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의 대화 / 2013_0411_목요일_03:30pm
진행 / 니키 리_정연두_신형철 문학평론가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_서울문화재단_태광그룹 주최,기획 / 일주학술문화재단_선화예술문화재단
관람시간 / 11:00am~06:30pm / 월요일 휴관
일주&선화 갤러리 ILJU&SEONHWA GALLERY 서울 종로구 신문로 1가 226번지 흥국생명빌딩 3층 Tel. +82.2.2002.7777 www.iljufoundation.org www.seonhwafoundation.org
감독과 배우로서의 작가, 기록으로서의 사진 ● 사진은 현대미술을 이해하기 위한 알파와 오메가입니다. 1839년 사진의 발명은 회화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새로운 고민을 촉발하며 모더니즘 시대의 수많은 이즘(ism)을 태동시켰습니다. 행위(performance)와 이벤트, 해프닝, 일시적인 설치 등을 사진으로 기록하여 전시하는 것이 가능해 지면서 미술의 경계도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현대미술이 난해하다고 여겨 지는 것은 이렇게 다양해진 미술의 내적, 외적 지각변동 때문입니다. 더불어 오늘날 사진기술의 발달로 '잘 찍는 기술'은 더 이상 작가들만이 구현하는 것이 아니기에 단지 잘 찍었다고 해서 작품으로서의 지위가 보장되지도 않습니다.
『황금 DNA』두 번째 전시에서는 기술의 숙련이 아니라 지적 사유로서 회화작업을 하는 박미나와 정수진의 작품들을 선보였습니다. 이번 세 번째 전시에서는 단순히 찍는(take) 사진이 아니라 만드는(make) 사진으로서 니키 리와 정연두의 연출 사진들을 보여 주고자 합니다. 2000년대 초반 니키 리는「Project」시리즈로 뉴욕 미술계의 '무서운 아이'로 떠올랐습니다. 다양한 하위문화들을 직접 체험하고 기록한「Project」시리즈 작업은 포스트모던 사회에서 문화적 층위의 다양성을 보여 주면서, 동시에 정체성이 고정적인지 학습 가능한지를 반문합니다.「Layers」시리즈 작업은 세계 여러 도시에서 길거리 화가들이 그려 준 작가 자신의 초상화를 겹쳐져 보이도록 합성, 촬영한 것으로 각 도시마다의 특징이 묘하게 드러납니다. 반면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의 작가상(2007)' 역대 최연소 수상자였던 정연두의 초기 작업「내 사랑 지니」와「원더랜드」시리즈는 평범한 젊은이들의 꿈이나 유치원생의 그림을 가설 무대와 분장으로 구현하고 사진에 담은 작품입니다. 거기에는 각박한 현실 속에서 아직도 꿈을 꾸고 상상의 나래를 펴는 인간에 대한 작가의 따스한 애정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작가 정연두는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서 무대와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모델을 캐스팅하여 작업을 완성하는 일종의 감독형 작가입니다. 니키 리는 낯선 문화 집단 속에 들어가 수주 또는 수개월간 그들의 삶을 체험하면서 그 문화에 동화된 자신의 모습을 담는 배우형 작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진은 이들의 작업을 기록(document)할 따름입니다. 미술사학자 강태희는 "과장되고 연출된 리얼리티를 사진이라는 가장 '리얼'한 매체를 통해서 표현하는 것은 종래의 사진 문법을 의도적으로 해체하고 전혀 새로운 사진 읽기의 틀을 요구한다"고 했습니다. 사진이 그렇듯 현대미술은 무릇 드러난 매체의 표면보다 그 배후와 이면을 더욱 잘 살펴야 합니다. ■ 이승현
Vol.20130411c | 황금DNA : 한국 현대미술 연속 기획전 세 번째 이야기-니키 리_정연두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