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하는 풍경3

이진석展 / LEEJINSEOG / 李鎭碩 / painting   2013_0424 ▶ 2013_0430

이진석_한류-원빈! 평양을 가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유채_80.3×130.3cm_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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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3_0424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루벤 GALLERY LUBEN 서울 종로구 인사동 186번지 Tel. +82.2.738.0321

증폭되고 강조된 가상현실에 담긴 제안 ● 이진석의 화면은 상이한, 아니 서로 적대적이기까지 한 사회 속에서 살아 온 사람들이 어떻게 자리를 함께 할 수 있는지, 어떻게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지, 어떻게 화해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작가의 시지각적 제안이다. 수학여행 온 젊은 북한 여학생들이 광화문 앞 공간에서 기념사진을 찍고(「수학여행3」), TV연예오락 프로그램 '1박2일'은 북한의 아름다운 장소를 소개하며 촬영을 진행하고(「1박2일」), 출근길에 남북한 사람들은 군인들이 더 이상 경비를 서지 않는 공동경비구역을 지나 잰 걸음으로 일터로 향하며(「출근길」), '100분토론' 장에 갈라 앉아 서로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남북한 토론자들과 방청객들 사이에는 기울지 않는 팽팽한 긴장이 흐르고(「100분 토론」), 남북한을 대표하는 건물들이 함께 서있는 강 저편, 그곳이 바라보이는 강 변 놀이터에는 남북한 정치인들이 악수를 나누는 기념동상 앞에서 휴전선에 둘렀던 철책선의 일부를 경계로 삼아 남북한 어린이들이 족구경기를 벌린다(「지금 당장 만나「).

이진석_힐링캠프-위안부할머니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유채, 혼합재료_80.3×130.3cm_2013
이진석_1박2일_캔버스에 유채_80.3×130.3cm_2011
이진석_강심장-인혁당조작사건_캔버스에 유채_72.7×116.8cm_2012
이진석_이젠 바꿔놓아야 할 모래시계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유채_162.2×130.3cm_2012

이 모든 풍경들은 실제 현실에 기초하되 이 현실을 부분적으로 증폭시키고 강조함으로써 만들어진 가상현실에 담겨 있다. 화면이 담은 가상현실에서는 남북한 사람들이 함께 동일 공간에 있으면서도 각자 익숙해있던 일상적인 생활양식-옷차림, 몸동작, 소비제품-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어느 한편이 다른 한 편에 흡수되어버리지 않은 채로 말이다. 이곳에서 '함께'는 똑같아지기가 아니라, 다름이 공공연하게 제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기로 읽혀지고, 비평준화의 여러 모습으로 보여진다. 이진석은 증강현실의 풍경을 통해 우리에게 감성적 경험과 인지적인 경험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개입할 의지를 요구하고 있다. 그가 그린 현실에는 표면적 심미화 대신에 선입견과 편견을 없애고 공감과 이해의 교량을 놓는데 필요한 심층적 심미화가 작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 임정희

Vol.20130424a | 이진석展 / LEEJINSEOG / 李鎭碩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