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mbiosis - Lunar Rainbow

조윤선展 / CHORYUNSUN / 趙倫旋 / painting   2013_0410 ▶ 2013_0428 / 월요일 휴관

조윤선_Lunar Rainbow1202_패널에 거즈, 실_지름 108cm_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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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3_0410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그리다 GALLERY GRIDA 서울 종로구 창성동 108-12번지 B1 Tel. +82.2.720.6167

다섯번째 개인전을 여는 조윤선의 작업은 수많은 가닥의 색실이 짜여짐으로써 구체화한다. 캔버스, 즉 화포畵布는 날실과 씨실이 한 올씩 상하로 번갈아 교차되어 만들어진다. 이러한 캔버스 위에 안료 대신 실을 한올 한올 붙여나가는 작업은 언뜻 환언換言처럼 느껴진다. 마치 벽돌을 하나하나 쌓아나가는 작업처럼 보이지만 작업과정에서건 결과물로 나타난 것에서건 그것은 건축적이라기 보다는 생명의 창조에 더 가깝다. 그것은 실이라는 재료가 가진 속성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 맥루한은 "의복은 피부의 연장이며, 바퀴는 발의 연장이고, 책은 눈의 연장이며, 전기는 중추신경의 연장이다" 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실絲은 사람의 머리카락의 연장이 아닐까. 그것은 이미 구석기시대부터 등장하고 있는 물건으로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사물들 중 아주 오래 전부터 우리 곁에 있었던 물건이다. ● 지성을 만들어나가는 단계에 있던 사람들이 자신들의 창조물을 무無로부터 이끌어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실이란 물질이 그들 자신의 머리카락에게서 암시를 받은 것이라는 것을 입증할 수는 없지만, 그러나 다른 무엇이 실의 암시를 주었겠는가. 일상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으나 눈에 띄지 않는, 스스로는 자기주장을 펼치지 않는 실絲은 때로 운명을, 때로 소통을 은유한다. 조윤선이 엮어내는 색실은 무엇을 담아내고 있는 것일까.

조윤선_Connection1304_패널에 거즈 실_36×80cm_2013
조윤선_Growth1203_나무에 거즈, 실_50×144cm_2012
조윤선_Growth1203_나무에 거즈, 실_50×144cm_2012_부분

완결된 작품 속에서 개별적인 실 하나하나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여러 가닥의 실이 모이고 중첩되면서 비로소 목소리가 들린다. 계조의 표현을 통해 통합된, 하나의 유기체로서 실들은 목소리를 낸다. 그것은 정연하고 견고한 질서를 바탕으로 한 변주곡과 같다. 개별적인 실들은 한 사람일 수고 있고, 한 사람의 감정일 수도 있다. 모여진 실들은 이상적인 조화를 만들어낸다. 경계는 은밀하며, 조금씩 다르지만 변화는 어스름히 진행되어 색조의 반대편은 서로 만나지 않는다. 그들 사이에 놓여진 수많은 단계가 갈등을 봉합하고 있다. 실들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서로를 윤택하게 하고 있다. 그것은 이상적인 교류이며 소통이며 하나의 유기적인 질서이자 생명이다. 이 우아한 변주곡이 소통에 지친 사람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 2006년의 첫번째 개인전 이후 지속적으로 탐구되어진 달무지개Luna Rainbow라는 화제畵題 또한 여전하다. 오랫동안 일관된 주제를 가지고 작업한다는 것은 작가가 타성惰性에 빠져든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도 들고,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엄밀하게 말하자면 그만큼 진지하게 주제에 접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작가의 치밀한 작업성향을 생각해 볼 때 방점은 진지함에 놓여져야 할 것이다. 초기의 달무지개는 번져 나간 듯한 파문이었으나, 점차 무지개는 응어리진 채 단단해졌다. 아름다운 색채와 화려한 느낌의 대비는 선명한 빛처럼 강렬한 생동감을 드러냈다. 이번의 새로운 작업들에서 작가의 발걸음은 다른 방향을 향했다.

조윤선_growth1205_나무에 거즈, 실_지름 18cm×9_2012
조윤선_Lunar Rainbow1301_패널에 거즈 실_지름 60cm_2013
조윤선_Relaxation1204_나무에 거즈, 실_71×70cm_2012

이전에 보여지던 격렬한 색채의 향연이 점차 부드러워졌다. 화창하게 개인 직후의 무지개나 한낮의 햇살을 연상케하던 뜨거운 색조는 고요한 아침을 떠오르게 하는 차분한 색조로 대치되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한올 한올의 색실들은 여전히 매혹적이며 신비롭게 자신들의 생명력을 주장하며 보는 이들로 하여금 평안한 감동을 선사한다. 무지개를 표현하고 있는 실의 계조는 색채의 변화 속에서도 흐트러짐 없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 무지개는 하늘과 땅의 만남을 상징하고, 현세와 낙원을 잇는 가교 또는 경계를 뜻한다.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소통' 에는 적확的確한 소재가 아닐 수 없다. 소통이라고 하는 것이 사람이라는 섬들을 이어 주는 다리이기도 하지만 그 섬들이 하나로 이어져 있지 않음을 상기시켜 주는 것처럼. ● 조윤선 작가의 전시를 갤러리 그리다의 기획전으로 진행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작가의 새로운 모색에 즐거운 마음으로 동행하기 바란다. ■ 오찬솔

Vol.20130410g | 조윤선展 / CHORYUNSUN / 趙倫旋 / pa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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