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trum

이기호_임지희_최누리展   2012_1218 ▶ 2012_1225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 / 스토리아트 후원 / 충청북도_충북문화재단_한국문화예술 위원회

관람시간 / 10:00am~06:00pm

57th 갤러리 서울 종로구 송현동 57번지 2층 Tel. +82.2.733.2657 www.57gallery.co.kr

차이의 시선 : 다이야 보드 ● 작가에게 보드와 다이아몬드와의 공통점이란 재질의 단단함 뿐 아니라, 수많은 흠집을 내면서 터득한 보드 타는 기술이 곧 다이아몬드가 갖는 흉내 낼 수 없는 광채, 즉 고도의 예술의 경지와 같은 느낌과 승리감을 준다는 것. 그때 비로소 다이아몬드와 보드의 기호는 서로를 보충 대리하는 코드의 발생, 즉 끝없는 시적 유희로 밀착함으로써 새로운 기표로 확장될 수 있다. 광산의 저 심연 깊숙한 곳에 숨은 보석을 찾아가듯, 우리 인생의 스케이트 보더들은 수없이 넘어지고 부딪치며 터득한 자신의 기술로 세상의 험한 다리를 건너고 있지 않은가. 그렇게 고비를 넘어 점핑하는 어느 순간, 잠시 지구상에서 가장 단단하고 광휘로운 삶의 다이아몬드를 얻게 되는 것은 아닐까.

이기호_skate diamond_스케이트보드_가변설치_2012

임지희의 "숲다", 사라지는 세계와 나 ● 임지희의 풍경은 익명의 공간이다. 그것은 현실에서 부재하지만, 재현된 사고와 사건들에 대한 기억의 공간이다. 다시 말해 그 공간은 관찰자의 대상이 된 사건들의 장소이지만, 관찰자가 은둔했던 정신의 숲이기도 하다. 오랜 시간 그곳에서 관찰자가 목격했던 것은 문명의 화려한 꽃밭 아래 묻혀 있던 재난, 공포, 우울과 상실의 사건들이며, 동시에 그 기억의 섬에 유배되어 갇혀있는 작가 자신이다. 작가는 우리가 사는 세상이 불확실하고 카오스의 상태라는 것을 알고 있다. 따라서 그는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진실과 허구 사이에는 여러 가지 모습들이 있다. 글로 설명하기에는 형태가 없거나 그것 모두를 표현하기에는 너무나도 복잡한 모습을 하고 있다." 역사는 더 이상 진보가 아니라, 니체가 말한 것처럼 영원회귀의 반복에 불과하고, 자원은 고갈되어 가며, 질량보존의 법칙 대신에 이제는 모든 것이 끝없이 무질서 속으로 흩어져 사라진다고 하는 엔트로피의 법칙만이 진실로 남은 것인지 모른다.

임지희_숲다, 중심_혼합재료_72.7×91cm_2012
임지희_숲다, 추억1_혼합재료_65×53cm_2012

최누리의 식물성의 사유, 물고기와 인간 '사이' ● 최누리의 그림에서 물고기는 인간 사회의 비판과 인간성의 회복을 구하고 있다. 작품에서 궁극적으로 물고기와 인간 '사이'의 다른 무엇인가가 요구되는데 그것은 차라리 '식물적인 것’에 대한 사유에 가깝다. 작품에서 물고기-인간이 갈망하는 평화와 행복의 이데아는 대부분 식물과의 접촉이나, 식물과 함께 존재하는 가운데 앙모되고 있다.

최누리_핑크빛 열대야_장지에 채색_90×90cm_2012
최누리_나르리랐다_장지에 채색_30×30cm_2012

이는 은연중에 내면화하고 있는 식물성의 사유이며, 곧 물고기와 인간 '사이'에 요구되는 감성적 사고이다. 물고기들은 인간계의 재현이면서도, 그로부터 벗어난 식물성의 인간을 그리워한다. 동물적 본능을 갖되, 평화로이 공존할 수 있는 능력은, 무한히 산소를 제공하는 식물의 너그러움과 베품의 태도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현대인의 문제, 사회적 갈등, 화해에 대한 전망을 그는 물고기와 씨름하는 가운데 깨달은 것이다. 무의식적으로, 혹은 자연의 이치처럼 시나브로 알게 된 '식물적 사유'를 최누리의 물고기는 우리에게 권유하고 있다. ■ 유현주

Vol.20121219c | spectrum-이기호_임지희_최누리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