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우 쥔용 Wu Junyong_순 쉰 Sun Xun_왕 공신 Wang Gongxin 장 펑이 Jiang Pengyi_왕 지안웨이 Wang Jianwei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월요일 휴관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 ARARIO GALLERY CHEONAN 충남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354-1번지 Tel. +82.41.551.5100 www.arariogallery.co.kr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은 중국 현대 비디오작가들의 그룹전 『Revolving Stage: Contemporary Video Art in China』를 2012년 12월 20일부터 2013년 2월 24일까지 개최한다. ● 중국현대미술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중국의 뉴미디어 아트는 정치적 선동을 목적으로 했던 사회주의 리얼리즘에 반하는 성향과 더불어 Post 89 이후 중국현대미술을 주도한 냉소적 사실주의, 정치적 팝의 상업화, 단선화에도 반발하는 실험적 성격을 지닌다. 특히 새로운 매체와 기술의 빠른 진보는 뉴미디어 아트의 다양한 실험적 실천을 가능하게 했으며 작가들은 격변하는 중국의 정치, 사회적 현실과 문화에 대한 깊은 고찰을 현대적 미디어를 통해 다채롭게 반영해왔다. 본 전시에서 선보이는 5명 작가들은 그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중국 미디어 아트의 중추적인 역할들을 하고 있는 장본인들이며, 중국비디오아트의 1세대(Wang Gongxin, Wang Jianwei)서부터 2-3세대 작가들(Sun Xun, Jiang Pengyi, Wu Junyong)을 포함한다. ● 전시 제목 "회전무대"는 문화적 전체주의(Cultural Utilitarianism)에 반하는 성향으로 등장한 비디오 아트의 다양한 예술적 실험들이 펼쳐지는 장이자, 전통과 미래를 넘나들며 격변하는 중국사회와 세계의 현상들을 읽고(reading), 재해석(re-interpret)하고 재편집(re-construct)하는 장이기도 한다. 또한 관람자로 하여금 시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다양한 비디오 작품들을 통해 현실의 삶과 세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경험하게 하는 장이 되기도 할 것이다.
우 쥔용 (Wu Junyong, b.1978)은 중국 현대미술 3세대 미디어작가로 중국미술학원에서 판화와 뉴미디어아트를 전공하였으며, 전통 회화에서부터 영상, 애니메이션, 대형 설치작품에 이르기까지 활발히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이다. 천안문사태 이후 격동하는 중국의 정치적 변화와 서구 자본주의의 홍수에서 괴리를 느끼며 유년기 시절을 보낸 우쥔용은 전통 그림자 인형극을 차용한 매조키스트적 성향의 캐릭터 괴롭히기 놀이, 즉 이미지 고문을 시작한다. 히에로니무스 보쉬나 피터 브뤼겔같은 16세기 플랑드르 회화작품에서 나올 법한 그의 캐릭터들은 부는 곧 악으로 대변되던 전근대적 인식구조가 신흥부유층에 대한 부러움과 불안함으로 변화되는 중국의 과도기적 상황을 위트있게 풍자한다. 우쥔용은 2006년 아르코 미술관의 『China Gate』 展을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되었으며, 이후 국립 현대미술관과 중국미술학원미술관(CAFA Art Museum)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이번 전시에는 2012년 상하이 비엔날레에서 처음 선보인 신작 'Thousands of Moon' 을 만나볼 수 있다. 수묵화로 그려진 9채널 영상 애니메이션인 이 작품은, 송나라의 불교경전 사세인과록(四世因果录)에 나오는 '천 개의 강에 천 개의 달이 비친다(千月有水千江月)' 라는 시구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하였다. 작가는 달을 가지려는 주인공들의 노력을 통해 필연적으로 도달할 수 없는 이상향을 애잔하게 묘사하고 있다.
순 쉰 (Sun Xun, b.1980)은 중국 푸신에서 태어났으며, 중국예술아카데미에서 판화를 전공했다. 2005년 설립한 파이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영화제작을 비롯한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다. 그의 필름 작품들은 토리노 영화제, 오버하우젠 단편영화제 등에서 상영된 바 있다. 그는 1-2세대 중국작가들이 보여주었던 냉소적 사실주의나 정치적 팝 성향에서 벗어나 서민적이고 소소한 삶을 살아가는 중국인의 모습을 보여주며, 독특한 방식으로 중국현대미술계에서 다각적인 탐색의 틀을 구축해나가는 작가이다. 이번 전시작 'Some Actions Which Haven't Been Defined Yet in the Revolution' 은 역사와 혁명이라는 거대한 정치적 패러다임 속을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삶과 그들의 인식체계의 한계를 냉철한 시선으로 묘사한다. 작가는 목판화 프린트로 구성된 영상작품을 통해, 고대 불교경전과 문화대혁명시기에 정치선전물 제작에 사용되었던 매체를 비디오적 시간선 상에 놓음으로써 이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순쉰은 중국의 사회와 역사를 현재의 시점에서 심도있게 고찰할 뿐 아니라 힘의 논리에 의해 학습된 개인의 인식구조를 시각언어로 표현하고, 구조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왕 공신 (Wang Gongxin, b.1960)은 1990년대 중반 처음으로 장소 특정적 영상 설치작업을 시도하며 중국 미디어아트의 흐름을 몰고 온 1세대 비디오 사진작가이다. 미국 브룩클린에서 젊은 시절을 보낸 왕공신은 초기에는 중국 인민들의 구체적인 일상사를 여과없이 보여주며 정치적인 색채를 담은 비디오 작품을 선보이다가 점차 미학적이고 추상적인 작품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의 작품들은 특정한 장소와 시간이 제거된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작가의 존재론적 성찰의 과정을 보편적이고 감성적인 시각언어로 풀어낸다. ● 이번 전시작품인 'Basic Color' 는 순수하게 정제된 다섯 가지 색의 고운 안료가 클로즈업된 인체 위에 눈처럼 떨어지는 5개의 영상으로 구성되어있다. 영상의 안료들은 인체의 굴곡을 따라 불규칙한 등고선을 남기며 쌓이다가 녹아 내리기 시작한다. 빗소리와 함께 안료덩어리가 살 위로 흘러내리는 장면은 오감을 자극하며 막을 내린다. 많은 것들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고 하루를 살아가는 한 예술가의 감성을 관객은 시적인 화면을 통해 묵묵히 마주하게 된다.
장 펑이 (Jiang Pengyi, b.1977)는 후난성 유안지앙 시에서 태어나 1999년 베이징 미술학교를 졸업했다. 주목받는 뉴미디어 아티스트인 그는 과도한 도시화로 인한 철거와 재개발로 얼룩져가는 베이징의 풍경을 미니어처로 담아낸 'Unregistered City' 연작으로도 유명하다. 실제 도시 전경들이 철거 구역의 폐허에 파편적으로 오버랩되어 있는 장펑이의 이미지들은 급속한 도시화의 과정 속에서 현대인들이 체험하는 미세한 감각들을 일깨우며, 분열과 혼돈, 공포의 감정, 그리고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노스텔지어를 이끌어낸다. ● 이번 전시작 'Sudden' 은 프랑스의 레지던시 프로그램(Frac des Pays de la Loire)의 지원을 받아 제작된 작품으로 작가가 수도자적 입장에서 내면에 대한 사색을 통해 허정(虛靜: 마음을 비우고 고요히 함)과 선정(禪定: 마음을 하나로 집중함)에 이르고, 우주만물 근원과 본질적인 자아를 찾고자 하는 성찰을 담고 있다. 숲 속 연못에서 고요하게 노를 저으며 명상을 하는 주인공은 육체와 정신을 넘어 무아의 상태를 경험하며, 만물과 일체가 되는 심재좌망(心齋坐忘)의 경지를 보여준다.
왕 지안웨이 (Wang Jianwei, b.1958) 중국 미디어아트의 선구자 왕지엔웨이는 직설적이면서도 연극적인 화법으로 시장개방 이후 왜곡되어가는 중국의 현실을 고발하는 작가이다. 비디오와 연극, 오페라까지 아우르는 실험적인 그의 작품은 철학과 과학, 예술과 사회의 미묘하고 역동적인 관계를 탐색하며, 서사적인 이야기 구조를 적극적으로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비디오'라는 시간과 공간이 혼합된 매체를 극적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완벽한 무대장치에서 상영되는 연극을 녹화하며 작업을 전개해 나가는 작가의 방식은 짜집기와 디졸브로 만들어지는 영화보다 훨씬 더 생생하고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도입부는 느린 템포로 진행되다가 어느 순간 벌거벗은 여인이 개와 함께 무대를 지나가는데, 개가 짖는 소리는 장면이 전환되는 축으로써 작용한다. 마치 모든 편집의 과정을 펼쳐놓은 것 같은 이 방식은 막이 오르내리는 적나라한 과정은 물론 극이 상연되는 동안 분주히 다음 장면을 준비하는 반대쪽 무대까지도 한꺼번에 노출시키는 회전무대처럼 관객에게 입체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
Vol.20121220c | 회전무대: 중국 현대 비디오아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