 영국과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이후 파리 8대학에서 현대미술 및 뉴미디어 전공으로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 국립현대미술관 고양 스튜디오와 경기창작센터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타이완 타이페이 아티스트 빌리지, 일본 이바라키현 모리야시의 아르쿠스 프로젝트 레지던시 프로그램 등에 참여했다. 최근에는 현대 도시와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이 만들어내는 문제점을 개인의 특수한 상황 속에서 주목하고, 인터뷰와 현지조사 등의 인류학적 관점의 활동을 통해 개인의 선택이 현대적 맥락에서 어떠한 양상을 보이는지를 주목하며 작업하고 있다. 작가로서 전시 활동뿐만 아니라 독립기획자로서 다양한 큐레이토리얼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이후 오뉴월과 협업의 시작으로 10월 타이완 타이난, 11월 한국 서울, 12월 타이완 타이페이 현대미술관(MOCA)과 프로젝트가 예정되어 있다. ■ 서준호
Vol.20130603a | 우상린展 / WUSHANGLIN / 吳尚霖 / video.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