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 업 SET UP

배찬효_이정웅 2인展   2013_0206 ▶ 2013_0306 / 일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3_0206_수요일_05:00pm

주최 / 코오롱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 휴관

스페이스K_서울 SPACE K 서울 강남구 신사동 630-7번지 3층 Tel. +82.2.3496.7595 www.spacek.co.kr

코오롱그룹의 문화예술나눔공간 스페이스K는 사진작가 배찬효와 화가 이정웅의 2인 전『셋업(SET UP)』을 마련했다. 2월 6일부터 3월 6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사진과 회화라는 각기 다른 매체에서 연극적인 구성과 연출력이 돋보이는 배찬효와 이정웅의 작품 20여 점이 전시된다.

셋 업 SET UP展_스페이스K_서울_2013

과거의 사건, 기억들을 재구성한 재현을 통해 현실과 실재에 대한 인식을 유도하는 배찬효와 이정웅은 서로 활동 영역은 다르지만 '연출'이라는 흥미로운 공통 분모를 갖는다. 스스로 서양 전통의 여성 복식 분장을 하고 카메라 앞에 피사체로 나선 배찬효는 서구의 남성중심주의와 백인우월주의에 의한 이방인의 소외와 차별을 이야기한다. 한편 저승사자를 자처한 이정웅은 파편화된 이미지로 얽힌 시공간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낸다. 그러나 작가가 분장한 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연극적인 상황과 설정은 '과거와 거기'가 아닌, '지금과 여기'에 대한 인식에서 출발한다. 설정이라는 허구로 현실과 실재에 대해 발언하는 이들의 전략은 작품이 내포한 의미 층위를 더욱 다채롭게 만든다.

셋 업 SET UP展_스페이스K_서울_2013

현재 영국 런던에 거주하며 국내외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배찬효는 9회의 개인전을 비롯하여 국내외 기획전에 다수 참여하였다. 영국 유학 시절 동양인 남성으로서 소외감을 느낀 작가는 서양 문화권의 이방인에 대한 편견을 서양집단에 동화된 자신모습으로 비틀어 표현한다. 작가는 역사 속 실존 인물이나 동화 속 주인공으로 분장하고 당대의 배경을 치밀하게 고증하여 미장센을 연출한다. 이번 전시는 절대왕정 시대의 귀부인과 동화 주인공으로 분장한 초기 작업부터 권력자의 이야기를 담은 신작에 이르기까지 그의 작품 세계를 조망할 수 있는 대표작들이 전시된다.

배찬효_ed.1/5_Existing in Costume Mary Stuart_C 프린트_153×120cm_2012
배찬효_ed.1/5_Existing in Costume Thomas Cranmer_C 프린트_153×120cm_2012
배찬효_ed.1/5_Existing in Costume Guy Fawkes_C 프린트_153×120cm_2012

이정웅은 이질적인 시공간의 이미지를 조합해 연극 무대와 같은 공간을 연출하여 꿈과 실재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파편화된 이미지들은 작가가 화면 속으로 불러들인 알레고리적 요소들이며 이들의 집합이 하나의 서사로 연결된다. 특히 근작에서는 저승사자로 분장한 자신이 이야기의 매개자로 등장해 시공간의 층위를 더욱 긴밀하게 엮어낸다. 그의 사실적 표현 역시 꿈과 현실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묘연한 분위기를 배가시키며 비실재와 실재의 경계를 흐린다.

이정웅_그릇이 작다-A Man of Poor Caliber_캔버스에 유채_112.2×193.9 cm_2012 이정웅_클뤼티에 Clytie_캔버스에 유채_193.9×112cm_2012 이정웅_노를 놓치다-Lost Oar_캔버스에 유채_145.5×112 cm_2012
이정웅_Silently Parade_캔버스에 유채_193.9×390.9cm_2012

『셋 업』展의 두 작가는 이렇듯 '설정'을 각기 다른 화법으로 풀어낸다. 한편은 꼼꼼한 무대연출과 극적인 조명을 사용해 긴장감을 주는 반면 다른 한편은 일상적 풍경을 부드러운 터치로 묘사해 몽롱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살펴보면 두 작가는 회화/사진, 초상형식/상황재현, 주인공/안내자, 동양/서양의 복식등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과거의 이미지, 작가의 등장 그리고 네러티브적 화면구성에서 카테고리를 공유한다. 매체 특성에서 오는 차이가 구성요소 변별성에 큰 역할을 차지하는데 배찬효의 작업이 계획된 구성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정웅은 꼴라주 형태의 구축된 화면으로 시간성의 차이가 두드러진다. 또한 배찬효 사진의 연작의 흐름은 작가의 경험으로부터 출발하여 인간본성으로 접근을 보여주고 이정웅은 사랑, 이별의 경험을 직접적으로 풀어내다 최근에는 개별 사물들의 의미에 빗대어 전달한다. ● 두 작가의 탄탄한 연출과 구성이 돋보이는 이른바 '창작된' 설정을 통해 이번 전시는 현대미술의 한 방법론으로서 '설정'을 다시금 조명한다. 이번『셋 업』展은 사진과 회화라는 다른 장르 속에서 두 작가가 설정의 전략을 어떻게 각자의 작품 세계에 맞게 풀어내는지 서로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는 흥미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 스페이스K

Vol.20130206h | 셋 업 SET UP-배찬효_이정웅 2인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