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유람기

Urban Wanderers展   2012_1229 ▶ 2013_0121 / 백화점 휴점일 휴관

옥정호_안양무지개-중앙공원_디지털 프린트_101.6×127cm_2007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옥정호_이지아_임소담_임진세_정기훈_조습 미용실美用實(최진규_박영국_김원일)

관람시간 / 10:30am~08:00pm / 금~일_10:30am~08:30pm / 백화점 휴점일 휴관

신세계갤러리 본점 SHINSEGAE Gallery 서울 중구 충무로1가 52-1번지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12층 Tel. +82.2.310.1924 department.shinsegae.com

『도시유람기』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터전인 '도시'를 일상적 삶의 공간으로서가 아니라, 도시를 바라보는 시선을 방식과 태도를 달리하여, '도시개발, 도시풍경, 도시의 삶'들을 주제로 작가적 시선을 경험해 보고자 합니다. 회화, 사진, 영상 등의 매체로 드러나는 작가들의 도시에 관한 시각은 도시의 곳곳을 작가 신체의 개입이나 익살스러운 제스처, 잊혀져 가는 소소한 것에 대한 관심, 그리고 도시를 영위하는 또 다른 주체들을 대변합니다. ● 이러한 작가들의 시선을 도시를 관망, 유람하는 것으로 본『도시유람기』는 누구나 거쳐가는 전형적인 도시의 장소와 풍경을 살피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시선의 방식으로 도시라는 공간을 경험한 흔적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한편으로 움직이고 구경하는 의미의 '유람'은 한 곳에 정착하는 것에는 반합니다. 즉, 누구나 일정공간을 소유하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는 있지만, 도시인의 삶이란 자신의 욕망을 구현하거나 혹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끝없이 떠도는 존재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작가들은 도시의 삶이 효율적으로 구성되기 위해서 요구되는 거대권력이 개인의 삶에 개입하는 것, 경제적 개발논리하에 역사와 기억이 힘없이 지워져 가는 것, 그리고 사람과 함께 도시를 영위하는 다른 개체들의 존재를 깨닫는 것을 상기시키면서 일상에서 습관적으로 바라보던 도시의 면면을 우리의 삶의 기저에서 다시금 되돌아 보고, 도시라는 공간을 개개인의 삶에서 보다 풍부한 '경험의 장' 임을 드러내보고자 합니다.

정기훈_marking_디지털 프린트_53×80cm_2007
조습_나무_디지털 라이트젯 프린트_129×86cm_2012

도시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안전구조물을 이용한 정기훈은 거대권력을 대변하는 공공 안전구조물을 기능성이나 역할을 무시한 채, 구조물의 형태적 특징을 가지고 일상적 사물이나 작가의 유머러스한 개입으로 공공구조물의 상징성을 일순간 불식시키고 있습니다. 정기훈이 기성이데올로기를 위트 있게 비튼다면, 사진, 퍼포먼스, 영화 등 다양한 장르로 사회 현상을 풍자적 태도를 견지해온 조습은 후기자본주의의 경제논리로 정착할 곳을 잃은 도시인을 작가 스스로가 '학(鶴)'으로 분한, '타자화된 학'을 통해 풍자와 유머로 도시의 삶을 해석하고 비판합니다. 공사장 현장에 뿌리가 드러난 채 위태롭게 서 있는 나무, 반 이상이 허물어져 철근이 드러난 건물 사진속에서 학 즉, 작가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우리의 삶을 대변합니다. 조습이 도시안의 타자로 빙의했다면, 옥정호는 무지개색 유니타드를 입고 요가 자세를 한 무지개가 되어 스스로 도시풍경이 됩니다.「안양무지개」시리즈에서 작가는 엄숙한 권력이나, 인공 자연과 같은 욕망의 사이에서 어색하고 도드라지게 튀는 개입을 통해 그것들을 다시금 살피게끔 유도합니다.

임진세_영산홍_캔버스에 유채_80×100cm_2011
이지아_춘맹_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_00:07:17_2012
임소담_explorer_리넨에 유채_97×130cm_2011

도시풍경을 소재로 회화작업을 주로 하는 임소담은 다소 거치면서도 호방한 붓질로 밤의 도시 곳곳을 재현하였습니다. 임소담의 회화에서 밤의 시간은 사람의 시간이 아니라, 동물과 식물, 혹은 정물들의 움직임이 드러나는 시간임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로써 도시에 공존하는 여타의 존재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킵니다. 반면에 임진세는 간결하고 무심한 듯한 태도로 도시의 면면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것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담은 작업을 해왔던 임진세는 산책을 하면서 스쳐지나가거나 멈춰서 본 풍경들을 도시 밖에서 관찰하는 제 3자의 시선으로 도시를 재현합니다. 이로써 담담한 시선으로 설명이나 상징 없이 넌지시 현실을 응축하고 있습니다. 영상작업을 주로 선보이는 이지아는 다육 식물의 한 종류인 춘맹(Alice Evans)를 소재로 화초를 길러 화단과 테라스를 꾸미는 '도시인의 삶' 속의 자연에 대한 로망을 그리고 있습니다. 작가는 일상적 풍경의 거실,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호수공원 등을 영상으로 스케치하여 보편적 삶에 은밀하게 투영되어 있는 욕망의 층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미용실美用實_outskirt gwangju_디지털 프린트_30×43cm_2012

앞서 소개한 작가들이 시각예술을 주로 다루었다면 최진규, 박영국, 김원일로 이루어진 건축과 디자인 사무소 '미용실(美用實)'은 가구에서부터 집까지, 건축가적 상상력을 개입시키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그룹입니다. 미용실은 '평상' 이면서 '의자' 이기도 한, 가구에 등받이를 자유롭게 배치한 가구를 선보입니다. 이 가구를 도시 곳곳으로 이동시키면서 주변의 숲과 사람들을 모이게 하는 하나의 '장'을 형성하여 도시 구성원들에게 새로운 장소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 이렇듯『도시유람기』展 은 사진, 회화, 영상, 오브제 등 다양한 매체로 드러내고 있는 작가들의 도시에 관한 시각들을 살펴봅니다. 이로써 우리의 삶이 영위되는 장소인 도시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것을 제안하고, 이 도시를 함께 누리고 있는 우리 주변에 대한 관심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 신세계갤러리

Vol.20121229a | 도시유람기 Urban Wanderers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