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시 리스트

The Winter Show 2012展   2012_1222 ▶ 2012_1230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2_1222_토요일_04:00pm

참여작가 강민영_강승지_고세림_고유정_권도영_권미리 김다혜_김동민_김미경_김미내_김민성_김민정 김선영_김성호_김수지_김승현_김영민_김영현 김지연_김지혜A_김지혜B_김현정_김현지_김혜수 김혜진_김희앙_나원영_나지영_남상은_남승은 남현태_모소현_목서영_박가현_박락승_박수지 박유연_박유진_박은화_박지윤_박지인_박진주 박청애_방경아_백 현_서재민_서진아_서한샘 송인호_송재종_신소형_신해정_신환두_심다래 안소미_안정은_오유진_오제성_OJO_유기호 윤지예_이경은_이다호_이수경_이승언_이신혜 이원주_이윤건_이은실_이재욱,이주현_이지현 이현지_이혜경_인소영_장지영_전종국_전종현 전혜리_정승민_정윤비_정지숙,조민수_조민지 조성민_조성진_주 희_최성일_최예송_최유민 하아람_허수정_형지혜

주관 / 아임라임 기획 / 라종민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성곡미술관 SUNGKOK ART MUSEUM 서울 종로구 신문로 2가 1-101번지 본관 1,2,3전시실 Tel. +82.2.737.7650 www.sungkokmuseum.com blog.naver.com/sungkok33

"인간은 자극에 반응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극을 받고 그것을 해석하는 존재이다." 정신요법의 제 3학파로 분류되는 빅터 프랭클(Victor E. Frankl)은 그의 정신치료 이론, 로고테라피(Logotherapy)에서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유대인이었던 그가 나치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갇혀 지독한 학대와 짐승 같은 취급을 받다가 전쟁이 끝난 후 기적처럼 살아 쓴 책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그가 살아 남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현실에 대한 무조건 적인 긍정이나 삶의 포기가 아니라 현실에 대해 있는 그대로를 수용하고 앞으로의 태도와 행동을 결정짓는 해석, 즉 의미부여의 행위를 꼽았다. 배고픔과 추위 속의 수용소에서 빵을 포기하더라도 날마다 면도를 하는 습관을 중요시 했던 것이 그 예라고 하겠다.

김승현_나달거리며 그리다_영상설치_110×40×30cm_2012 김동민_GANGSISTAZ-Zumma Project_도큐멘터리, 라이브 액션_1080×1920px, 00:10:00_2011
강승지_Untitled_캔버스에 유채_30×45.5cm_2012 나지영_두릎_캔버스에 유채_145.5×178.8cm_2011

지금의 한국의 미술계로 던져지듯 발을 들여놓게 되는 신진작가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매년 쏟아지는 수만의 졸업생이 아니더라도 이미 미술계를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층의 선배들, 그리고 시장경제에 의해 형성된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와 기득권, 아우슈비츠 수용소라는 극단적인 비교대상에 대하지 못하더라도 학교라는 울타리에서 전혀 느껴보지 못했던 혹독한 현실에서의 환영세례 속에 그들이 느끼고 또 가져야 할 태도는 무엇일까.

백현_subway 2_백동_6×7×3cm_2011 전혜리_Stream-KILDC_디지털 프린트, 책_16×21.7cm_2008~12

맞닥뜨리는 상황에 대해 각자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 그리고 자기만의 성찰공식에서 나온 결과물의identity, 단순히 개인적으로 느끼는 '창작'의 쾌감에서 나아가 창작물을 통한 관객에게 공감과 감동을 주는 본질을 놓치지 않는 것이 결국 신진작가들이 던져진 이 사회에서 경쟁력이 된다는 것이 변하지 않는 기본 요소라는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남현태_Dolfins_디지털 프린트_59.4×42cm_2012 방경아_HISTO_디지털 프린트_59.4×42cm_2012

이번 전시의 타이틀은 '위시 리스트'이다. 위시 리스트라 함은 영어로는 wish list, 즉 바라고 되기를 희망하는 목록을 뜻한다. 그 바라고 희망하는 것이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무조건 적인 청사진이나 자신감의 표출이 라기 보다 앞으로 시작될 길고 긴 작품 창작 활동에 지치지 않도록 앞에 놓인 현실에 대한 꾸준한 해석행위를 촉구하는 일종의 단계적 목표 리스트라고 하는 것이 더 적당한 표현일 것이다. 미술관에서의 전시는 신진작가들의 위시리스트에 있는 목록 중 하나일 것이며 그들의 작업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관객들의 새로운 위시 리스트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들도 담겨있다.

송재종_들다. 의식과 무의식으로.._합성수지에 유채_40×40×25cm_2010 박유연_회귀_no.2_조형토, 산화소성_58×81×42cm_2011

또 한가지, 한문으로 '위시(爲始)'는, 여럿 중에 어떤 대상을 첫 자리 또는 대표로 삼는다는 뜻으로 '위시하다' 라고 하면 "...그를 위시하여 여러 사람이 그 일에 참여했다"라는 의미처럼 어떤 일의 리더 혹은 중심이 되는 것을 이야기 하기도 하며, beginning, commencing의 의미도 갖는다. 위시 리스트는 앞으로 미술계에 중심이 되기를 희망하는 혹은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기를 시작하는 젊은 신진 작가들의 리스트를 의미하기도 한다. 작가들과 그 작가들을 바라보는 우리 모두의 "바라는 바" 리스트인 셈이다.

안소미_엔지니어를 위한 안경_아크릴, 스테인리스 스틸, 유리_7×15×14cm_2011 송인호_씨앗, 점토, 산화소성_57×21×13cm_2011

이번 전시는 순수 예술과 디자인 전공 출신의 총 93명의 작가들에게 졸업 이후 첫번째 혹은 두번째 쯤의 전시다. 자신 혹은 자신의 작업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바로 지금 그리고 여기에 존재하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잘 딛고 일어서서 자극을 해석하는 인간 존재 본질에 충실 할 뿐만 아니라 한발 더 나아가 예술가 혹은 디자이너 라는 창작자(Creator)로써 자기만의 이야기를 펼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 라종민

Vol.20121222c | 위시 리스트-The Winter Show 2012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