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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3_0214_목요일_06:00pm
관람시간 / 09:30am~06:00pm / 일요일 휴관
갤러리 피치 GALERIE PICI 서울 강남구 청담동 122-22번지 Tel. +82.2.547.9569 www.galeriepici.com
친숙함과 낯섦으로 빚은 '공감의 순환' ● 도시를 담은 화면은 단순하며 일견 투박하고 색감도 그리 풍부한 편은 아니지만 작가 윤지원의 작품엔 알 수 없는 울림이 이입되어 있다. 어떤 기법이나 소재가 남달라 특출함으로 치환되어 드러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의 작품엔 여타 작업들에서 쉽게 발견할 수 없는 것이 녹아 있다. 그건 바로 앞서도 언급한 작품 속 내재된 '정서의 자극'과 '감정의 일렁거림'이다. 이것이 윤지원 작업에서 읽히는 유의미한 지점이다. ● 실제로 그의 작품들엔 덤덤하지만 조용하게 마음을 움직이는 단초들이 내재되어 있다. 정제된 언어들이 촉발하는 감각의 전유가 배어 있다. 일례로 인적 없는 거리를 단순한 구도 아래 옮겨 놓은「라르가 거리」에서 클래식한 하얀 건물 앞에 덩그러니 위치한 붉은 색 자동차는 적막함과 더불어 외롭다는 심상을 고백한다. 지평선이 보이는 어느 해안가를 다룬 근작「해안도로」에서의 넓은 바다와 대비되는 작은 표지판은 세상을 향한 작가의 시선이자, 물씬한 외로움의 기표로 아쉬움이 없다. 이밖에도「콘세르바토리오 거리」를 비롯해「베르디 교정」등도 외형상 차분하고 정적으로 다가와 가슴 한 구석을 훑고 지나가는 '건드림'이 있다.
이처럼 일상에서 무심코 스쳐 지나는 정경들을 시적인 감각 아래 화폭에 재현하고 있는 작가 윤지원은 마르지 않는 빛줄기 끝에 황량하고 공허한 도시를 올려놓고 있다. 자신의 삶과 예술의 근간조차 스스로의 고독감에서 찾으려는 냥, 간혹 등장하는 인물들을 통해 독백을 읊조리고 자신의 세계에 관한 열람을 허락한다.(그 인물들을 작가 자신의 대리라 여겨도 무리는 없어 보인다.) 물론 그건 일차적으로 자신의 이야기이지만 인간의 실존적 의미와 존재성에 대해 끊임없는 자문으로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조타요, 그렇게 해서 드러난 것들은 때론 명상적이고 상징적인 다양한 해석으로 확산되어 '공명의 여백'을 유발하기도 한다.
윤지원 그림의 특징이랄 수 있는 고독, 외로움, 소외감, 연민과 번민, 쓸쓸함, 공허함, 허무함은 유년 시절에 겪여야 했던 잦은 이사와 오랜 외국 생활에서 기인한다.. 구체적으로 화면에 연극적인 요소가 부여된 건 스냅사진 같은 기억의 회생 탓이다. 사진으로 찍은 장소(특정한 건물들을 비롯한 여러 자연물, 그리고 지역들)는 분명 실존하는 공간이지만 그것이 기억의 회로를 타고 흐르는 순간 익명화되며 물리적 거리는 희석된다. 때문에 관객들은 어딘가 낯설지 않으면서 낯선 상태를 공유하게 되는 것이며, 가까운 듯 아득하게 느껴지는 것도 동일한 연유에 있다. 이 또한 익명화의 한 과정이요, '치유'이다.
오늘날 윤지원은 황량하고 거대한 도시와 그 도시에 묻혀 존재감을 상실해가는 인간을 자신의 기억과 오버랩 시키면서 사회적 실상과 도시생활의 본성을 증대하는 회화양식을 흥미롭게 발전시키고 있다. 익명성 속에서 점점 더 고립되고 단절돼 가고 있는 현실, 그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을 자신의 기억과 연계해 탐구하고, 인간 존재성에 대한 애정과 연민을 내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요소들은 윤지원의 그림을 특정 짓게 하는 알고리즘이자 쓸쓸함, 공허함, 허무함 등 기존 여러 특징들을 더욱 도드라지게 하는 배경이랄 수 있다. 물론 우리가 느끼는 공감의 순환, 그 본질도 바로 여기에 있으며 윤지원의 작품에 많은 이들이 눈길을 보내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이다. ■ 홍경한
Vol.20130213j | 윤지원展 / YOONJIWON / 尹智媛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