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is… 사랑이란…

Love is… (사랑이란…) ● 올 겨울은 유난히 일찍부터 찾아 온 매서운 한파와 폭설, 폭력으로 얼룩진 사고들, 도처에서 들려오는 우울한 소식들로 찬 기운을 더합니다. 어느새 겨울의 한 가운데, 얼어붙은 골목길, 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달리는 자동차, 채 잎들을 다 떨어뜨리지도 못하고 말라버린 나무들, 잔뜩 움츠린 채 종종거리며 걸어가는 사람들을 보며 새삼 추위를 실감하게 됩니다.

고상우_태양이 사랑을 할 때 빛은 무엇을 꿈꾸는가?

김경경_코폴라

이렇듯 팍팍하고 냉정한 현실로 내몰려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누군가의 밝은 미소, 따스한 시선, 정이 담긴 한마디… 바로 이런 소소한 情들이 아닐까요? 사랑은 가슴 설레는 첫눈처럼 소리 없이 다가와 우리의 마음을 빼앗고 험하게 가슴을 할퀴고 지나가기도 합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보답할 수 없는 사랑에 마음 아파하고 또 누군가는 애절한 사랑에 울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그것은 인생의 여러 굴곡과 애환에도 불구하고 고단한 우리의 삶을 양지로 이끌어 주는 꿈과 희망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사랑하였으므로 행복하였네라’라는 연시의 한 구절처럼 그 어느 때에도 우리가 간절히 원하는 것은 바로 우리에게 행복을 주는, 우리 곁을 지키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닐까요?

김덕기_기린가족 김덕기_물고기 김덕기_아기코끼리 엄마코끼리

롯데갤러리에서 한 해를 마감하고 또 새로운 해를 맞이하면서 『Love is… 』展을 준비 하였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모든 인간의 근원적인 감정 중 하나인 사랑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자 하였습니다. ● 사랑은 예로부터 미술 작품뿐 아니라 수없이 많은 문예 전반의 소재로 다루어져 왔고, 도 그 종류만큼이나 다양하고 다각적인 이야기와 해석을 낳으며 여전히 세간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그 끊임없는 관심의 이유 중 하나는 그것이 탄생과 죽음에 비견될 만큼 삶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는 시각 때문일 것입니다. 『Love is… 』展에서는 우리가 살며 사랑하는 모습과 그 주변의 일들을 따스하고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작가 특유의 독특한 방식으로 해석해 내고 있는 작품들을 대상으로 하였습니다.

박성수_사랑은 짜-잔하고 온다

변대용_아이스크림 먹는 백곰

이번 전시를 통하여 오늘날의 작가들이 사랑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어떻게 색 다르게 표현하는지 사회나 현실을 반영하는 시각은 어떠한지 살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우리의 삶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밀접한 소재인 사랑을 대상으로 한 작품이 우리 미술의 현주소를 이해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며, 뿐만 아니라 오늘을 사는 작가들의 미술관(美術觀)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손현욱_숨겨진 31개의 사랑

이서미_흐르는 사랑

어쩌면 우리는 사랑의 의미에 대해 혹은 그 따스함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여유와 시간조차 갖지 못한 채 메마르고 삭막한 삶에 쫓기며 살아가고 있는지 모릅니다.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는 디지털 매체의 폭풍 속에서 시대의 변화에 맞추어 사랑도 디지털화 되듯 점차 얄팍하고 가벼워 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 또한 갖게 합니다. 하지만 차갑고 축축한 긴 터널의 끝을 지나면 봄은 다시 우리를 기다리고 있겠지요.

탁소_러브를 찾아라

홍인숙_눈이 녹는 이유 – 아부지

10人의 작가들이 들려드리는 10가지 사랑 이야기들을 통해 작품 속에 스며있는 여러 가지 사랑의 맛을 음미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그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우리의 가족, 연인, 친구, 이웃에게 따스한 온기를 전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 손소정

Vol.20121220h | Love is… 사랑이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