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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3_0403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갤러리 고도 GALLERY GODO 서울 종로구 수송동 12번지 Tel. +82.2.720.2225 www.gallerygodo.com
열정과 순수의 세계로의 초대 ● 맑시스트 작가와 극사실주의 작가들이 작품 속에서 그토록 배제하고자 했던 건 인간의 감정이었다. 아무리 객관적인 팩트만을 작품의 내용이자 소재로 채택하고자 노력해도 인간의 손끝에서 탄생한 작품에는 감정과 생각, 무의식이 묻어날 수밖에 없었다. 차가운 기계덩어리인 카메라 셔터에 감정이 잔뜩 묻어있는 손끝이 닿으면, 사진에도 작가의 슬픔과 기쁨 따위가 묻어나지 않던가. 마치 온몸을 부유하던 감정이 손끝에서 찬란한 꽃을 피워내기라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러한 면에서 작가 이제혁은 솔직하고 천진난만하다. 힘있는 터치, 두툼한 테두리, 강렬한 색채, 두터운 마티에르, 어느 것 하나 작가의 감정이 묻어있지 않은 요소가 없다. 작가는 이러한 회화적 장치들이 가장 원초적인 도구인 손가락에서 탄생했노라고 고백한 바 있다. 형식적인 요소에서 벗어나 내용적인 측면을 들여다보아도 마찬가지다. 스토리텔러 역할을 부여 받은 작가는 일상, 고민, 꿈 등을 온갖 감정에 버무려 혈기왕성하게 쏟아내고 있다. 작품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느 선술집에서 벌건 얼굴을 한 젊은 남자의 기쁘고도 슬픈 이야기를 하염없이 듣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이처럼 이제혁의 작품에는 그가 어떤 곳에 사는지, 어떤 고민을 하는지, 종교가 무엇인지, 가족 중 누가 아프고 누가 힘든지, 어떠한 성적 환타지와 욕망을 품고 있는지가 모두 들어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출증은 전혀 거북하지 않다. 오히려 관객과의 친밀한 관계성을 획득하게 하는 긍정적 작용을 하고 있다. 누구나 비밀과 밑바닥 감정을 공유하는 순간 상대와 긴밀한 연결고리가 형성되었다는 위안을 받지 않는가. 바로 이러한 위안이 그의 작품에 있는 것이다. ● 심지어 작가는 무의식의 범주까지도 드러내고 있다. 가톨릭이라는 종교를 표방하고 있지만 그 저변에는 한민족의 집단 무의식, 토테미즘이 깔려있으며, 아버지의 병환을 염려하는 착한 아들로 나타나지만 동시에 강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표출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어머니의 꿈 속에는 말(馬), 꽃, 춤추는 형상 등 성적 메타포가 곳곳에 장착되어 있으며, 여러 작품을 통해 등장하는 왜곡된 색채, 이를테면 검은 얼굴과 붉은 육체 등에는 사랑, 갈망, 증오, 혐오라는 무의식적 감정이 표현되어 있다.
이제혁의 작품이 지니는 가장 큰 강점은 솔직하고 천진난만하다는 것이다. 엄청난 기교를 부리지도 않았으며, 억지로 짜맞추며 의미부여를 하지도 않았다. 따라서 우리는 여러 현대미술 앞에서 부딪히는 고대 상형문자를 해석하는 난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즉 은폐와 거짓이 범람하는 이 시대에 작가의 순수성은 우리를 편안과 안락의 세계로 인도하고 있다는 말이다. 결국 진정한 안식은 거짓 없음과 순수에 있나 보다. ■ 김지혜
나의 그림은 인생의 파노라마다. 본인의 겪은 사건과 감정을 일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그림에 등장하며 보여준다. 그림은 나의 일기이며 반성이다. 내가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반성하기 위해서이다. 반성의 삶속에 사건의 소재가 생겨나서 그림에 옮겨진다. 그림 기법은 손가락으로 붓대신 그린다. 선의 자유로움을 내몸에서 캔버스로 전달되는 시간이 빠르다. 어쩌면 캔버스 안에서는 자유로울 수 있는 공간과 심신 단련일 수도 있다. 내 그림을 보고 관객들이 좋은 감정을 가지고 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 이제혁
Vol.20130403g | 이제혁展 / LEEJEAHYUCK / 李濟赫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