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2시 옥상에 오르다. 오후 2시 홍제천을 걷다.

한민수展 / HANMINSU / 韓敏洙 / painting   2013_0403 ▶ 2013_0408

한민수_오후 2시 옥상에 오르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3×89.4cm_2012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나무화랑 NAMU ARTIST'S SPACE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5번지 4층 Tel. +82.2.722.7760

나의 하루는 단조롭다. 작업실에서 작업을 하거나, 홍제천을 걷는 일이 대부분이다. ●「오후 2시 옥상에 오르다」연작은 작업실 옥상에서 밖을 내려다보는 풍경이다. 하루에 대부분을 작업실에 있다 보니 자연스레 옥상에 올라 밖을 내려다보는 습관이 생겼다. 한 낮, 도심의 옥상은 쓸쓸하다. 빨래가 너풀대고 가끔 할머니, 할아버지가 채소에 물을 주러 올라온다. 그리고 옥상에는 일상생활에서 용도가 다한 물건들이 나뒹굴고 있다. 말라비틀어진 화분, 다리가 부서진 의자나 빨래걸이 등 등. 한 낮 도심의 옥상에는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벗어난 사람들, 다시 말하면 생산 활동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용도 폐기된 물건들이 놓여있는 곳이다. 작업실에서 보이는 내부 순환도로가 옥상의 풍경을 더욱 황량하게 만든다.

한민수_오후 2시 옥상에 오르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60.6cm_2011
한민수_오후 2시 옥상에 오르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00×65.2cm_2011

「오후 2시 홍제천을 걷다」연작은 홍제천을 걸으며 스케치한 인물들을 토대로 작업한 것이다. 옥상 연작이 멀리서 관조하는 원경이라면 홍제천 연작은 내가 직접 몸으로 체험하는 근경이다. 홍제천은 도심을 흐르는 하천이다. 인공적으로 조성된 자연이다. 그리고 홍제천 위로는 내부순환 도로가 있어 이를 받치는 기둥들이 하천을 따라 세워져있다. 홍제천의 모습은 언뜻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이러한 부조화 속에 흐르고 있다. ● 홍제천의 풍경은 옥상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에 비해 언뜻 활기가 넘쳐 보인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걷다보면 다른 면들이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한다. 몸이 안 좋은 사람, 장애가 있는 사람, 하루 종일 앉아있는 노인, 술 먹고 혼자 말 하는 사람. 소리 지르는 사람. 땅만 보고 걷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그들은 어딘지 모르게 뒤틀려있고, 엇박자로 걷고 있지만, 가만히 보고 있으면 웃음이 난다. 삶의 의지란 무엇보다 강한 것인가 보다. 그런 몸부림에 웃음이 난다.

한민수_오후 2시 홍제천을 걷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89.4×130.3cm_2012
한민수_오후 2시 홍제천을 걷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3×89.4cm_2012
한민수_오후 2시 홍제천을 걷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6.7×91cm_2012
한민수_오후 2시 홍제천을 걷다 LOVELY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3×45.5cm_2012

작품의 제목은 홍제천을 걷는 사람들의 옷에 적힌 단어에서 따온 것이다. GREEN, GIRLISH, HARD ROCK, PINK, HAPPY, LOVELY 등등 긍정적인 단어들이 많다. 이러한 단어와 작품의 이미지 사이에서 역설적인 면이 발생하기를 기대한다. ■ 한민수

Vol.20130403c | 한민수展 / HANMINSU / 韓敏洙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