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와 함께하는 과학과 예술의 상상미래

2013_0219 ▶ 2013_0331 / 월요일 휴관

조광희_우주(宇공간과 宙시간)의 무한 속, 내 존재 티끌의 무대-남극의 만다라 A smallest stage of mine in the infinite Universe–Antarctic Mandala_ 단채널 비디오, PVC, 아크릴, 디지털 모니터_가변크기(디지털 만화경 50×220cm)_2012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강영민_공수경_김승영_김영식_김종구 랄프샌더_안종연_양쿠라 YANG Kura_이병찬 이수영_조광희_최병수_최승준_최태훈_하원

주최,주관 / 칼텍스 예울마루 감독 / 김정화(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기획 / 박수진(독립큐레이터)

관람시간 / 화~일요일_09:00am~07:00pm / 월요일 휴관

예울마루 전남 여수시 시전동 1003번지 7층(예울마루로 100) Tel. +82.61.808.7000 www.yeulmaru.org

과학과 예술로 마법을 걸어라. ● 과학기술은 예술적 상상력을 현실화하고 예술은 과학에 영감을 주어 보다 나은 삶과 미래를 꿈꾸게 한다. "KAIST와 함께 하는 과학과 예술의 상상 미래 展"은 과학정신과 예술의 융합으로 오늘 우리의 모습과 상상하는 미래를 다루고 있는 전시이다. ● 우리나라 과학과 공학을 대표하는 교육 연구기관인 KAIST에서 이번 전시를 함께한다는 것이 의외로 여겨질 것이다. 그러나 현대 과학과 예술은 상상력, 창조력, 미디어라는 공유점에 의해 서로에서 의존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의 융합은 서로를 자극하여 인간의 상상력과 기술력으로 새로운 과학의 경계를 탐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새로운 세계로 우리를 이끈다. 또한 디지털 기술은 삶의 변화를 가져오면서 과학기술, 인문학, 예술, 디자인 등 다양한 학문 분야들의 융복합을 촉진시키고 확장시켜왔다. 그래서 KAIST는 과학과 예술의 통섭을 통하여 과학기술에 대한 지평을 넓힐 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 대한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보고자 KAIST Science Humanity Muses Project(이하 KAIST SHuM Project)를 마련하여, 다양한 문화 활동의 장을 펼칠 기획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과학과 예술간의 활발한 교류를 위한 KAIST SHuM Project의 첫 기획으로 기후대기환경의 변화에 대한 예술가들의 생각들을 모은 기획전 "하늘을 보다"전을 열었다. ● 이번 전시 "KAIST와 함께 하는 과학과 예술의 상상 미래 展"는 여수의 환경과 GS 칼텍스 예울마루의 문화공간의 상황에 맞춰 "하늘을 보다"전을 발전시키고 산업과 학문, 예술이 함께 어울어지도록 했다. 전시는 현재 우리가 당면한 환경문제를 인식하고 자연과 생태를 이해함으로써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상상하는 과학과 예술의 만남의 장을 보여주고자 했다. ● 20세기, 우리는 그 어느 시대보다도 인간중심인 사고와 효율성과 성장 중심의 발전을 지향해왔다. 과학과 산업은 엄청난 속도로 발전했고 예술은 기계미학과 기술미학으로 새로운 예술적 표현을 가능하게 했다. 반면 그만큼 자연은 대상화되고 인간화되어 갔다. 계절에 따라 순환하던 자연은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지구 생성 이래 끊임없이 진행 되어 왔지만, 과거의 기후변화 기록에서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는 더욱더 빠르게 가속화되고 있다. 기후계의 구성 요소들 간의 균형들은 빠른 속도로 깨지고 있고 그에 따른 이상 현상들이 지구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제 이상기후와 환경문제는 국부적, 지역적, 국가적 차원을 넘어 국제적 문제이며, 인간의 문제를 넘어 자연, 지구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가 되었다. ● 남극의 유빙이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쓰나미, 토네이도가 우리 삶의 터전을 파괴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현상은 이제 더 이상 자연재해가 아니다. 환경과 생태계의 변화는 동 식물의 서식지가 이동하게 했고, 심각할 정도로 많은 생명들을 사라지게 했다. 땅이 변하고 하늘이 변하면서 익숙했던 풍경이 사라지고 있다. ● 이처럼 환경이 변하고 많은 것이 사라지는 원인 중 가장 큰 것은 타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의 부재일 것이다. 그것은 비단 사람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예전 사람들은 하늘을 보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를 마감했다. 하늘을 보고 대기를 느끼면서 날씨를 예측하고 삶을 준비했다. 그러나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더 이상 사람들은 하늘을 보지 않는다. 대신 일기예보를 본다. 그리고 그 기상정보마저도 현대인의 일상생활에서 그다지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 현대식 건물은 연중 일정한 온도와 습도, 항상 밝게 맞춰진 조도는 노동하기 좋은 쾌적한 상태로 늘 조성되어 있다. 밖의 날씨가 비가 오는지, 눈이 오는지, 더운지, 추운지, 현대인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더 이상 현대인의 일상에 날씨가 중요하지 않다 그만큼 사람들은 자연과 하늘을 보고 읽는 감각을 빠르게 잃어갔다. 그만큼 자연을 돌보지 않게 된 것이다. 하늘을 보고 자연의 흐름에 인간의 노동과 삶을 맞췄던 시대는 갔고, 인간의 편리한 삶이 우선이 되고 그에 따라 자연은 개발되고 가공되었다. 더 많이, 더 빨리 발전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두지 않고, 우리는 더 이상 하늘을 보지 않게 되고 나 이외의 타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도 빠른 속도로 사라졌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전시에서 우리는 희망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우리가 꿈꾸는 미래에는 사라졌던 것들이 다시 살아나고 다양한 형태의 삶과 이야기가 공존하기를 바란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현재 우리가 무엇을 해야하는가에 달려있을 것이다. 우리의 오늘이 우리의 과거와 미래의 모습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오늘 우리가 무엇을 하는가는 무척 중요한 일이다. 상상하는 것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마법같은 현대기술로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를 현실화하기 위해서 이제 우리는 우리에게 주문을 걸어야 할 것이다.

김영식_Another Moon_디지털 프린트_가변설치(Paper work 205×150cm)_2012 김영식_Seeing Invisible_디지털 프린트_가변설치(Paper work 120×120cm)_2011

이번 전시는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 섹션은 기후변화로 사라지는 풍경과 사라지는 소리, 자연과 환경, 인간 사회가 빠른 속도로 변하고 사라지는 모습을 담담하게 기록하고 있다. 전시장을 둘러싼 작품은 이수영의 「일기(日氣)_일기(日記)」이다. 이 작품은 지난 36년간 손글씨로 쓴 지극히 사적인 일기에 기록한 그날의 날씨는 인간과 기후의 가장 구체적이고 사적인 만남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풍장(風葬)」에서는 몽골의 초원마다 떠도는 광산개발과 헛된 욕망들에 의해 사라지는 바람과 햇볕, 초원, 동물들을 관과 붉은실로 죽음과 치유를 은유하고 있다. 강영민의 「토네이도」는 이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는데,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파괴되고 사라지는 것들을 토네이도의 형상으로 위협적으로 경고하고 상상하고 있다. 이런 사라짐은 인간의 손이 닿기 힘든 곳에서 더욱더 가속화되고 있다. 조광희와 김승영은 2011년 남극 세종기지에서의 레지던스에서 보고 관찰하고 기록한 남극의 유빙이 사라지는 모습과 소리, 변하는 환경에서 어찌할바 모르는 여린 생명들을 담아내고 있다. 최병수는 이런 사라짐의 관계성을 「일곱개의 해」, 「빙하」 등을 통해 복합적으로 보여준다.

이병찬_Urban Creature_비닐, 에어모터_가변크기_2013

두번째 섹션은 관찰을 넘어서 성찰의 시공간을 체험하게 한다. 전시장 가득 물이 일렁인다. 때론 거칠게 파도치고 때론 방울방울 떨어진다. 하원의 「A Drop of Sky in the City」는 물의 움직임과 그 변화에 상응하는 공간을 통해 관람객을 성찰의 시간으로 이끌어낸다. 하원의 작품이 근원적인 물과의 상응을 다뤘다면 김종구의 「Mobile Landscape」는 보다 구체적인 장소에서 느끼는 체험을 통한 성찰로 나아간다. 전시장 밖 풍경, 여수 앞바다의 자연과 그 앞에 선 인간의 심상을 담은 쇳가루 시는 ccTV를 통해 전시장 밖 풍광으로 바뀐다. 즉 풍경은 문자로, 문자는 다시 풍경으로 순환하며 의미는 확장된다. 또한 작품을 관람하는 관객들의 신체가 투사된 풍경 사이에 섞여 순환의 장 안으로 들어선다.

강영민_토네이도 Tornado_디지털 프린트_500×320×500cm_2011

세번째 섹션은 변화하는 환경을 관찰하고 예술적인 상상력으로 풀어내면서 예술적 대안책을 모색하고 있다. 경쾌한 음악과 함께 지구 곳곳을 걸어서 탐색을 하듯이 보여주는 양쿠라의 「Walking on the earth」는 우연히 발견된 사소한 이미지를 소중한 생명체들로 변화시키며, 환경적 사유로 재해석한다. 지구탐색은 김영식의 「Another Moon」과 「Seeing Invisible」에서 우주탐사로 넘어선다. 또 다른 달을 만들어내는 예술, 우주를 유영하듯 자유로운 상상세계를 만들어내는 예술은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다. 반면 최태훈의 작품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재해를 상상하고 개인을 지키기위한 보호장비를 구상해낸다. 이 장비들은 다소 무리하고 과장된 오브제로 보이지만, 이 각각의 장비들의 실효성은 예측 된 현실의 무게를 반영하고 있다. 더불어 이런 보호 장비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무엇을 해야 할 지 작품을 통해 역설적으로 문제제기하고 있다. 이병찬은 환경과 생태파괴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를 「Urban Creature」라는 괴생물체로 보여준다. 여러 가지 환경 오염에 의해 기형적으로 변형된 동물들은 인간이 만들어낸 여러 가지 눈부신 발전의 모습의 뒷면에 숨어있는 아픔의 모습일 것이다. 랄프샌더는 이런 변화된 환경에서 세계를 살리는 기계라는 상상의 기계를 실체화하여 제시한다.

양쿠라YANG Kura_Butterfly_혼합재료_가변크기_2013

마지막 섹션에서는 인간중심의 과학기술이 파괴한 자연을 과학과 예술로 되살리고자 하는 바램과 미래에 대한 기대를 담고있다. 환경을 주제로 초현실적인 형상으로 표현하는 안종연의 「빛의 영혼」은 빛과 소리가 교차하고 움직이는 공간을 만들어낸다. 그 공간 안에서 우리와 우리 주변, 나아가 우주 전체에 흐르고 있는 에너지의 순환을 보여준다. 공수경의 「호수에 뜬 달」은 불빛으로 된 육면체에 물이 담겨져 움직이고, 물의 변화는 초승달에서 보름달로 변하는데 영향을 미친다. 그런 모든 변화는 관람객이 직접 작품을 움직이면서 보게 함으로써 자연과 순환에 인간의 역할, 과학기술의 역할을 생각하게 한다. 이렇듯 인터렉티브한 작품을 통해 직접 체험하는 즐거움을 얻기도 하겠지만 동시에 우리가 무엇을 해야하는가를 몸으로써 사유하게 한다. 최승준의 「반딧불이의 숲」에서도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가상의 식물들이 흔들이며 색이 바뀐다. 식물들 사이에 숨어있는 반딧불이는 식물들이 움직일 때 빛을 내며 날아간다. 오염된 환경으로 인해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반딧불이를 과학과 예술로 되살려낸 것이다. ● 이렇듯 예술가들은 여러가지 다양한 모습으로 미래를 상상하고 각자의 주문을 걸었다. 이제 우리도 각자의 주문을 걸어보자. 그런데 마법이 풀린다면? 아름답던 모습은 사라져버리고 비루한 모습으로 되돌려질 것이다. 그렇다면 깨지지 않는 마법을 걸어야 할 것이다. 단지 주문을 외우는 것만으로 현실을 바꿀 수는 없다. '오늘을 어떻게 살아가야하느냐', 바로 그 실천의 행위가 깨지지 않는 강력한 마법의 주문을 완성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 ■ 박수진

Vol.20130219g | KAIST와 함께하는 과학과 예술의 상상미래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