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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소영 블로그_https://blog.naver.com/sodeki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스칼라티움 아트 스페이스 SCALATIUM ART SPACE 서울 강남구 역삼동 828-10번지 Tel. +82.2.501.6016 www.scalatium.com
자연은 삶을 영위하는 곳으로, 일상에서 결핍 된 평온함과 안정감을 제공해 주지만 때때로 낯섦을 발견하게 되는 곳이기도 하다. 명승 고적을 담은 그림을 감상하며 정경을 더듬어가는 와유의 대상으로써의 자연에서 벗어나, 권소영은 자연을 사뭇 다른 관점으로 마주하며 기억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 권소영은 일상의 풍경 중 특정 요소를 반복하거나 과감한 구도를 구사하며 평범하지만 색다른 풍경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09년 이후 '자연'이라는 광범위한 주제를 'landscape'이라는 일관된 제목의 회화 연작으로 다루어온 그녀는 자연의 일반화된 이미지와 거리를 두는 유연함을 보여주었으며, 일상의 풍경에 과거의 경험과 기억을 반추하는 요소들을 집약적으로 묘사하였다. 권소영의 풍경화는 자연이 주는 평온함을 그리기 위해 시작되었지만, 그녀의 본격적인 회화는 자연의 익숙함이라는 평범한 사고에 대한 의문에서부터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여행 혹은 사생을 통해 직접 접하는 산의 일부를 그리는 권소영은 일상에서 기억하고 싶거나 현실에서 오묘함이 강하게 느껴지는 생경한 풍경을 카메라에 담거나 드로잉을 한다. 이후 촬영한 사진 중 일부를 골라 작업의 소재로 사용하는데, 여러 사진에서 갖가지 나무들을 추출한 뒤 화면에 한데 모아 실제 전경에 기반을 둔 가상의 공간을 만들어 낸다. 그녀가 묘사하는 가상의 공간은 기억의 단편들이 조합된 곳이다. 산을 오를 때 느꼈던 감흥을 떠올리며 자연의 이미지들을 조합하지만, 자연에 대한 경건함과 평온함 같은 이전의 느낌을 순수하게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 자연에 대한 감흥은 회상하는 시점에 따라 처음과는 사뭇 다른 이미지로 펼쳐지기에, 자연의 이미지들은 시간의 순차 혹은 공간의 연속성 없이 landscape 안에서 뒤섞이게 된다.
『스며든 풍경』이라는 제목의 이번 개인전에서는 권소영의「landscape」연작 중, 산자락의 모습을 롱 샷(long shot)으로 담은 풍경, 이국적인 주택이 보이는 풍경, 나무와 풀들이 군집을 이루며 산을 뒤덮는 풍경의 회화 작품을 선보인다.「landscape」(2010)은 언덕 위에 있는 집 주위로 갖가지 나무들이 서식하고 있는 목가적인 장면을 원경으로 묘사한 것이다. 화선지 위로 물감이 번짐에 따라 언덕과 풀밭, 호수의 경계선이 희미해지며 세 개의 공간은 유려하게 이어진다. 경계의 모호함은 화면에 넓은 여백을 만들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화면의 중앙, 호수 가장자리에 횡단으로 이어지는 풀밭 위로 사람들이 지나가는데, 풀밭은 자연과 인간의 영역 사이에 위치하는 곳으로 현실과 가상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보인다. 자연에서 불변하는 대상을 발견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자연에 대한 기억 역시 고정되어 지속되지 않듯, 화면의 여백은 자연에 대한 여러 감흥들의 교차를 위한 텅 빈 공간으로 자리하고 있다.
나무와 수풀의 묘사에 있어 권소영은 집요함을 보여왔다. landscape 연작은 사생으로 소나무 숲을 그린「林」(2009)을 계기로 시작되었다. 초기에 그녀는 소나무의 건조한 질감과 솔잎의 날카로움을 집약적으로 묘사하였는데, 자신의 경험을 회화로 옮길 때 가감되는 여러 감흥들에 따라 익숙한 풍경들이 이국적이고 낯설게 다가오는 것에 주목하게 된다. 이후 대상의 외형을 오롯이 재현하기 보다는 자연물에서 일정하게 나타나는 패턴들을 발견하고, 이를 반복하여 나타내거나 점묘법을 사용하며 다양한 기법으로 풍경화를 그리게 되었다. 채도 높은 주황색과 녹색의 나뭇잎들이 산의 앞뒤로 빽빽하게 펼쳐진「landscape」(2012)은 보색 계열의 색들이 한치의 물러섬 없이 골고루 화면을 덮고 있어 팽팽한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붓을 날카롭게 세워 수 많은 점들을 찍어 수풀을 집요하게 묘사하였는데, 원경과 근경의 구분이 모호해져 평평한 화면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 작품은 지인이 해외에서 촬영한 사진을 우연히 접한 뒤 이를 회화로 옮긴 것인데, 그녀는 자신의 관심 주제인 자연을 담은 사진에서 묘한 끌림을 느꼈으며, 타인의 생소한 경험에서 낯익음을 발견하게 된다. 사진이 한시적인 특징의 기록물임을 고려할 때, 사진을 회화로 옮긴 권소영의 풍경화는 일시적인 순간을 연장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으며, 이는 과거와 현재, 타인이 회상하는 산과 권소영의 감정이 투과된 산이 조우하는 공간으로 볼 수 있다. ● 최근「landscape」연작에서 권소영은 기존의 안정적인 구도에서 비껴나서 동적인 구도로 변화를 시도한다.「landscape」(2013)은 수풀과 동그랗게 굽은 나무가 만들어낸 구멍 사이로 호수 너머의 들판이 보이는 독특한 구조의 풍경화이다. 자연물이 만든 구멍을 통해 무언가를 바라보는 것은 관음의 행위를 상기시키는 동시에 마주할 수 없는 과거의 기억을 회상하고자 하는 욕망, 도달할 수 없는 대상을 패티쉬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원경에 있는 들판은 근경에 있는 나무와 풀밭보다 더욱 선명하게 묘사되며 역원근법의 특징을 보인다. 원근법이라는 회화의 통념으로부터 자유로운 모습을 보이는 권소영의 풍경화는 자연과 이를 바라보는 사람 즉, 대상과 관람자라는 이분법적 관계까지 모호하게 만든다. 자연을 바라보는 관람자는 대상을 바라보는 주체인 동시에 역으로 자연으로부터 바라봄의 대상이 되는데, 이처럼 자연은 우리에게로 우리는 자연에게로 서서히 교차하며 스며들어 간다.
「landscape」(2012)은 자연과 이국적인 주택의 모습을 담은 풍경화이다. 마을 초입에 명판을 세로로 길게 걸어놓은 듯 거친 흑색의 바위가 화면 양 끝으로 기다랗게 자리하고 있는 흥미로운 구도이다. 바위는 화면의 프레임 역할을 하는데, 시선은 이내 바위를 가볍게 스치며 화면 가운데의 붉은 지붕들이 모여 있는 마을로 향하게 된다. 바위와 덤불, 나무는 다소 투박하고 거칠게 표현된 데 비해 건물들은 규칙적이고 잘 정돈된 외관을 갖추고 있다. 특히, 건물의 지붕과 창문은 일정한 길이의 선과 동일한 크기의 사각형이 촘촘하게 들어선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자연물의 유기적인 형태는 세련되고 정갈하게 표현된 건물과 대비를 이룬다. 짙은 색의 수목과 흰 집, 주황색 수풀로 이루어진「landscape」(2013)은 주황색의 덩어리가 화면을 점유하는 듯한 모습이다. 사람들이 입은 등산복, 건물의 지붕 등 자연물 이외의 것을 묘사하는 데에 사용되었던 주황색이 여기서는 자연의 색감으로 나타나고 있다. 붉은색의 부드러운 덩어리는 초현실적인 느낌을 자아내며, 평범한 풍경을 인식의 너머에 있는 비가시적인 공간, 부유하는 공간으로 변하게 한다. ● 권소영은 일상의 풍경을 단순히 조합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 풍경에 기억을 환기시키는 색감을 입힌다. 4년간 진행해온 풍경화 연작은 landscape이라는 하나의 제목을 가지고 있지만, 그녀는 같은 단어임에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른 어감의 landscape을 만들어 간다. (2013.02) ■ 이세연
나는 익숙하고 편안한 풍경을 찾아다니던 중 낯설거나 이국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의 오묘한 풍경에 어느 순간 매력을 느끼게 된다. 그 풍경을 바라보며 떠오르는 색감을 작품의 전반적인 색으로 결정한다. 보랏빛, 주홍빛, 푸른빛의 나무와 집이 있는 풍경, 풍경 속에서 바라본 또 다른 풍경 등 나에게 스며든 자연은 나의 경험과 느낌을 토대로 새로운 풍경으로 재탄생된다. (2013) ●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도시의 편리함에 모여들어 살고 있지만 도시의 오랜 생활은 금세 지치고 사람들은 자연으로의 여행을 꿈꾼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산에 오르고 아름다운 경치를 찾으러 다니곤 한다. 나 또한 서울이라는 도시의 바쁜 일상 속에서 새로운 안식처를 갈망하다가 산에 오르고 아름다운 풍경을 찾아다니게 되었고, 그 곳에서 사생을 하며 현장에서 느꼈던 느낌을 토대로 풍경을 그린다. 풍경을 그리면서 갈증을 해소하고 그 속에서 쉬는 상상을 하였고 나의 그림을 보는 감상자들이 그림을 보는 순간 편안하고 기분 좋게 쉬었다 갈 수 있기를 바란다. (2012) ● 나의 작업은 직접 산에 올라가고 체험하고 느낀 것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산 속에서는 인공적 가감의 흔적이 없는 수많은 존재들, 바람에 이리저리 움직이는 풀과 나무들, 말 그대로 자연 그 자체의 삶을 살아가는 존재들과 마주한다. 나는 내가 직접 체험하며 만났던 자연의 존재들로부터 느꼈던 감정을 담아 화면에 재현해 낸다. (2011) ■ 권소영
Vol.20130226c | 권소영展 / KWONSOYOUNG / 權素暎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