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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3_0329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화~일_10:00am~06:00pm / 수_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시작 Gallery Si:Jac 서울 종로구 인사동 39번지 2층 Tel. +82.2.735.6266 www.artandsmart-gallery.co.kr www.sijac.kr
나의 관심은 주로 기존의 사회적 약속기호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이해하고 재해석하여 이를 기록하는데 있다. 특히 도시공간에서 쉽게 만나는 교통안전시설물의 노란색과 검정색이 반복되는 기호들을 규율의 상징으로서 관심이 많으며, 비언어적 의사소통. 예를 들어 매너나 예절, 습관, 몸동작, 표정 등 훈육된 신체행위와 규범들을 찾아 균열을 만들어내는데 집중하고 있다.
「marking」(2007) 작업을 진행하면서 현장에서 목격한 교통안전시설물들에 대한 잔상으로부터 시작된 「500ml만큼의 사랑」(2013)은 씽씽 달리는 자동차들 사이에서 잦은 파손과 마멸을 반복하며 본래의 굳건한 가시성을 잃어가는 교통기호의 빈 틈에 노란색과 검정색이 아닌 제3의 색으로 매워가는 과정을 사진매체로 기록한 작업이다.
통제이라는 버거운 기능을 담당하면서 받아야 했던 상처와 같은 파손 부위는 개인의 어루만짐과 만나면서 무거운 임무들 사이로 500ml만큼의 짧은 대화를 나눈다. 이렇게 작업을 진행하다 보니 마치 연고가 된 것처럼 자연스럽게 교통기호를 보면 벗겨지거나 파손된 부위부터 살피게 된다. 오직 기능만으로 존재를 인정받는 무미건조함에 목적에 벗어난 질서와 통제가 보이는 불순한 선행처럼 작업에 등장하는 제스처들은 기호의 질서를 가볍게 위무하고 있다.
기호에 남겨진 흔적은 또 다시 물리적 충격이나 빗물에 곧 사라질 것이고, 이미 지워져 버렸다. 하지만 「500ml만큼의 사랑」은 교통기호를 바라보는 새로운 인식과정을 통해 규율이 갖는 역할갈등 사이에서 표면의 상처를 어루만질 수 있는 여유를 전시를 통해 공유하고자 한다. ■ 정기훈
Vol.20130329g | 정기훈展 / JEONGKIHOON / 鄭祺勳 / photography.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