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Utopian Simulacrum

안드레이 몰로드킨展 / ANDREI MOLODKIN / installation.drawing   2013_0226 ▶ 2013_0428

안드레이 몰로드킨 ANDREI MOLODKIN_YES_아크릴박스, 투명 튜브, 원유_32×68×9cm_2007

초대일시 / 2013_0226_화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30am~07:00pm

우손갤러리 WOOSON GALLERY 대구시 중구 봉산동 134-12번지 Tel. +82.53.427.7736,7,9 www.woosongallery.com

우손갤러리는 오는 2월 러시아 현대미술 작가 안드레이 몰로드킨의 국내 첫 개인전을 연다. 본 기획전에서는 작가의 대표적인 원유 조각과 볼펜 드로잉 20 여 점을 선보인다. 몰로드킨은 원유와 볼펜이라는 독특한 자신만의 매체로 제작한 작품들을 통해 강렬한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가이다. 아크릴로 된 조각의 내부는 뇌, 심장과 같은 인간의 신체 기관, 그리고 사모트라케의 니케나 자유의 여신상과 같은 잘 알려진 문화적 도상, 또는 '민주주의'나 'G8', '인권'과 같이 정치적 의미를 가진 단어의 형태로 비어있는데 이 빈 공간 혹은 밖의 네거티브 공간을 원유로 채우는 작품이다. 그는 피와 원유를 동일한 것으로 보는데 인간의 몸을 순환하는 피와 마찬가지로 석유야 말로 서구 경제의 피와 살과 같은 원동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원유는 마치 혈관과 같은 파이프라인으로 연결돼 펌프에 의해 채워졌다 비워졌다 하며 감상자에게 순간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2009년 베니스 비엔날레의 러시아관을 대표하는 작가로 선정되었던 몰로드킨의 이번 국내 전시는 2월 26일부터 4월 28일까지 계속된다.

안드레이 몰로드킨 ANDREI MOLODKIN_KISS_아크릴박스, 투명 튜브, 원유_32×68×9cm_2007

우손갤러리는 원유와 볼펜이라는 독특한 매체로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업으로 유명한 러시아 현대미술 작가 안드레이 몰로드킨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몰로드킨의 작품은 크게 볼펜 드로잉과 원유 조각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가 작품의 소재로 볼펜과 원유라는 매체를 선택했던 데는 그 자신의 개인적 경험과 관련이 깊다. 구 소련 군 복무 당시 몰로드킨은 시베리아 원유 수송을 담당하며 원유를 접할 수 있었고, 또 볼펜은 가족이나 친지에게 편지를 쓰라고 지급되는, 그가 군에서 접할 수 있었던 유일한 매체였다. 그는 해골이나 군과 관련된 주제들을 그리는 것으로 볼펜 드로잉 작업을 시작했다. 노동 집약적인 작업 과정에서 작가는 거대한 캔버스 드로잉에서 오로지 볼펜만을 이용해 상품, 문화적 허영심을 나타내는 모티프인 해골, 성경을 들고 있는 부시와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풍자적인 주제들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그에 따르면 다 써버리면 즉각적으로 교체되는 볼펜은 죽어버리면 이내 새로운 세대로 교체되는 인간의 인생을 떠올리게 한다. 작가는 볼펜과 사람은 마지막 잉크 즉, 피 한 방울도 남지 않을 때까지 이용되며 강박적으로 일해야 하는 같은 운명을 지녔다고 생각한다.

안드레이 몰로드킨 ANDREI MOLODKIN_TRANSFORMER_원유, 아르곤가스_2013

이후 몰로드킨은 볼펜 스케치에서 원유 조각으로 작업을 확대했다. 원유 조각은 내부 형태가 비어있는 아크릴 조각으로 비어있는 부분 혹은 밖의 네거티브 공간은 원유나 피로 채워진다. 그는 자연 자원인 원유를 미학적인 형태로 변형시킴으로써 현재 서구 문화 내에서 원유의 역할에 관해 의미심장한 질문을 제기한다. 몰로드킨은 피와 원유를 동일한 것으로 보는데 인간의 몸을 순환하는 피와 마찬가지로 석유야 말로 서구 경제의 피와 살이라고 믿는다. 신체, 종교적 또는 문화적 도상이나 '민주주의', 'G8', '인권'과 같이 선택한 단어들을 작품의 주제로 사용하면서 그는 문화, 종교, 경제와 정치 간 갈등에 주목한다. 그의 원유조각은 문화에 대한 경제의 승리를 나타내는 '액체 기념비'라고 할 수 있으며 그에 따르면 문화는 비어있는 것으로 경제력과 정치적 권력을 가지고 채울 수 있는 것이다. 그의 작품에서 원유는 펌프에 의해 채워졌다 빠져나갔다 하는데 이러한 순간적 경험과 더불어 마치 불규칙한 심장박동처럼 들리는 펌핑 기계의 소리는 감상자에게 완전히 다른 형태의 공감각적 예술을 선사한다.

안드레이 몰로드킨 ANDREI MOLODKIN_I LOVE ART_캔버스에 볼펜 드로잉_155×330cm_2010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초기부터 해온 작업이자 현재도 진행 중인 볼펜 드로잉 작품들과 원유와 네온으로 이루어진 압도적인 작품,「Transformer No.678」(2012)와「3 hearts」(2012)을 포함한 원유 조각 20여 점을 선보인다.「Transformer No.678」은 두 개의 감옥과 같은 케이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원유가 통과되는 투명한 관과 네온관으로 된 이 작품은 러시아 법정의 피고인실을 모델로 제작되었다. 한 케이지로 원유가 주입되고 이내 원유가 작은 정제기계로 들어가면 가스가 만들어지는데 이 가스가 전기를 생산하게 되어 네온관에 불이 켜지는 시스템이다. 한편「3 hearts」작품에서 몰로드킨은 인간의 심장에 석유를 펌핑함으로써 오늘날 일상에서 석유의 무소부재성과 중대한 필요성을 나타내고자 한다.「3 hearts」는 작품과 함께 조각의 실시간 모습이 프로젝션으로 전시실 한 벽면에 보여질 뿐만 아니라 거친 심장박동 기계음과 함께 전시될 예정인데, 이 설치 작품은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다. 우손갤러리의 안드레이 몰로드킨의 전시를 통해서 예술이 현실을 인식하는 방식,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지만 설명할 수 없고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을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우손갤러리

Vol.20130226b | 안드레이 몰로드킨展 / ANDREI MOLODKIN / installation.draw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