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斷想

단편적 생각: 단상 ● 순간 바라본 일상의 한 모습, 스쳐 지나가는 찰나에 인식된 장면 그리고 잠깐 바라보았던 풍경의 한 순간… 생각나는 대로의 단편적인 생각인 단상은 인식된 시각과 경험의 기억으로부터 시작된다. 이렇게 떠오르는 단상은 기억 속 저편 자신을 충족시키는 대상과 상황 속에서 각인된 기존의 형상을 해체, 재구성하며, 새로운 형상으로 구현되는,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다.

서윤희_기억의 간격 (Memory Gap) 걸음걸음마다_혼합재료_255×192cm_2012

서윤희_기억의 간격 (Memory Gap) 사랑이 아니기를_혼합재료_94×63cm_2012

잠재된 기억의 형상들은 시각적 경험으로 이루어지며, 이는 개인적인 삶의 영역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우리는 몇몇의 삶의 특정한 영역이 아닌 전체적인 대상들을 지각하며,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고, 기억 속에 남겨둔다. 기억의 과정 중의 하나인 기명은 체험한 전부가 아닌 특별히 인상적이었던 것만 기억됨을 말한다. 기명은 능동적인 기명과 수동적인 기명으로 나뉘는데, 의도하지 않게 계속 보거나 듣게 되는 대상의 기억들이 바로 수동적인 기명의 과정에 의한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개인의 관심과 욕망을 충족시키는 대상을 기억하고, 경험에 기인한 다른 존재로 각인시키며, 끊임없이 기억을 사유한다. 그래서 단상은 단순히 단편적이고, 순간적인 생각이 아닐지도 모른다. 지금은 나와 멀리 떨어져 있는 사건과 특성에 대한 잔재된 기억들 중 가장 강하게 각인된 사건의 한 부분일 수 있으며, 파편화된 기억의 조각들이 문득 떠오르는 상(想)으로 보유되었던 기억들의 모음일 수 있다. 단상의 형상들은 해체와 재구성의 과정들을 거치며, 기억을 구성하고 있는 외면 요소들은 새로운 대상으로 전환된다. 그렇기에 단상은 생각난 대로의 단편적인 생각일 뿐만 아니라 가운데에는 진지하고 성실한 사색의 결과가 존재할지도 모른다. 기억을 구성하고 있는 외면적 요소들은 기억의 환영들과 가시적인 세계의 지각 대상을 새로이 재구성하며, 기억의 총체성을 보여준다. 우리는 파편화된 기억의 단상들의 실재를 찾기보다는 예술가들의 이야기 방식인 '그리다'를 통해 삶의 순간적인 일면을 새롭게 형성하며, 생각의 유희와 환상을 즐긴다.

송은영_Green Vase_리넨에 유채_91×65cm_2013

송은영_Table and Books_리넨에 유채_53×72.7cm_2013

신선주_Hummmmm… 상상재설계 , 새김_캔버스에 오일파스텔_150×200cm_2011

신선주_MK2 Art Space, 새김_캔버스에 오일파스텔_150×150cm_2012

이번 전시는 단상(斷想)들이 모여 새로운 이야기를 구성하는 작가들이 참여한다. 여기 다양한 단상들이 담겨 있다. 경험한 일상, 수집된 풍경, 이런 생각의 파편을 모여 기억과 생각의 과정들을 비유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단편적인 생각들의 연결은 다양한 내러티브의 구조를 만들며, 그 안에서 새로운 이야기들을 만들어낸다. 단편적인 생각들은 '순간을 포착한 장면'인 동시에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점'이다. 그리고 '회화'라는 장르 안에서 대상의 재현에 대한 사유는 깊어진다.

임자혁_산허리 The Halfway Up the Hill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2×112.1cm_2013

임자혁_그러는 동안에 In the Meantim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89.4×145.5cm_2013

정세라_passage-beyond_캔버스에 유채_162.1×227.3cm_2012

정세라_passage-beyond_캔버스에 유채_130.3×97cm_2012

단편적인 생각들은 해체되고 재구성됨으로써, 현실과 비현실 세계의 공존을 재현한다. 각자 무엇을 보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회화의 다양한 표현 방법에 있어 기억의 주체에서 발생하는 변형의 재현에 대한 대상을 추측하며 각자의 의미를 도출하며, 이해하고자 한다. 그리고 같은 대상을 인식함에도 각기 다른 사고체계에 의해 다른 존재로 수용되는 '상(想)'은 개개인의 독자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보편적인 인식이나 선험적인 지식으로 내재되어 있는 객관적인 인식을 통해 공감대를 가지며, 서로 소통의 부호를 형성한다. 인식하지 않았지만 기억의 뇌리 속에 박혀 저 깊이 숨어있었던 생각과 기억들을 통해 서로 공유하며 감정들을 교감한다. ■ 이윤정

정주영_26.Mar.2005_리넨에 유채_115×100cm_2010

정주영_14.Apr.2005_리넨에 유채_115×100cm_2010

정직성_201102_캔버스에 유채_97×130.3cm_2011

정직성_201246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93.9×259.1cm_2012

Fragmentary thoughts A moment of daily life stuck the eye in a flash, recognized scenery has just flashed by and a momentary impression of landscape…fragmentary thoughts is originated from memory of recognized view and experience. Fragmentary thoughts means the thinking flashed on us while deconstructing and reconstituting existing form within an object and a situation that satisfying our desire, and finally realizing it in a new form. ● The forms of subconscious memory are completed by visual experience and are never deviated from the area of individual life. We usually perceive overall objects rather than some specific areas of life, and capture moments and keep them in our mind. Memorizing, one of the process of remember, means that to remember only something impressive rather than over all. It is divided into active memorizing that remember at our own will and passive memorizing that to remember naturally regardless of our will. By the process of passive memorizing, we look, hear and remember objects continuously unintended. Likewise, we remember objects that we are able to satisfy individual concern and desire, based on private memories, we imprint them as each different shape and think memories endlessly. On this wise, fragmentary thoughts may not be a momentary. It could be a part of a most strongly imprinted event among remained memories about event and characteristics at a long distance now, and is a collection of memory which has been remained as thoughts of fragmented memories for a long time. The shape of fragmentary thoughts passes through of deconstruction and reconstitution and external factors are converted into a new object. Possibly, fragmentary thoughts could be also included in results of serious and earnest mediation. External factors which compose memory reconstitute the illusion of memory and newly reconstitute target of perception in the visible world and eventually reveal totality of memory. And we enjoy play and fantasy of thinking and newly represent a momentary part of life through 'drawing', a conversational method of artists rather than to search reality of fragmentary thought of our memories. ● This exhibition includes the artist who compose new story with fragmentary thoughts. Various fragmentary thoughts are embraced within this exhibition. There are fragments of memory such as experienced moments of daily life and collected landscape in figurative senses. The connection between fragmentary thoughts creates various systems of narrative and forms new stories within. Fragmentary thoughts are not simply only 'scene of captured moment' but also 'a starting point of new story'. And thoughts about representation deepened within the genre called 'painting'. ● By deconstructing and reconstituting, fragmentary thoughts represent coexistence of the reality and non-reality. It is not clear what they each have seen. Only, we attempt to draw the each meaning and understand them through guessing the transformation target of representation in the various methods of painting. 'thoughts' which is accepted as each different existence by each different thinking spectrum secures individual uniqueness, at the same time, form a consensus through objective awareness that is inherent as universal cognition and a priori knowledge, and creates sign of communication. And through unrecognized thoughts and memories deep inside, the emotions are shared and in communion with each other. ■ Lee Yoon-jung

Vol.20130416g | 단상 斷想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