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유설악

2013_0227 ▶ 2013_0602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박병춘_백정기_이정배_이현열_조인호_진현미

*전시 기간이 연장되었습니다.

기획 / 일현미술관

관람료 / 일반_2,000원(대학생 이상) / 학생_1,500원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일현미술관 ILHYUNMUSEUM 강원도 양양군 손양면 동호리 191-8번지 Tel. +82.33.670.8450 www.ilhyunmuseum.or.kr

지역공동체는 그 지역과 지역민의 전통적인 정신과 가치가 녹여져 지역문화가 형성되어 있는 공간이다. 특히 일현미술관이 위치한 양양은 이중환의 「택리지」, 정철의 「관동별곡」, 김홍도의 「낙산사」 작품에 등장하는 등, 예로부터 빼어난 경관으로 수많은 문학, 예술 작품의 소재가 되었다. ● 특히, 설악산은 양양을 대표하는 명승지로써 예로부터 아름답고 숭고한 풍경으로 수많은 작품의 소재가 되어왔다. 이에 일현미술관은 설악산의 산수풍경을 대상으로, 설악산을 온 몸으로 유랑하고 작가 개개인의 사적인 경험, 시각, 감정 등을 그 위에 덧씌워 그 실질적 체험을 각자의 독특한 시각적 내러티브와 조형성으로 창조해낸 작품들을 조명해 보고자 한다. ● 누워서 산수를 유람한다는 뜻의 '와유' 로 비유된 이 작품들은 관람객들로 하여금 작가가 창조해 낸 화면 속으로 들어가 이리저리 노니는 즐거움을 선사하며, 관람객들을 또 한명의 유객으로 초대한다. 아울러 이번 전시가 지역과 예술에 관한 다채롭고 풍부한 시각을 제시하고 새로운 미적체험, 상호소통을 이끌어내기를 기대한다.

박병춘_기억의 풍경_한지에 혼합재료_190×136cm_2005

박병춘의 산수는 지명이 없다. 이 지명이 부제한 장소들은 그가 설악산 근교의 계곡을 돌며 우연히 만난 어떤 풍경이다. 어떤 풍경은 작가의 의해 기억되고 의미 지어진 특별한 공간이다. 그는 이 특별한 공간을 화첩에 기록하고 거대한 화면으로 옮겨와 자신의 일상과 매개되는 사람과 사물들을 화면 속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임으로써, 풍경이 관조의 대상을 넘어서 풍경으로 뛰어들어 와 거닐고 노니는 유희적 장소로 탈바꿈한다.

백정기_Is of: Mt. Seorak in autumn # 4_단풍 색소 프린트_90×120cm_2012

백정기의 풍경사진은 산수풍경에서 자연성을 인지하는 실험이다. 여기서 자연성은 눈으로 지각한 산수가 본래에 가지고 있는 자연적인 성질을 의미한다. 그의 작업은 설악산에서 직접 채집한 단풍잎에서 색소를 분리 추출하여 프린터의 잉크로 사용하여 사진으로 인화하는 데, 이는 마치 과학탐구시간을 연상케 한다. ● 그러나 카메라 렌즈라는 기계적인 눈으로 입력하고 프린터로 출력하는 과정을 통해 얻어낸 이 설악산 풍경사진은 식물색소가 시간이 지날수록 색이 바래지면서 오히려 실제의 산수가 지니고 있는 자연스러움을 인식하도록 돕는다. 따라서 백정기의 산수는 망막을 통해 지각한 자연이 기계적인 과정을 거쳐 불변의 물체로 소유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변화하는 자연의 이치를 그대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몸짓임을 알 수 있다.

이정배_Collection_나무, 레진_80×25×100cm, 가변설치_2009

예로부터 의식적으로나 예술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물품들을 모으는 행위를 Collection(이하 수집품)이라 칭한다. 이정배에게 산수는 수집품이다. 그는 설악산에 아름다운 경관을 수집한다. 옛사람들이 자신의 화첩에 산수화를 그리는 행위를 통해 경치를 수집하였다면, 그는 실제의 거대한 자연의 일부를 기호에 맞게 선택하여 촬영한 사진 위에 먹으로 덧씌우거나 예리하게 절단하여 소품들로 꾸며 놓은 모형으로 제작하여 창조성을 더한 수집방식을 택한다. 이러한 방식은 돌을 모으는 수석과 나무를 분에 심어 가꾸는 분재와 닮았는데, 이정배는 산수를 가꾸는 작업을 통해 산수 즐기기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이현열_울산바위_한지에 수묵채색_80×200cm_2011

이현열의 산수는 세계를 응시할 수 있는 창이다. 그는 거대한 자연 안에 존재하는 크고 작은 만물을 탐색하여 고르게 표현함으로써 특정의 경관이나 사물이 주목받거나 삭제되지 않고 중재와 화해를 통해 공존을 꾀한다. 그는 사생을 통한 사실적인 묘사 위에 자연만물에서 느낀 잔잔한 감동을 유추할 수 있는 단서들을 숨은 그림 찾기처럼 배치한다. 이로써 풍경화는 읽을 수 있는 그림일기가 된다. 이현열의 산수는 거닐고 노니는 즐거움을 잔잔히 드러낸 일기일 뿐 아니라 이를 훔쳐보는 간접적인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유쾌한 공감을 이끌어낸다.

조인호_휘어진산수-설악산07_순지에 수묵_130×162cm_2009

멀리서 바라 본 산은 시선 속에 고정되어 부동의 자세로 우뚝 서 있다. 하지만 산길을 걸으며 마주하는 산은 걸음걸이마다 그 모습을 달리한다. 조인호의 산수는 보행자의 산수이다. 그는 직접 설악산을 오르며 걷는 방향에 따라 이동시점을 달리하여 보이는 산의 형태들을 전후좌우를 포용한 역동적인 구도로 묘사한다. 그가 인도하는 시선의 궤도를 따라 굽이굽이를 걷다보면 설악산의 웅장한 산세와 경쾌한 리듬을 만난다. 이처럼 조인호의 산수는 서양의 원근법과 동양의 삼원법으로도 풀어낼 수 없는, 부동의 세계인 산 위에서의 움직임에 대한 즐거움에 관한 숙제이다.

진현미_겹-0101_투명필름, 한지, 먹 가변설치_140×70×400cm_2003/2013 재작

산은 시작도 끝도 없이 무한한 경계에 머문다. 진현미의 산수풍경은 무한으로 향하는 매개체이다. 그녀는 전통적인 동양화기법이 지니는 단일한 화면 안에 먹의 깊이로도 표현할 수 없는 산수에 대한 감흥을 농묵과 다중(多重)화면 구조를 통해 응시의 범위를 확장한다. 중첩된 산 이미지는 움직임의 각도에 따라 망막을 통해서 형태 지어지고 다시 지워지며 자연 섭리를 따르듯 생성과 소멸을 반복한다. 이처럼 진현미의 산수는 설악산 고개 너머 고개로 우리를 유인하며 시선의 충돌과 교차 속에 산등성이를 부드럽게 와유하는 체험을 제공한다. ■ 일현미술관

전시연계 교육프로그램 2013 Museum Festival_예술체험 그리고 놀이 『입체설악지도』 일시: 2013년 5월 8일(화) – 5월 10일(금) 6회 / 2시간 진행 대상: 강원도 소재 초등학교 1~2학년, 3~4학년 정원: 회당 20명 내외 / 모집완료 문의: 033-670-8450 주최: (사)한국사립미술관협회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미술관 어린이 체험 특별프로그램 2013 Museum Open Day_미술관 가는 날 『잠들지 않는 미술관』 일시: 2013년 5월 18일(토) – 5월 19일(일) 1회 / 1박 2일 진행 대상: 미술에 관심 있는 초등학생 5~6학년 정원: 회당 20명 내외 / 모집완료 문의: 033-670-8450 주최: (사)한국사립미술관협회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Vol.20130227h | 와유설악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