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3_0309_토요일_05:00pm
관람시간 / 12:00pm~01:00am / 일요일_12:00pm~10:00pm
그문화 갤러리 SPACE OF ART, ETC. 서울 마포구 당인동 28-9번지 1층 Tel. +82.2.3142.1429 www.artetc.org
임이혜 작가를 처음 만난 건 12월 추운 겨울 날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전시장. 어두운 전시실에 들어가자, 촛불의 아스라한 그림자에 비친 얼굴이 한 웅큼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림은 천장에서부터 길게 드리워져 있다. 그림 속 비스듬히 기운 탁자(생일)와 금방이라도 넘어갈 듯한 촛불(생일파-티)은 그림 앞에 선 이의 시선까지 공중에 부유하게 만든다. 보는 이를 덮칠 듯한 묵직한 붓 터치와 그의 시선마저 끌어올리는 에너지를 지닌 작가는 누구일까. 그는 생각보다 작고 수더분한 여성이었다. 작가는 안료와 계란으로 직접 물감을 만들어 그림을 그린다고 했다, 2미터가 넘는 큰 그림을 그릴때는 그림을 거꾸로 뉘어 그려야한다고 한다. 대학을 갓 졸업한 작가가 뿜어내는 투박한 에너지는 반듯하고 말끔한 것에 익숙했던 눈을 자극했다.
임이혜 작가는 유년시절에 찍은 사진을 재구성하여 그림을 그린다. 사진은 생일이나 가족 나들이 등의 기념과 축하의 장면이 담긴 사진들이다. 작가는 이 사진들을 바탕으로, 가족에게 느끼는 애정, 미움, 불안 그리고 거기서 벗어날 수 없는 자신의 한계를 그린다. 하지만 작가가 재구성하는 것은 단지 유년시절의 사진이 아니다. 비틀어진 작가의 가정사 혹은 그에 대한 감정도 아니다. 작가가 그리는 것은, 화가의 손으로 풀어헤친 '시선'이다. 작가 스스로는 이를 "시선의 농담"이라 말한다. 우리는 임이혜 작가의 그림 앞에서 불안하게 부유하는 시선을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이 작가의 큰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 이민지
Vol.20130302j | 임이혜展 / IMIHYE / 林이혜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