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2_1218_화요일_06:00pm
참여작가 / 서영호_신아람_이단비_최예리
주관 / 산호여인숙_대흥동립만세 후원 / 대전문화재단_한국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01:00pm~07:00pm / 월요일 휴관
산호여인숙 대전시 중구 대흥동 491-5번지 Tel. 070.8226.2870 blog.naver.com/sanho2011
산호여인숙은 대흥동에 자리하고 있다. 대흥동은 시립창작센터를 비롯 다양한 성격의 전시공간과 소극장들, 여러 문화예술단체들이 자리해 있는 대전의 대표적인 문화지구이다. 작년 문을 연 산호여인숙은 대흥동이 지금의 모습과는 다르게 번화했던 시기 1970년대 지어졌으며, 지난 10여년 간 비워져 있던 곳을 지역에 뜻있는 문화예술인들이 힘을 모아 만들고 게스트하우스와 함께 지역문화의 정보를 나누고 만드는 허브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산호여인숙에서 지난 8월부터 대전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아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기존 전시공간으로 사용하던 1층 공간을 작가의 작업실로 사용, 일반인에게 개방하여 작가와 직접 만나 이야기를 하고 작업이 완성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으며, 문화지구이자 유흥가인 대흥동이라는 지역성에 기반한 커뮤니티를 주축으로, 작가 한 명과 상가 한 곳이 1:1로 짝을 이루어 각각 2~4개월의 기간 동안 서로를 살피며 서로이기에 가능한 작업들을 만들어왔다. 또한 지역민과 보다 가깝게 연결되어지기 위해 창작워크샵을 열었으며, 자신이 생산해 가고 있는 과정에 대한 의심을 작가 간 워크샵을 통해 고민했다.
산호레지던시에 참여한 작가는 모두 4명으로 이제 막 자신의 언어를 갖기 시작한 신진작가들이다. 이들은 4년이라는 기간 동안 미술대학이라는 제도권 내 예술교육을 통해 자신만의 'art'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리고 이번 레지던시를 통해 자신만의 'Community'를 고민할 수 있는 경험을 했다. 사적인 경험과 감정을 토대로 회화작업을 하는 서영호 작가는 젊은 두 청년이 운영하는 청춘다방이라는 카페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온 사장님께 그림 그리는 법을 알려주었으며, 만화와 일러스트 작업을 하는 신아람 작가는 15년 동안 대흥동을 지켜온 전통바 아도니스에서 손님들과 얼굴그리기를 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웹툰에 담았고, 언어가 가진 물성을 바탕으로 개념작업을 하는 이단비 작가는 싱그러운 과일가게 사과나무에서 과일이 가지는 모양, 색깔, 무늬, 질감, 향, 소리 등을 소재로 하는 작업을, 집단이 가진 획일성을 이야기하는 최예리 작가는 낮이 되면 사라지는 포장마차에서 인식조차 하기 힘든 보잘 것 없는 것들을 조명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러한 작업내용이 나오기 까지 작가는 처음 세웠던 작업계획을 몇 번씩 수정해야 했다. 주변상황과 작업의 일부인 관계에서 오는 반응이 예상과는 다르기도 했고, 함께 나누는 시간이 쌓여감에 따라 작업 주체인 작가의 시각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진짜 작업은 전시되어지는 작업물이 아니라 몇 번이고 수정되어 사장된 작업계획에 있다.
지난 8월, 함께 작업할 상가를 찾기 위해 대흥동 골목 구석구석을 관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다르고 낯선 것에 '다가가고' 서로를 '보여주고', '이해하는' 과정이다. 그 다르고 낯선 것이란 예술과 비예술일 수도 있고 이방인과 대흥동이라는 공간일수도 있으며, 작가 스스로와 작가 스스로일수도 있다. 4명의 작가와 4명의 상인. 매일 수백 수천 명이 다녀가는 번화가 대흥동에서 어찌 보면 아주 작은 수의 사람들이지만, 그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태도가 무관심에서 이해로 바뀌며 그저 상인에 불과했던 대상을 개별성을 가진 한 인간으로 마주하게 되는 에너지는 결코 작고 가볍게 치부할 수 있는 사건이 아닐 것이다. 부디 그들이 살펴온 그 일련의 변화와 시선이 전시를 통해 전달되어지길 바란다. ■ 우미숙
Vol.20121218d | 반응하는 관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