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구멍 사이로 추락한 달

이희명展 / LEEHEEMYOUNG / 李希明 / painting.video.installation   2013_0405 ▶ 2013_0428 / 월요일 휴관

이희명_모호한 시작_캔버스에 과슈, 아크릴채색_162×130cm_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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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명 블로그_heemyoung.tistory.com 인스타그램_@heemyoung_lee   

초대일시 / 2013_0405_금요일_06:00pm

복합문화공간 에무 기획공모 당선展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월요일 휴관

복합문화공간 에무 Multipurpose Art Hall EMU 서울 종로구 신문로 2가 1-181번지 B2 Tel. +82.(0)2.730.5604 www.emuspace.co.kr

'목구멍 사이로 추락한 달'이라는 문장은 나 자신이 느꼈던 정신의 불안, 외로움의 고통을 표현한 문장이다. 영원을 꿈꿔왔던 나를 비웃듯 현실은 지나치게 순간적이며 다변적이었다. 쌓아 올린 유리잔들처럼 조그만 힘에도 나약하게 부서져 버릴 듯이. 어긋난 관계로 인한 인식의 틈이 생긴 후, 가족이나 친구, 훗날 나의 새로운 인연이 될 사람들도 '나의 것'이라고 단언할 수 없었다. 사람에 대해 기대했던 마음은, 상처받지 않기 위해 모든 것을 가린 채 홀로 침잠되었다. 밀려드는 불안정은 소유욕만 부추겼고, 그로 인한 공허감은 더욱 거대해져 갔다. 화해와 공유, 희망 같은 이상화 없는 현실 안에 서 있었다. 이러한 관계의 틈 사이로 인한 소통 불가, 그 외로움에 대한 시선이 내 작업의 출발점이다. 세상을 바라보았던 기존의 안정된 시선에서 벗어나 그것을 재해석 하고자 노력했다. 현실의 냉담함으로 비참하게 가려진 나약한 마음들을 표현하며, 평행선처럼 접점이 사라진 관계에 대해 가졌던 혼란과 착각을 작업으로 대변했다. 자유로울 때는 사방이 문이었지만, 이제 탈출구는 하나이며, 보이는 구멍마저 작아졌다. 과거에 억눌리고 미래에 짓밟히는 가혹한 현실이지만, 오히려 이러한 현실을 통해 가장 인간다운 본성이 발현되어 꿈틀거린다. 인간이라면 느낄 수 있는 강력한 울림, 그 생생한 내면의 진동을.

이희명_밝혀지지 않은 얼굴_종이에 유채, 아크릴채색_117×91cm_2012
이희명_위대한 탄생_단채널 영상_00:03:24_2012
이희명_Meat_스컬피에 과슈, 닭뼈_2×7×2cm_2009

최근 회화를 통해 고민하고 있는 문제는 이성과 본능의 조화, 그리고 이 양극화의 조합으로써 생기는 일종의 호기심에 관한 것이다. ● 예전에 나는 하나의 주제를 전달하기 위해 사물이나 오브제를 혼용한 설치작품이나, 주제에 충실한 이미지로 이루어진 회화작품을 작업하며 이성의 열매를 갈구해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모든 것이 계획대로 흘러가는 방식이 오히려 자유로운 사고와 표현을 제한한다는 생각에 이르렀고, 하나의 주제를 위해 모든 이미지들이 종속되어버린 작품에는 흥미를 잃게 되었다. 그리하여 명백한 서술 구조의 탈피를 위해 추상화를 실험하였다. 확실한 외형으로 배경과 분리되었던 인물의 상투적인 묘사를 왜곡된 형상으로 표현하며, 그 불확실성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이미지를 해체함으로써, 각각의 형상이 지닌 물질적 구조의 한계점을 이동시키며, 새로운 차원이 이끌어내는 설렘에 중독되었다. ● 그러다 최근에는 '소통'이란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추상화를 연구하다보니 내 안의 표현(즉 내 안의 감각, 감정)에만 갇혀버려서, 관객과 소통하려는 의지를 작품이 상실한 것처럼 느껴졌다. 언제나 자기 말만 하려는 대화는 재미없지 않은가.

이희명_Womb Wood_캔버스에 유채, 과슈, 아크릴채색_162×130cm_2013
이희명_인공인간_캔버스에 과슈, 아크릴채색_162×130cm_2012
이희명_불확실한 방문객_캔버스에 유채, 과슈, 아크릴채색_117×91cm_2012

이렇게 회화의 여러 가지 표현 방법 연구를 통해, 나는 이미지들 사이의 오류로 탄생하는 즐거움, 즉 '호기심 유발'에 초점이 맞춰졌다. ● 이미지들이 방향을 잃을수록 오히려 작품이 내포하는 의미는 확장 되어갔다. 정답을 잃어버린 수수께끼는 그 누구에게나 흥미로운 소재로 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이러한 양상은 삶이 담아내는 '유동성의 재미'를 추구한 결과물이다. 그리고 이 결과물들은 자연스럽게 '모호한 결론'을 가리킨다. 삶이란 것은 확정되는 것이 없기에 모든 존재의 경계는 불투명하며, 과정이 과정을 낳는 행위 안에 서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 수많은 오류 속에서 흥이 피어난다. ● 본능적 메아리와 / 지휘봉의 손짓으로 이루어진 / 오류가 남발하는 / 미완의 자작곡을 위하여! ■ 이희명

Vol.20130406e | 이희명展 / LEEHEEMYOUNG / 李希明 / painting.video.instal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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