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상하다 常想像何多

이일빈_최보람 2인展   2013_0204 ▶ 2013_0307 / 주말,공휴일 휴관

초대일시 / 2013_0204_월요일_12:30pm

후원 / 샘표식품 주식회사

관람시간 / 10:00am~05:30pm / 주말,공휴일 휴관

샘표스페이스 SEMPIO SPACE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매곡리 231번지 Tel. +82.31.644.4615 www.sempiospace.com

어느덧 새해가 밝아 왔다. 지난해는 가고 새해를 맞이하며 많은 사람들은 저마다 각자의 소원을 빌고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각오를 세우며 마음을 다잡는다. 이러한 계획을 세우는데 있어서 우리는 각자의 1년 후, 10년 후를 앞서 생각해보고 꿈을 꾼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누구든 긍정적인 생각으로 내 미래를 그린다는 것은 모두들 마찬가지이다. ● 상상의 힘은 지난 일들에 대한 아픔과 상처들은 긍정적인 상상으로 치유하고, 보이지 않는 내 인생의 길들은 창의적인 상상으로 설계를 해보고, 걱정과 고민이 가득하여 불안한 현재는 나의 목표가 이뤄졌을 때의 벅찬 상상으로 심신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그러한 것이다.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라는 말이 있다. 이 문구에서도 의미하는 것처럼 우리네 삶은 목표, 꿈, 희망이 없다면 살아가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져 버린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의 삶의 모든 것의 기초는 '상상'에서 시작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사실, 상상의 어원은 정말 상상치도 못했던 코끼리에서 시작된 단어이다. 동물 중에 코끼리처럼 괴상하게 생긴 동물도 없을 것이다. 쓸데없이 길기만 한 코, 기형적으로 긴 어금니가 그렇다. 조물주의 장난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런 모습일 수가 있을까? 옛날 중국에는 황하 유역에도 코끼리가 많았다. 그런데 기후가 점점 추워지면서 코끼리는 완전히 자취를 감추게 된다.『한비자(韓非子)』란 책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실려 전한다. ● 한비자 시대의 사람들은 이미 살아 있는 코끼리를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죽은 코끼리의 뼈를 얻어다가 살아 있는 코끼리의 모습을 떠올려 보곤 하였다. 머릿속으로 만들어 낸 코끼리를 생각한다고 하여 이를 상상(想象)이라고 하였다. 상상이란 코끼리 뼈를 가지고 코끼리를 머릿속으로 그려 내는 행위였던 것이다. 뼈다귀 몇 개를 앞에 두고 저마다 생각 속에 떠올린 코끼리의 모습은 얼마나 가관(可觀)이었을까? ● 맹인무상(盲人撫象)이라는 말도 있다. 장님 코끼리 만지기라는 말이다. 장님이 집채만한 코끼리를 더듬으면서 코끼리의 모습을 그려 본다면 어떻게 될까? 코끼리 코를 만진 장님은 코만 이야기할 것이고, 코끼리의 앞발만 더듬은 장님은 발이 대궐 기둥만하다며 혀를 내둘렀을 것이다. 이 사람 저 사람의 이야기를 다 합쳐 봐도 끝내 제대로 된 코끼리의 모습은 그려 낼 수가 없었을 테니, 이 또한 상상(想象)으로밖에는 해결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일빈_달이 피고지고I_한지에 채색_97×130cm_2011
이일빈_그곳 296-104_한지에 채색_131×162cm_2012
이일빈_물이 피고지고I_한지에 채색_74×134cm_2010

이러한 어원으로 탄생 된 상상이라는 단어는 지금은 상상(想象)이라고 쓰지 않고, 상상(想像)이라고 쓴다. 상상(想像)은 형상을 그려 본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상상은 꿈과 같은 뜻으로도 쓴다.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일들이 상상 속에서는 아무 문제 없이 이루어진다. 젊은이는 상상력을 길러야 한다. 그리고 그 상상 속의 꿈을 현실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어야 함이 중요하다. ● 이러한 이유에서 '항상 형상을 끊임없이 무엇을 어떠한 방법으로든 많이 생각하자'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샘표스페이스 기획전『상상상하다』展 에 초대한 두 작가를 소개한다. ● 이일빈 작가는 과거의 추억이 가득한 곳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그에게 지금은 온데간데 없이 변한 소중했던 집이 변모해간 모습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의 그림은 상상이 시작된다. 추억을 더듬고 더듬어 추억 속 희망과 바램을 실존 공간으로 형상화 해나가며 결과물을 포함한 그리는 행위 자체가 그에겐 마음 치유의 과정인 것이다. 이로써, 상상으로써 아픔을 치유하고 극복해나가는 과정 속에서 희망을 갖고 또 한발 진보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나간다. ● 최보람 작가의 작품 속에는 상상을 자극하는 여러 개의 장치들이 등장한다. 그는 물이 빠져나가는 수로 구멍, 창문을 통하여 상상하지 못했던 혹은 상상하고 싶은 풍경과 그림을 (자신의 인생, 미래, 혹은 말 그대로 풍경) 기대하게 한다. 사람마다 각자의 풍경, 삶을 갖고 있는 것처럼 창문 너머의 나의 미래와 길은 어떤 풍경으로 비추어질지에 대해 상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 샘표스페이스

이일빈_물이 피고지고II_한지에 채색_32×84cm_2010
이일빈_보일 듯 보이지 않는_한지에 채색_117×91cm_2011 이일빈_열린 듯 닫힌_한지에 채색_117×91cm_2011
이일빈_흐르는 공기를 거꾸로_한지에 채색_91×116cm_2012

본인의 작업은 유년시절 공간에서 형성된 경험과 기억을 바탕으로 시작된다. '전주시 효자동 1가 296- 104번지' 주소를 가지고 있는 유년시절의 공간은, 다양한 생명체들이 생명의 망을 연결하고 있었던 곳이다. 또한 그들은 본인과 적극적인 관계를 이루고 있는 대상이었다. 그러나 그 집을 박탈당하게 되면서 그 속에 이루고 있는 모든 생명의 망과 교류는 끊어지게 되었고 집의 외부적인 모습마저도 무속인의 집으로 변하게 된다. ● 이 일련의 사건을 통해 친숙한 대상을 빼앗긴 상실감은 여전히 크게 존재하게 된다. 이것은 시간이 흘러 그리움과 관계회복을 위한 대상으로 자리 잡게 된다. 또한 과거의 공간에서 행복하고 편안함을 느꼈던 가족과의 관계, 동∙식물들과의 관계를 다시 회복하고자 하는 욕망을 작품에 반영하는 계기가 된다. 이러한 심리를 작품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사후작용' 단계를 거치게 된다. 사후작용이란 과거의 경험, 기억, 흔적 같은 것들이 사후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 받아 재구성 되는 것을 말한다. 본인의 작품에서는 옛 공간에 존재했던 대상에게 '재생, 정화, 치유'의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여 재구성 되고 있다. 즉, 대상에 대해 '재생, 정화, 치유' 시키고자 하는 욕망을, '박제, 어항, 달, 공기, 새, 물' 이 가지고 있는 상징적 의미를 도입하여 작품에 반영하게 된다. ● 본인의 작업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 유년시절 공간과 대상들을 단순하게 나타내는 수단이 아니라, 그들과 작업 안에서 적극적인 교감 관계를 또 다시 형성하고 싶은 심리적 반영이다. 박제로 '표본'화 시키거나 '어항' 속 공간 안에 제시하기도 하며 달, 물, 대지, 물고기, 꽃, 새 등등 여러 가지 '상징'을 통한 공간의 변조는 그들과의 관계 회복을 위한 매개체 이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서 본인의 유년시절 공간에 머무르지 않고, 작품을 바라보는 이들에게도 동일한 위안, 공감, 옛 추억의 사고가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 이일빈

최보람_그대가 흘린 사랑만큼 그댈 향한 그 간절한 기다림과 바꿀 수 있다면_ 장지에 혼합재료_112.1×145.5cm_2013
최보람_그대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_72.7×60.6cm×2_2012
최보람_내가 사랑할 때, 나의 사랑이 파아란 하늘에 새들을 놓아준다._72.7×60.6cm_2012

나는 펭귄, 그들이 살아가는 삶에 대해 다큐멘터리를 통해 접한 적이 있다. 나는 이들의 살아가는 방식에 흥미를 갖게 되었고 뒤뚱대는 귀여운 이미지로만 생각해왔던 그들에게서, 유독 그들이 가진 모성애에 굉장히 감동이 되었다. 그리고 순간 인간이 어쩌면 하찮게 생각할 수 있는 동물에게도 배울 점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곳과는 전혀 다른 기온과 풍경, 느낌을 갖는 또 다른 곳에서 살아가는 그들과 나는 함께 소통하고 싶었고, 그들이 하는 애기를 듣고 싶었다. 그들이 나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하고픈 간절한 이야기를. ● 나는 펭귄들이 창을 통해 혹은 물이 빠지는 그 어딘가를 통해 인간세상과 그들의 세상을 자유자재로 이동하도록 그 어떠한 통로를 만들어 도우며, 그들은 여행을 한다. 그들이 여행을 하며 나에게 해주는 많은 이야기들은 나를 그 곳으로 직접 데려가 준다. 그리고 나는 그들과 함께 성장해 간다. 펭귄은 홀로 창 밖을 내어다 보고, 창 안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쬐며 잠시 명상에 잠긴 냥 서있다. 호기심에 가득한 그들은 무리들과 함께 바다 속 체험을 하면서도 아이러니하게 바다 속이 아닌, 화면 밖 그 어딘가를 응시한다. 파아란 하늘에 새들은 자유로이 날고 창 밖에 있는 그들은 창을 통해 그들을 바라보는 나를 바라보기도 하고 여기 저기 무엇을 찾는 듯 각기 다른 곳을 응시한다. 어린 펭귄은 창 밖으로 나타난 주황색 홍학과도 이야기를 해보려고 그를 빤히 올려다 본다. 그들이 응시하고 찾는 것은 무엇일까?

최보람_눈은 쌓여만 가고 난 아직도 그 자리에 그대를 찾아 헤메입니다_72.7×60.6cm_2012
최보람_당신이 숨쉬는 공기를 위로 할 수 있다면_45.5×53cm_2012

처음에 그들을 마주 대했을 때, 펭귄들은 누구에게도 그렇듯 귀엽게만 다가오는 존재였지만, 그들은 처음과는 다르게 나에게 마음 문을 천천히 열어 주었다. 그리고 정말 속 깊은 이야기를 나에게 들려 주었다. 처음은 그들에게, 그리고 자연스레 그들이 살아가는 곳을 관찰하면서, 내가 마치 그들이 되어 매일매일 생명에 위협을 받으며 살아가야 하는 그들의 삶에 대한 절실함을 잠시라도 생각하고 느낄 수 있었다. 점점 지구의 온난화로 빙하가 녹고 그들은 보금자리를 어쩌면 매일매일 잃고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야만 했다. 나와는 상관없다고만 생각했던, 그들의 삶에 대해 나는 의문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새로운 곳을 찾아 헤메이는 그들의 모습을 통해 나는 내 모습을 보았고, 우리들의 모습을 보았다. 현대인들의 쳇바퀴 돌아가듯 바쁘게 돌아가는 생활과 정작 그들의 꿈을 잃고 그 생활에 지쳐 헤 메이는 현대인의 모습들. 그들에게는 분명 꿈이 있고 목표가 있어 그것을 바라보고 누구보다 열심히 달리던 이들일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그 것이 뚜렷하다 할지라도 매일 똑같이 돌아가는 그 생활에 흐려지고, 우리는 지름길을 가려다 길을 잃을 수도 있고 우리가 가야 할 길보다 사소한 것에 눈이 팔려 그 길을 잃었을 지도 모른다. 숲에서 나비에 정신이 팔려 길을 잃게 되는 것처럼. ● 내 그림에 등장하는 펭귄들의 이야기들 밖에도 나는 그들이 이동하는 통로, 창문에 또한 애착을 갖고 계속해서 그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들을 만들어 나간다. 나는 누구에게나 사소하지만 특별한 풍경이 있다고 생각 한다. 우리는 창문을 통하여 그 어느 곳을 응시하게 되고 하나의 프레임으로 또는 작품으로 바라보게 된다. 아침 일찍 바깥의 공기를 맡기 위해 창을 열고 창문을 통해 햇살은 들어와 어느 새 아침이라 잠을 깨워주고, 정오의 해는 따뜻함을 전해주고, 뉘엿뉘엿 노을이 질 때쯤 그 아름다움을 보여 주며 여유라는 선물을 나에게 혹은 당신에게 안겨준다. 어쩌다 파 아란 하늘에 새가 날고 비행기가 뜨고 별과 달을 보여 준다. 그런 창문 밖의 세상을 보며 나는 그들과 함께 상상하고 여행한다. 제각각 달라지는 창 밖 풍경은 나를 어디론가 데려가 들뜨게 해준다. 우리는 이러한 창문을 통해 하루를 느끼고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닐까, 내가 지금 있는 이곳을 벗어나 그 어딘가 가고 싶은 곳을 그리고 내가 상상해 왔던 그곳을. ■ 최보람

Vol.20130204c | 상상상하다 常想像何多-이일빈_최보람 2인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