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코화의 방법적 모색

김문석展 / KIMMOONSEOK / 金文錫 / painting   2013_0501 ▶ 2013_0507

김문석_civilization – multivision2013_fresco on panei_187×685cm_2013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30am~06:30pm

갤러리 그림손 GALLERY GRIMSON 서울 종로구 경운동 64-17번지 Tel. +82.2.733.1045~6 www.grimson.co.kr

김문석의 신작 : 「문명시리즈」에 부쳐 ● 일반적으로 프레스코화는 겉으로 드러내는 색상의 힘이 유화나 아크릴 물감처럼 강렬하지는 않지만 은은하고 세련된 느낌을 갖고 있으며, 그 수명은 매우 길어서 1000년 이상 지속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 세월의 장구함에서 프레스코의 방식이 무엇인지 궁금해지는데, 우선 프레스코화는 안료가 접착제에 의해서 표면에 부착되는 형식이 아니라 벽면위에 발라진 석회 반죽이 안료 그 자체를 흡수하여 장시간 보관하면서 빛의 굴절에 의해 색을 뿜어내기 때문에 색채가 투명하며, 그 수명이 일반적인 안료 부착형 회화와는 비교될 수 없는 강인함이 내재되어 있다. 그것들은 선배 화가들이 개발해온 벽화나 천정화의 기법으로 알려져 있는데, 현대에 와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이러한 방식이 잘 계승되지도 않고, 그 기법을 전수받는 화가들도 매우 드물다.

김문석_civilization2013_fresco on panei_181×273cm_2013
김문석_civilization2013_fresco on panei_91×181cm_2013
김문석_civilization2013_fresco on panei_91×181cm_2013

작가 김문석이 현재 진행 중인 「문명」 시리즈의 작품들은 이러한 전통적인 프레스코화풍을 계승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스타일로서, 프레스코의 화면 위에 원형, 직선형 등의 이미지들을 새기는 작업을 해왔다. 이러한 다양한 이미지들이 고고학적인 문양처럼 각인되어 마치 현대인의 고고학적인 기록화와 같은 느낌을 자아내는 방식들이 그 주류였다. 그런데 최근 들어 작가는 이러한 유형에 커다란 변화를 이룩하는데, 그것은 현대회화의 표현방식을 두루 혼합하고 색다른 방식으로 개척하여 프레스코기법과 현대적인 회화의 기법을 접목하는 방향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랜덤하기도 하고 의도적이기도 한 이미지가 서려있는 다갈색의 화면 즉, 자연친화적인 프레스코의 원시적인 화면 위에, 대기업의 브랜드마크와 같은 디자인적이며 기하학적인 현대의 물질문명의 기호들을 나열형으로 병치시킴으로써, 순수예술의 방식과 디자인의 방식을 접목하여 시대를 초월한 미묘한 정서를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김문석_civilization2013_fresco on panei_91×91cm_2013
김문석_civilization2013_fresco on panei_91×91cm_2013

「문명」시리즈의 회화들은 이처럼 다양한 기호의 나열과 같은 올오버의 표현방식들을 도입하면서 다원주의와 글로벌리즘을 형성하고 있는 오늘날의 시대적인 담론을 제기하고 있는데, 그것은 마치 신구의 만남 속에서 펼쳐진 드라마틱한 변화인데, 묵직함과 가벼움, 비정형과 정형, 토속성과 현대성을 하나의 화면 위에서 대구적으로 등장시킴으로써, 그 표현 기호의 충돌을 야기 시킬 뿐만 아니라, 이 시대의 창궐한 물질문명의 화려함과 그 이면적 허상을 동시에 표출하고 있다.

김문석_civilization2013_fresco on panei_181×181cm_2013

이러한 이미지의 충돌은 자신이 학부졸업 이후 장기간 이룩해온 프레스코 화풍의 벽을 허물고 새로운 지적메시지를 담는 그릇으로서 자신의 화풍을 새롭게 펼쳐 보임으로써, 새롭고도 실험적인 도전적 스타일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작가의 신작들은 전통과 현대의 만남, 혹은 화해의 장을 유추해냄으로써, 새로운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데 즉, 글로벌리즘 시대의 우리의 삶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자연스러운 결과처럼 보인다. ■ 박기웅

Vol.20130428d | 김문석展 / KIMMOONSEOK / 金文錫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