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메시스의 역습

2012_1221 ▶ 2013_0116 / 월요일 휴관

김민경_Camouflaged selves-Two masks(Type 1)_싸이텍, 람다 프린트, 플라스틱_70×60×5cm_2011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구성연_김민경_김병주_모준석_이대철_황선태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주말_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아다마스253 갤러리 ADAMAS253 Gallery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1652-253번지 헤이리예술인마을 Tel. +82.31.949.0269 www.adamas253.com

미메시스(Mimesis)는 흔히 재현(representation) 또는 모방(imitation)이라는 뜻으로 대응된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예술이라는 이름의 범주 안에선 '흉내 내기'라는 생각이 파생시킨 다분히 폄하의 성격을 부여 받은 개념이다. 흉내 내기라는 말 속엔 이미 진짜나 원론 같은 것과는 태생적으로 같아질 수 없는 아류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바라보는 예술이 일상의 무엇, 혹은 시각적으로 검증되지는 않더라도 존재하는 무엇을 흉내 내기에 불과한 것인가. 아니, 흉내 내었다 하더라도 그 가치가 반드시 원론의 그것에 상응하여 절하되어야 하는가. 본 전시는 그러한 의문을 배아로 탄생되었다. '미메시스(흉내내기)의 역습'이란 결과적으로 흉내내기에서 멈추지 않고, 재현하기에 급급하지 않은 작가들의 놀라운 제시와 시선을 보여주는 전시다.

구성연_사탕시리즈-v02_라이트젯 C 프린트_90×60cm_2011
김병주_ambiguous wall II_철혼합재료_80×80×12.5cm_2012

구성연이 말하는 정물, 달콤한 시각적 자극들이 과연 진짜일까를 묻는 위트있는 조작의 결과다. 유기체인 꽃송이는 인공의 첨가물을 잔뜩 머금은 알록달록한 사탕이다. 그 사탕조각을 모아 꽃으로 조작하고 그 결과를 기록으로 담아 더욱 사실처럼 증명한다. 구성연의 만든 시각적 아름다움은 때문에 단순한 화병의 재현도 꽃들의 모방도 아닌 새로운 시각 역습인 셈이다. ● 이대철이 말하는 낱말은 발음으로 획득된 언어의 의미보다 더욱 신랄하다. 무디지 않은, 날카로운 무언가로 '싹뚝'잘린 그 순간! 단어의 감정이 형상화된 순간이다. 경악이 아닌 즐거운 환희의 놀라움은 또 어떠한가. 'WOW' 같은 감탄사를 어떻게 시각화할 것인가. 포착이며, 새로운 제시다. 음성을 모방한 것이 아닌, 흉내낸 것이 아닌 새로운 제시다. ● 김민경은 얼굴들. 같은 얼굴을 지닌 현대의 여성이다. 유행에 민감한 무리 속의 현대인은 '나'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김민경의 얼굴은 보편화된 아름다움이란 상술에 놀아나고 있는 오늘의 세태를 통쾌하게 드러낸다. 꼭 같은 얼굴에 유행처럼 변이되는 머리모양. 굳이 차별화를 원치 않는 획일의 안전함을 통해. 사람의 형상을 본 뜨기 위해 사람의 얼굴을 만들지 않은 작품이다. 거죽이 아닌 속의 다름, 보이지 않는 정체성에 물음을 던지는 김민경의 위장들이다. ● 황선태의 풍경을 무어라 정의할 것인가? 유리로 조작되었기에 조각이라 부를 것인가. 평면이기에 회화라 칭할 것인가. 그저 풍경일 수도 있는 그가 형성한 화면 속에서 우리는 차가운 유리의 날카로운 조작을 뒤로 한 채 따뜻한 빛을 더 먼저 만난다. 황선태가 창조한 재현이나 모방이 아닌 새로운 환경의 새로운 감정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모준석_자기비움 kenosis_동선, 스테인드글라스_83×75×49cm_2010
이대철_싹둑_스테인리스 스틸_25×40×20cm_2010
황선태_햇빛이 드리운 방_강화유리, 전사, LED_73×116×5.5cm_2012

김병주의 작업은 작가의 시선과 행위가 먼저 드러난다. 건축물처럼 보이는 선형의 구조물은 우리의 환경을 예리하게 분해해 놓은 듯하다. 실제 존재하는 공간의 입체적 평면도 같기도 하다. 유기체가 없는 환경. 그것이 공간이며, 건축이라 작가는 정의하지 않는다. 다만 학습 받은 대로 사고하는 우리가 편협하게 유추한 결과다. 건축물이던, 덩어리던 지금 목격하고 있는 새로움은 그저 김병주가 제시한 또 다른 무언가. 시각적 전이를 일으키는 진정한 미메시스의 역습일지도 모른다. ● 모준석의 정물들은 미완일지도 모른다. 아니 가득 채웠다면 도리어 불편했을 찰나의 마무리일지도 모른다. 둥글게 모여있는 산동네 풍경은 실낱같이 얇은 기억의 풍경이다. 그곳에 의미있는 색유리 하나 끼웠다. 따뜻한 이야기가 생겼다. 어느 겨울 밤 웃음소리가 새어 나오는 달동네 어디쯤의 풍경같다. 그 따뜻한 온기, 살아있는 듯한 감정들이 선으로, 색유리로 조작되고 함축되어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것은 달동네를 리어커를 재현한 그의 능력이 아니라 볼 수 없는 감정을, 따뜻한 위로를 흉내내지 않고 보여준 모준석의 미메시스의 역습. 바로 그것이다. ■ 아다마스253 갤러리

Vol.20121221j | 미메시스의 역습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