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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2:00pm~08:00pm
아트씨 컴퍼니 ARTC company 서울 강남구 신사동 534-2번지 1층 www.artc-company.com
거대 구조물 사이로 잿빛 행렬이 지나간다. 모두 비슷한 모습의 그들은 누구의 명령이 아닌 스스로 선택한 것. 거부할 수 없는 어떤 질서가 그들을 움직인다. 말도 표정도 없는 그들은 잔뜩 움츠린 채 앞만 보며 이동 할 뿐...지루하고 우울하며 불확실해 보이는 무리들,..그렇게 그들은 회색그늘 속으로 사라진다.
사회규칙들이 주는 압박감에 의한 움츠림을 모호한 형상을 통해 나타낸다. 그 형상은 개인의 보호막이며 틀이고 감옥이며 자기주체의 의미를 상실해 버린 알 수 없는 두루 뭉실한 형태의 껍데기이다.
현대 조각에서 보여 지는 단순성은 사물의 본질을 표현하기 위하여 형태를 극도로 간결화 하여 작품의 상징적인 특징만 남긴다. 눈, 코, 입 같은 감각기관들이 생략되어 진다. 집단정신에 사로잡힌 개인들은 매우 단순한 성격을 갖게 돼 의식의 개성은 소멸 된 채로 서로 비슷하게 닮아간다. 보이지 않는 통제에 의해 박제된 인간군상, 단순화 되어버린 그런 현대인들의 모습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드로잉은 입체 작업에 대한 여러 구상을 구체화하고 이를 통해 관객과 소통한다. 흰 종이로 시작되어 통제된 구역을 정해놓고 연필고유의 회색 톤으로 색감을 채워나간다. 각 이미지들은 음침하고 무료하거나 황량하고 건조해 보일 수 있다. 연필의 진지함과 정적인 차분함에 독특한 만족감이나 위안 같은 것을 느낀다. 연필로 그리고 문지른 후 외곽선을 지우개로 지워 마무리를 한다. 문지른 부분은 명암이나 디테일한 설명 없이 단순하게 뭉게 진다. 마치 그을음과도 같다. 이것은 개인이 아닌 집단으로 살아 가야하는, 자신을 삭제시키고 순응자가 되어버린 현대인들의 무미건조한 모습을 나타내고자 함이다. ■
Vol.20130322f | 이혜선展 / LEEHYESUN / 李惠善 / sculpture.draw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