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2013 갤러리 이안 기획展
1부 송호준展 / 2013_0214 ▶ 2013_0220 2부 권영성展 / 2013_0222 ▶ 2013_0228
관람시간 / 10:00am~06:00pm
갤러리 이안 GALLERY YIAN 대전시 중구 대흥동 153-5번지 Tel. +82.42.220.5959 www.galleryyian.com
인간의 모든 기억은 잠재의식 속에 존재하며 시시때때로 혹은 끊임없이 우리의 삶에 영향을 주고 있다. 한 개체로서의 '인간'은 '삶'이라는 여정을 통해서 얻은 모든 것을 '기억'이라는 이름으로 잠재의식 속에 쌓아두며 살아가고 있다. 그 기억은 여러 가지 통로(오감(五感))를 통해 얻어지며 그 기억들의 형상(形相) - 구체적으로 이미지(Image)와 텍스트(Text) - 체계를 통해 인간 개개인의 기질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저장되며 동시에 각기 다른 모습으로 발현(發現)된다. 그 발현된 이미지와 텍스트를 중심으로 인간은 서로 소통하며 동시에 서로간의 동질성과 차이점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미지(Image)는 실제로 보이는 '객관성'과 그 이미지를 나름의 방식으로 해석하는 '주관성'을 동시에 가진다. 우리가 보는 사물의 본질(보여지는 것)은 변하지 않았으되 그 사물에 대한 해석은 보는 사람들에 의해 각기 다른 방식으로 해석되어지는 것이다. 전시장에 걸린 작품 또한 마찬가지로 보여지는 이미지(작품)는 한가지이나 그 작품을 대하는 관객에 따라 그 이미지의 해석은 다양해지는 것이다. 우리가 '보는'이미지와 '생각'하는 이미지는 같음(객관성)과 동시에 다른(주관성) 이중성을 내포하고 있다. 하여 보는 만큼, 아는 만큼 보게 되고 알게 되는 것이다. 텍스트(Text)는 텍스트 자체로 혹은 이미지와 병합한 형태로 관람객으로 하여금 또 다른 소통을 요구하게 된다. 텍스트는 관객으로 하여금 대화성(對話性)을 요구한다. 대화성은 일반적인 대화와는 다른 언어 속에 내제된 일종의 메타포(metaphor)이다. 이 대화성은 기호체계의 언어 이면서 내적/외적 담화 사이에서 그 기호에 대한 이해과정으로 볼 수 있다. 하여 이 대화성으로 인해 관람객의 주관적인 관점에서 인식되고 이해되는 '주관성'을 가지며 동시에 심리적인 성격을 지니게 된다. 결국 이미지와 텍스트는 대중에게 공개되는 순간 객관적 의미의 본질은 희미해지고 지극히 주관적인 형태로 대중에게 인식되고 해석되는 것이다. 현대의 많은 작가들은 자신들의 작품을 다양한 이미지와 텍스트를 활용하여 자신의 내면세계를 표현하고 대중과 소통하려 한다. 그 소통은 '주관성의 확장'으로 해석 가능하다. 그 작품에 담겨진 이미지와 텍스트는 이미 작가의 주관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관객에게 공개되는 순간 관객의 주관성으로 확장되며 서로간의 소통을 꾀하게 된다. 작가의 주관성과 관객의 주관성이 일치 했을 때 비로소 그 작품은 진정한 예술작품으로 인정받게 되는 것이다. 이번 전시는 이미지와 텍스트를 활용한 송호준과 권영성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1부와 2부로 나뉘어 2주간 진행되며 우리가 보고 읽는 작품들이 작가적 주관성에서 벗어나 우리에게 어떻게 인식되고 이해되며 주관화 되는지에 대해 고민해 보는 전시이다.
작가 송호준은 보여지는 이미지에 대한 작업을 줄곧 하고 있다. 그가 표현하고 있는 이미지는 대부분 '현대'에 관련된 것들이다. 다분히 기계적이고 여러 사회적 제약에 얽매인 인간의 삶에 대한 이미지를 그만의 방식으로 해석하여 캔버스에 옮겨 놓는다. 그의 초기 작품은 철저히 계산된 좌우대칭을 통해 다분히 기계적이고 분리적, 제약적인 현대의 이미지를 구현하여 현대의 급속한 문명 발달에 대한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표현하였다. 캔버스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개체는 분명히 차갑고 냉소적이지만 화려한 색감을 덧입혀 현대 문명 발달이 가져 올 인간이 누릴 수 있는 편리함과 용이함의 기대를 동시에 갖고 있다. 하여 관객은 작품을 처음 대할 때는 불편함과 차가움을 느끼지만 시간이 흐른 후 화려한 색감으로 인해 그 불편함을 해소하고 무언가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근래 그의 신작들은 동시대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인의 초상을 그리고 있다. 다행(?)인 것은 그가 인간에게 시선을 돌렸다는 것이다. 여전히 좌우 대칭과 색의 경계는 있으되, 그 경계의 선이 딱딱하고 획일화된 직선에서 부드러운 곡선으로 변형 되었으며 좀 더 다양한 표정을 가지고 있다. 이는 작가가 나이가 들고 세상과 소통의 내공이 강해지면서 세상(현대)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와 삶에 대한 관조(觀照)가 더 너그러워지고 자유로워졌음을 의미한다. 이는 즉 작가의 주관성 변화가 그의 작품 이미지의 변화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대중과의 소통에 한발 더 가까이 하고자 함을 증명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렇게 그는 끊임없이 자기 나름의 주관으로 세상의 이미지를 인식하고 그 이미지를 관객과 함께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 시켜나갈 것이다.
작가 권영성은 지도를 그린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지도는 이미지와 텍스트를 활용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정보를 얻고 이해시키는 기능을 한다. 지도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수많은 지명(Text)과 선, 기호(Image)로 인해 복잡함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최대한 절제된 정보를 제공하는 기호 체계로서 간결성을 표방한다. 하지만 지도에는 단순한 기호 체계로서의 이미지와 텍스트만이 있는 건 아니다. 우리가 지도를 보는 건 우리가 갔었던 곳, 우리가 가야 할 곳, 누군가 있는 곳 등을 찾기 위함이다. 또한 지도를 보는 것을 통해 우리 삶의 기억을 되짚고, 미래를 희망하는 도구로서 인생의 지표로 삼고 잠재의식 속에 자리 잡고 있는 형상(Image & Text)을 주관화시키는 것이다. 작가 권영성은 이러한 관점에서 그만의 주관적 지도를 그리고 있다. 그가 그리는 지도는 실재성이 전혀 없는, 그의 내면에서 나오는 지극히 주관적이고 추상적인 지도이다. 작가로서 그가 보는 세상에 대한 생각을 이미지로 구현하고 그만의 텍스트를 더하여 어떻게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이다. 관객은 그가 만들어낸 가상의 지도를 보는 동안 일차적으로 단순히 보는 지도가 아닌 잠재의식 속에 머물던 기억의 편린들이 하나둘 모아 관객 스스로의 마음의 지도를 그리게 되고 작가의 주관적 지도가 관객의 주관적 지도로 확장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는 곧 작가와 관객간의 친밀하고 지극히 주관적인 소통이 이루어지게 되며 동시에 작품을 좀 더 친근하게 이해하고 인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송동근
Vol.20130214b | IMAGE vs TEXT-주관성(主觀性)의 확장-송호준_권영성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