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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3_0605_수요일_02:00pm
관람시간 / 02:00pm~07:00pm / 일,월요일 휴관
베라암젤름갤러리 Galerie Véra Amsellem 48, rue du Roi de sicile 75004 Paris, France Tel. +33.1.40.29.47.34 www.galerieveraamsellem.com
꿈꾸는 닭, 닭이되 더 이상 닭이 아닌 닭 ● 1. 닭이 어두운 밤하늘을 난다. 멀리서 동이 터올 것 만 같은, 그래서 지금은 더욱 깊고 어두운 검은 하늘을 닭이 난다. 난다기 보다 날갯짓 한 번에 한 움큼의 공간을 확보하며 공중을 점프해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힘겹게 공중을 뜀박질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혹은 아무도 보는 이 없는 도시의 밤하늘에 떠있는 애드벌룬이나 삐라가 든 풍선처럼 커다란 하늘을 아주 작게 천천히 부유한다. 하여튼, 닭이 검은 하늘을 난다. 병아리도 따라날며, 간혹 봉황처럼 변해가기도 한다. 비상을 꿈꾸고 나는 높이만큼의 변모도 꿈꾼다. 혹은 동트기 전에 꾸는 꿈처럼 보인다. ● 성태훈 그림에서 밤을 나는 닭은 흡사 장대높이뛰기 선수 같다. 잃어버린 날개의 기억에 의존하여 도약 대신 비상을 꿈꾸고 날개를 회복하려는 슬프고 비장한 닭이 우화적으로 공중에 던져진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그 '닭'은 우리들의 거울이며, 금세 우리는 닭에 감정을 이입한다. 회를 치는 새벽닭은 먼저 온 초인이기도 하지만 퇴화 이전의 날개를 그리워하는 태초의 응시이기도 하다. 그리고 현실은 단지 닭이다. ● 일종의 희비극이다. 우(寓)화가 슬픈 것은 동물의 이야기에 빗대지만 우리 모두 그것이 우리의 이야기 임을 안다.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 중에서도 바보 같은(愚) 그리고 일상적인 일들을 다룬다. 거울같이 일상적이고 거울같이 바보 같고 그래서 거울에 비친 나처럼 우울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가지고 '날아보고, 날아보고, 날아지고, 날게 되는 꿈을 꾼다'. 설령 날지 못하더라도 도약하고 날아가는 '꿈'은 꾼다. 그래서 '인생은 아름답'다 그리고 닭도 아름답고 숭고하다. 곧 밝아올 밤의 끄트머리에서 외로이 나는 닭은 비장하게 숭고하다. 일상이 가장 숭고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깨닫는데 시간이 다소 걸리지만, 일상의 숭고는 예술의 최종적인 지향점이기도 하다.
2. 옻나무에 상처를 내어 수액을 도료로 사용하는 것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쌀농사 문화권 고유의 방식이며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오랜 도료이다. 인류가 만들어낸 자연 도로로는 최고의 산물이기도 하고 독성 또한 만만치 않아서 생활에 쓰이기까지 무척 애를 먹기도 했을 것이다. 안료에 따라서 다양한 색채 표현이 가능하여 흙반죽을 굽는 것과 더불어 가장 오래된 공예재료이기도 하다. 환경과 시간에 대한 안정성은 인류가 만들어낸 어떤 재료보다도 지속적이며 안정적이다. ● 다시 말하면, 그 안정성을 바탕으로 색체표현이나 특유의 광택으로 회화적인 가능성도 무한히 확장할 수 있는 재료이다. 인류학적 전통에 기반을 둔 역사적으로 검증된 회화재료라 할 수 있다. 표현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전통적인 서양의 재료에 미치지 못하지만 그것은 옻을 기반으로 한 여러 가지 발색과 채색의 방법들에 대한 실험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고 그래서 옻이라는 재료가 가지고 있는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고 당연히 새로운 방식이 된다.
성태훈이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옻칠회화는 인류가 만든 가장 안정적인 재료를 그림으로 어떻게 바꾸어내는가라는 측면에서 매우 흥미진진하다. 이직까지 옻칠이나 나전을 이용한 회화의 방식이 회화적 태도라기 보다는 아직까지 우리가 만들어낸 기법들을 평면의 형태로 바꾸어낸 차원의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다시 말하면, 회화라기보다는 기존의 공예적 기법을 쓸모의 가치가 아닌 감상의 가치로 바꾸는 것 정도의 감상공예의 틀안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성태훈은 옻이라는 재료를 회화 즉 그리는 행위를 가능케 하는 안료로서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릇의 형태를 펼쳐 평면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공간을 메우고 지지대를 보호하고 미적 완성도를 높이는 재료를 그리는 수단을 삼고 그것을 이용하여 완전히 다른 회화적 세계를 만들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색을 섞고 그것을 갈아내고 새로운 표면상태를 만들어 가면서 새벽이 오기전의 깊지만 곧 끝나버릴 어둠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성태훈의 근작인 옻칠회화의 요체이다. 표면을 장식하는 도료가 아니라 표면에 완고하지만 무한한 깊이를 만들 수 있는 재료로 옻칠에 주목한 것은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형식이 내용을 전적으로 담보하진 못하지만 회화적 형식은 담기는 내용의 전체적인 면모를 규정한다. 어떤 일의 방식은 그 방식에 가장 잘 어울리는 내용과 만나 형식과 내용이 '비교적' 일치하는 새로운 양식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미술의 역사가 증명한다. 작가의 새로운 시도가 내용과 형식을 두루 만족시키는 새로운 양식의 회화에 이르길 기대한다.
3. 새로운 재료는 방식에 대한 새로운 태도를 요구한다. 옻이라는 재료가 가진 공간구성의 방식은 공간을 조성하고, 조성한 공간을 연차적으로 장식하는 것이었고, 작가가 지속한 방식은 먹의 운용을 공간 안에 사물을 위치케 하는 방식이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옻을 회화적 재료로 선택한 순간, 이들은 화해를 모색하거나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야 한다. 이번 작업을 통해서 작가는 새로운 재료에 대한 새로운 방법실험에 초점을 맞춘 듯하다. 기존의 회화 방식에서 벗어나 재료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방식을 찾아내는 것 그리고 그것을 적합한 표현에 이르게 하는 형식실험이 이번 작업에서 병행된다. 고된 일이지만, 새로운 일이고 새로운-특유의 방식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 김영민
5년전 늦봄,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작업실 앞마당에 수탉을 한 마리 키웠었다. 어느날 그 닭은 나뭇가지 위에도 올라가고 지붕에도 올라갔다. 장난삼아 그 닭을 쫒아 가면 그 닭은 날개를 파닥거리며 나무로부터 제법 멀리 도망쳤다. 나의 날아라 닭 작품은 여기에서부터 시작 되었다. 야생에서 자란 닭은 날개짓을 하다 보니 언젠가부터 날기 시작하는 것이다. 어둠을 뚫고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닭... 이것이 내가 이번 전시에서 작업을 통해 꿈꾸는 세계이다. ■ 성태훈
Five years ago, I raised a rooster at my studio yard far away from the city. One day, the rooster went up on the branches and to the roof. When I chased the rooster for fun, it ran away from the tree, flapping its wings. My series Flying Chickens derives from this. Chickens living in the wild begin flying someday after flapping its wings Chickens freely flying through the dark... This is what I dream of through the exhibition. ■ SEONGTAEHUN
Vol.20130602b | 성태훈展 / SEONGTAEHUN / 成泰訓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