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현재 Body, Being Here

2013_0226 ▶ 2013_0626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3_0312_화요일

참여작가 김건예_리우_서옥순_신성환_임현락 추종완_황우철_Tallur L.N._Ryoko SUZUKI

기획 / 김옥렬

관람료 / 일반_1,000원 / 청소년_700원 (20인 이상 단체 : 700원 / 500원)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대구미술관 DAEGUARTMUSEUM 대구시 수성구 삼덕동 374번지 2, 3전시실, 선큰가든 Tel. +82.53.790.3000 www.daeguartmuseum.org

몸의 현재 Body, Being Here ● 몸은 그 자체로 하나의 독립된 존재이다. 그러나 그 독립된 존재인 몸은 몸 밖의 물리적 환경과 문화적인 상황과의 유기적인 소통을 통해 '세계 내의 존재'가 된다. 그렇다면 몸을 통해 존재하는 인간은 태어나는 것인가, 만들어 지는 것일까? 이 물음은 진부한 논쟁거리가 될 수 있지만, 인류를 지속 가능하게 하는 연결고리로서 고대부터 지금까지 철학적 물음의 핵심주제였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오래지만 늘 새로운 이러한 질문 앞에서 지금까지 여전히 뜨거운 담론을 이어가는 이유는 메를로 퐁티(Merleau Ponty)의 말에서처럼, 인간은 하나의 생명체로서 운동하는 '살아 있는 몸(le corps vivant)'으로 소통하기 때문일 것이다. ● '몸의 현재'는 몸에 대한 현대적인 변화와 성찰에 대한 시각적 언어가 갖는 미술가들의 단상으로 회화, 조각, 설치, 사진, 영상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몸'에 대한 시각적 비전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다. 확실히 몸은 '지각의 생생한 장소'이다. 그리고 몸은 자신과 세계를 연결시키는 환경적 매체이자 삶의 가장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존재양식이다. 그렇기에 우리의 생각과 행동의 가장 생생한 토양인 동시에 나와 타인을 연결하는 중심이 되고 있는 몸은 이 스마트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매우 중요한 하나의 질문이다. 이번 전시 '몸의 현재'는 과거와 현재 미래라는 시간 속에서 나는 누구이며, '나'의 주인은 누구인가? 에 대한 새로운 답을 찾는 소중한 자리가 될 것이다. ● 전시의 구성 방식은 4개의 섹션으로 나누어서 전시를 진행해 간다. 섹션1, 전시실의 공간적 특징은 투명한 유리벽을 통해 전시실이 바깥의 자연과 시각적으로 환하게 열려 있다. 한쪽은 바깥의 산과 나무가 보이고 입구의 오른 쪽 천창 공간(선큰가든)에는 자연광이 날씨의 변화만큼 채워진다. 이 특별한 전시실에는 인도 작가인 탈루 엘엔과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리우 두 명의 작가가 하나의 전시실에서 벽을 사이에 두고 몸에 관한 이중적인 의미를 담아 놓는다.

탈루 엘엔 Tallur L.N._E=mc2 Part two 2009 / Hang Over 2006_2013

탈루 엘엔(Tallur. L.N)은 자연적인 것과 인위적인 것이 갖는 기능이나 효과 그리고 가치에 대한 등가물을 여러 가지 시각에서 발견하고 드러내는 작업을 한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은 사회적 현실과 문화적 상황 혹은 경제적이거나 정치적인 현실에서 발생하는 잉여와 결핍사이에서 떠다니는 불균형을 제시한다. 「Hang over」는 코코넛 껍질들이 몸의 이미지로 결합되어 인간과 자연이라는 두 가지의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자연으로서의 몸과 사회적인 몸을 통해 그가 던지는 질문은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기억을 상기시킨다. 'E=MC² part2'는 아인슈타인의 과학적 이론을 타이틀로 가져와 자연과 인간의 관계, 즉 과학적 작용인 중력의 법칙을 일상 속에서 오브제와 질료의 관계로 파악하고 그것을 예술적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리우 LEE Woo_Boundless Body_혼합재료, 디지털 애니매이션_360×1200×600cm_2013

리 우(LEE Woo)는 2000년부터 영상과 기계, 전자부품 등을 결합하여 실험적인 조각 작품을 선보이기 시작하였고, 계속해서 디지털과 장자의 동양사상, 미디어와 조각을 결합하는 시도를 통해 '사이버 호접몽'연작을 발표해 왔다. 그동안 작가는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 몸과 정신이 갖는 상징적 이미지를 사이보그(cyborg)라는 제3의 이미지로 인간과 기계의 결합 혹은 몸의 연장이라는 시도에 몰두해 왔다. 이번 전시에는 'Boundless body' 경계없는 몸이라는 테마로 좌상을 한 몸의 형상 600개가 몸의 경계에서 삼라만상의 풍경을 입고 명상을 한다. 그의 명상은 자연과 동화하면서 일상의 삶과 잠재된 기억의 창고에 쌓여 있는 파편화된 이미지를 하나씩 끌어내는 과정에 있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은 마치 칩거라도 하듯이 외딴 작업실에서 일기를 쓰듯 하루의 감성을 몸의 형상에 담아 놓은 조용한 번민들이다. ● 섹션2는 천장이 있는 공간인 선큰가든으로 3전시실과 2전시실을 연결하는 통로이자 안과 밖을 가로지르는 입체적 공간연출이 가능한 공간적 특성을 가진 장소이다. 이 장소는 3전시실과 2전시실 사이에 있는 자연광을 실내로 끌어 들이는 곳으로 천창과 바닥을 연결하듯 입체적인 설치작품을 통해 다양한 공간적 해석이 가능한 곳이다.

임현락_호흡 -'1초'_PET에 잉크 및 혼합재료_2013

이번 전시에서 이 공간은 임현락의 퍼포먼스를 통한 일초수묵을 설치한다. 그의 작업 「들풀」시리즈는 살아있는 생명력을 자연스러운 필치로 그려내며 여백의 미를 입체적인 설치작업으로 표현하였다. 수묵으로 표현한 '들풀'은 9×9×6.6m(천창공간)에 설치되며 2차원의 평면성을 3차원으로 확장하여 한국화의 실험성과 현대성을 몸과 정신적 관계 속에서 보여준다. 작가는 혼신의 힘으로 1초 1필의 순간에 한 호흡으로 길어낸 일초수묵을 통해 시간과 행위의 개념화, 몸과 정신을 연결하는 지각의 장이자 행위적 실천의 울림을 전한다. ● 섹션3은 4개의 전시실로 구성된 2전시실에서 이루어진다. 김건예와 료코 스즈키, 황우철, 서옥순과 추종완 그리고 신성환은 기쁨과 슬픔, 사랑과 억압이라는 순환 속에서 몸에 담긴 기억을 몸과 몸의 관계를 통해 페인팅, 조각, 영상, 설치 그리고 사진과 필름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한 지각의 풍부한 정서적 출구를 제공한다. 2전시실의 첫 번째 공간에는 여성의 신체이미지를 통해 사회적 성을 다루고 있는 김건예의 페인팅과 료코 스즈키의 사진이 전시된다.

김건예_Homo Sapiens Sapiens I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93.9×390cm_2013

김건예는 자신의 이번 작업이 단지 여성을 모델로 했을 뿐이지 남녀노소 누구나 사회적 관계망 속에서 속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작가는 속박에 대한 상징적 이미지를 반라의 여성으로 보여준다. 그것은 익명의 여성을 모델로 하고 있지만, 남성을 전제한 시선의 권력이나 성적 억압을 의도하지는 않는다. 여성의 누드와 최소한의 지시물들로 구성된 이번 작업들은 사각의 캔버스 속에서 마네킹처럼 무표정한 모습을 하고 있다. 그 몸은 마치 망각의 다리위에 서 있는 것 같다. 이 기계적인 감성 혹은 메마른 도시의 풍경이 거울처럼 반사되어 도시도 인물도 정물처럼 만나서 그렇게 홀로 텅 빈 공간속에 떠 있다.

료코 스즈키 Ryoko Suzuki_ANIKORA-KAWAII 시리즈&I am...시리즈_ C 프린트_2013

료코 스즈키(Ryoko SUZUKI)의 작품에 나타나는 얼굴은 하나의 중요한 사회적 지표를 상징한다. 그 지표는 바로 여성인 작가 자신이자, 개인의 정체성에 대한 확고한 지시대상이다. 모든 사람의 얼굴은 신체를 인식하는 최전선에 있다. 작가는 이런 소통의 최전선에 자신의 얼굴을 놓는다. 그리고 작가 자신이자 개인의 정체성이고 소통의 최전선에 있는 얼굴에 남자 혹은 미디어가 만들어내는 가상의 몸을 결합한다. 작가는 자신의 얼굴과 남성의 몸을 결합해 낯선 몸을 설정한다. 이 낯선, 둘이지만 하나인 몸은 겹치거나 나란하게 등장하는 인물이 아닌, 작가의 머리 부분과 타인의 몸이 정교하게 결합된 제3의 인물이다. 자아에 타자가 결합되는 현대의 분열된 자아, 낯선 몸은 개인적인 욕망과 사회적 욕망의 충돌에서 발생하는 지각의 장이다.

황우철_개다리춤꾼 Takao dancer_캔버스에 유채_24.2×33.4cm×132_2012~3

황우철(HWANG OuChul) 글, 그림, 조각, 영화 등 다양한 창작활동으로 예술 안에서 자신의 삶을 녹여낸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예술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단편영화 'water'(황우철, 웬싱호 감독)가 상영되며, 「개다리 춤꾼」의 콘티로 그려진 4호 유화 작품 132점이 함께 전시된다. 이 영화는 어린 시절을 함께 했던 친구들이 경험한 성장통, 알게 모르게 누구나 겪는 성장통은 몸과 마음의 균열 속에서 보다 깊어진다. 과거라는 시간 속에서 만들어진 그래서 현재에 있는 '나의 몸'은 이미 기억의 층 깊은 곳에 화석처럼 남아있는 흔적, 어쩌면 첫사랑과도 같은 떨림, 어디서 오는지 알 수 없지만 몸과 마음을 스스로 작동하기 어려웠던 경험 그래서 눈을 감으면 더욱 선명해지는 그리움, 그러나 지금은 일상에 함몰된 몸으로 마치 화석처럼 기계처럼 살아간다. 어쩌면 과거는 다시 현재에 만들어 지고 현재는 그렇게 미래에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닐까, 누구의 기억이고 추억인가에 따라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는 다른 그림이다.

추종완_탈(脫)-Emergence_2013

추종완(CHOO JongWan)은 자화상을 극대화한 인물과 그로테스크한 신체의 형상을 새롭게 보여준다. 얼굴이 없는 몸이 회화적 몰입을 위한 투쟁의 장이었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일그러진 자화상에 몰입한다. 이 자화상은 어쩌면 현대인의 초상이기도 하다. 얼굴을 찍어서 스스로의 만족도에 따라 조작 가능한 부분을 고치고 무한 변형 가능한 얼굴, 그러나 실재의 자신을 온전히 변형하는 것이 불가능한 불균형, 이 건널 수 없는 강 사이에 부유하는 현대인의 초상은 실재를 대체하면서 익명으로 그 불균형의 강을 건넌다.

서옥순_Emotion_캔버스에 혼합재료_2013 서옥순_Trauma_천, 실, 솜, 바느질_2013

서옥순(SEO OkSoon)은 실과 바느질 등으로 여성적 내러티브를 표현한 회화와 설치작업을 보여준다. 작가는 예민한 사춘기 시절의 억압적 환경에서 오는 감정을 치유해 가는 방식으로 바느질과 뜨개질에 집중하면서 평정심과 즐거움을 되찾았던 기억을 작업으로 표현한다. 그에게서 바늘과 실은 치유적인 도구이자 작업으로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체이다. 이번에 전시되는 『몸의 현재』에서도 봉합을 상징하는 실과 바늘, 부드럽게 쓰다듬듯 물감과 붓으로 지우는 행위 속에서 스스로에 대한 치유를 예술이라는 행위로 옮겨 놓는다. 그것은 매일 반복되는 세안 후 거울 앞에 앉아 얼굴에 화장을 하고 또 지우는 행위, 그 행위 과정을 통해 언뜻 언뜻 발견하는 미세한 변화들, 이런 일상의 반복된 행위 과정을 작가는 자신의 화폭에 얼굴을 그리고 또 지우고 다시 그리는 방식으로 연속적인 시간의 경과와 다른 시간들이 동일한 공간에서 만나고 겹쳐지는 장소를 본다.

신성환_If I knew.._단채널 영상_2013 신성환_明 Bright_혼합재료_2013

신성환(SHIN SungHawn)의 작업적 테마는 '꿈과 여행, 소통, 생, 기억'이다. '꿈과 여행'은 인간의 실존에 대한 명상이며, '생'은 생성과 소멸, 빛과 어두움 등 끊임없이 변화하는 한 순간에 대한 포착이다. 그는 현대인의 일상, 미디어에 포획된 채 길들여지는 시스템을 역설적으로 활용한다. 그리고 그 역설은 잃어버린 꿈, 삶에 대한 새로운 기억들을 떠 올리게 한다. 그가 그리는 건조한 기계적인 빛은 유동적인 물의 변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빛의 그림이다. 그의 작업은 모니터에 길들여진 의식을 물성과 이미지가 만들어 지는 과정을 통해 몸으로 지각하는 방식이다. ● 섹션4, 영상아카이브는 관람자들이 전시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각에서 창작과정이 갖는 의미를 보여준다. 작가들의 작업과정과 작품에 대한 인터뷰 영상을 함께 전시함으로써 관람객이 창작의 의미를 보다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는 장이다. ●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회적 관계들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환경적 요소가 결합된 총체적 장으로서의 몸은 위대한 감성과 이성으로 조율하는 마술적 장치인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 기억의 마술적 장치에는 상처와 억압을 일깨우기도 하지만, 지각의 방식에 따라 상처와 억압을 치유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 이번 전시의 주제인 '몸의 현재'는 몸에 관한 철학적 담론을 재생산하려는 철학적 사유의 물음이기보다는 과거와 미래라고 하는 시간적 의미와 그 시간들 속에서 현재의 관점을 담고자 했다.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과거가 되는, 그 시간마저 담고 있는 현재라는 장소적 특성을 포함한 몸, 그것은 바로 '지금 여기'에 있는 몸이다. 지금 여기서 만나고 보고 접촉 가능한 몸, 과거의 기억을 담고 있는 현재의 몸, 그것은 '아직 없는 미래'와 '이미 없는 과거'의 근거가 되는 '지금 여기'에서 작가가 경험한 기억과 개인이 가진 순수한 지각이 결합된 지점에서 '몸의 현재'가 만나는 '지각의 장'이다. ■ 김옥렬

Vol.20130226f | 몸의 현재 Body, Being Here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