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S, 프로메스

2012 수원시 수원미술전시관 중견작가기획초대展   2012_1218 ▶ 2012_1223

초대일시 / 2012_1218_화요일_05:00pm

참여작가 / 권용택_남부희_박영복_이선열

후원,협찬 / 수원시_수원문화재단

관람시간 / 10:00am~06:00pm / 마감시간 30분 전까지 입장가능

수원시미술전시관 SUWON ART CENTER 경기 수원시 장안구 송정로 19(송죽동 417–24번지) Tel. +82.31.243.3647 www.suwonartcenter.org

수원 현대미술에서 중간허리 역할로 활동 기반과 중심을 잡아준 '수원으로부터' 시작한 권용택, 남부희, 박영복, 이선열의 작품세계를 조망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는 환경과 생태에 관심을 두고 야생초 작업을 하는 권용택, 여인의 누드로 동시대 삶의 내음을 표현하는 남부희, 행복한 그림으로 일상일기를 전하는 박영복, 고즈넉한 사시사철의 자연 풍경을 담아내는 이선열의 최근 작품을 전시한다. 또한 1970-80년대 수원에서 네 명이 함께 활동했던 아카이브 자료와 그동안의 작업 궤적을 볼 수 있는 소품작, 인터뷰 영상으로 전시를 구성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수원의 유수한 역사와 더불어 시각예술의 빛나는 도약을 기대해본다. ■ 수원미술전시관

권용택_하오개의 마타리_캔버스에 유채_91×116.7cm_2012

수원에서 대표적인 화가를 나혜석을 꼽는다. 역사적 인물로서 수원의 상징처럼 거론되는 작가이다. 이후 그녀만큼 수원에 이름을 남긴 작가는 없지만 수많은 작가들의 연고지이다. 어느 나라나 다 그렇겠지만 수도(首都)는 모든 문화 활동을 흡수하는 블랙홀 같다. 중앙집권 체제 아래 문화는 지역의 정체성을 흡입하기 마련이다. 경제활동과 그에 따른 자본이 집중되는 곳은 서울 뿐 아니라 어디든지 문화 활동이 왕성해지고 예술가들, 예술작품들은 중앙으로 모여들기 때문이다. 부산이나 대구, 광주, 전주와 같이 지역적 정체성을 지닌 곳마저 서울 중심의 문화 활동에 의해 잠식해 들어 갈 수밖에 없다. ● 수원은 서울과 인접해 있기 때문에 더욱 문화 접촉이 많은 곳이고 대다수 작가들은 중앙에서 활동하는 것이 자연스럽기 때문에 수도권의 변방으로 문화적 정체성을 찾기 어려운 점이있다. 그렇다고 해서 수원화단의 재편성을 주장하면서 극단적으로 지역특성을 주장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 수원화단은 나름대로 기반을 지니고 있으며 수도와 적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수원시 미술전시관의 전시활동이다. 몇 년 전 부터 독립적인 전시기획을 통해 수원작가들의 역량을 발굴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여건이나 문화적 기반으로 볼 때 하루아침에 급성장하지는 못할 것이다. 서서히 수원의 정체성을 닦는 기반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 이번 전시는 수원 화단의 중진들로 이루어지었다. 권용택, 남부희, 박영복, 이선열이다. 사실 이들 중진들은 중간에 낀 세대로 원로들과 신세대로부터 소외되어왔던 세대들이다. 원로 작가들처럼 원숙함에 이르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고 젊은이들처럼 왕성한 창조적 변화보다는 신중한 성장을 추구하는 시기의 작가들이다.

권용택_그리운 금강산II_청석에 아크릴채색_가변크기_2008

권용택은 민중 미술활동에 참여하고, 수원환경 운동 등의 활동을 볼 때 그의 작품에서 현실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떼어 버릴 수가 없다. 그런 비판적 관점에서 작품은 리얼리즘적 시각을 지닌다. 작가들이 옳고 그름의 판단을 추구하는 이데올로기에 집착하면서 사회에 대한 진실을 추구하는 리얼리스트들의 관점으로 볼 수 있다. 1990년대 이후 그의 작품의 주제는 사회적 이데올로기에서 생태 문제로 전환된다. 권용택은 풍경사생을 하면서 인위적으로 파괴와 변화하는 자연환경에 관심을 기울게 된다. 말하자면 생태적 관심으로 전이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이는 1989년 인터뷰에서 "예술을 위한 예술적 자세를 지향하고 이 시대가 처한 모순과 갈등구조를 극복하기 위한 비판적 자세를 지향하며, 수용의 토대조차 상실한 사람들과도 호흡하고 소통할 수 있는 내용과 양식을 추구하고자 한다."는 말에서 잔잔하게 우러나온다. 그의 작품이 극사실적이라고 말하지만 그것과 함께하는 리얼리즘의 시각이다. '민중에게 진정한 그림을 제시하고 진실한 역사를 가르칠 목적으로 예술은 갱신되어야한다'는 쿠르베의 말처럼 진실을 그리는 리얼리즘이다. 그는 평창의 백석산 줄기에 기거하면서 자연을 그린다. 작품에서 여름과 겨울이 한 그림에 나타내는 것과 같이, 풍경 앞에 가냘프게 서있는 이름 모를 잡초처럼 숲의 진실을 양면적 시각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한 양면성은 현재 보고 있는 현실과 우리의 기억 속에 있는 장면의 이원적 판단에서 근거한다.

남부희_two persons-light & shadow_캔버스에 유채_75×75cm_2010
남부희_four persons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유채_112×194cm_2011

남부희의 작품에서 누드는 아카데미 미술에서 중요하게 다루어 왔던 주제이다. 아카데미 미술에서 신화를 가장 상위의 가치로 평가였기 때문에 신화나 역사화에 등장하는 신의 형상은 완전한 인체표현에서 시작되고, 특히 누드는 신(神)의 몸으로 표현되어 자연의 완전한 미를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되어 왔다. 균형 잡히고, 건장하고, 자신 있는 육체는 아카데미 미술에서 완전한 비례를 추구한 결과이다. 그리스에서 인체 비례는 일반적으로 미의 규범으로서 건축을 구성하고 있는 각 부분 상호간의 양적 관계에부터 간단한 공예품에까지 질서 있는 하모니의 표본이 되었다. 단지 보이는 외형적 비례 관계뿐만 아니라 인체의 각 부위가 맡고 있는 기능적 역할까지 포함하여 형태를 결정하는 근거는 아름다움의 척도가 된 것이다. ● 인체비례는 생리적 특성이 있었기 때문에 창조의 보편적인 개념이 될 수 있었다. 이런 관점으로 볼 때 누드는 형이상학적 신체이며 미적 가치의 표본이 됨으로써 의미있고, 일종의 인간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이상형(Ideal)에 따라 시각적으로 구현된다. ● 남부희의 작품에서 인체는 화면의 공간 안에 배치되어 있는 구성적 요소의 일부분이다. 추상적 면을 이루는 색채 효과와 함께 공간에 형상 안으로 스며든다. 인체는 일종의 오브제로서 그림 속에 미적 규범이 스며들고 있음을 보게 된다.

박영복_일상일기_캔버스에 유채_50×91cm_2012
박영복_장승I_나무, 동판_가변크기_2005

박영복은 동화 속 자연을 그린다. 현실을 떠나 평창의 숲속에 들어간 작가의 일상생활처럼 숲이나 들녘의 한적함에서 도시의 혼잡함을 벗어나게 한다. 둥근 산기슭, 들판의 초록빛, 그 속에서 놀고 있는 어린아이들 모습은 동화속의 이야기를 보는 것 같다. 어린아이들의 필법으로 재현된 이미지들은 더욱 동화 속으로 파고든다. 이러한 표현은 과거 몇몇 작가들에게서 시도되었던 아동화적 화풍이다. 이러한 아동화의 화풍은 현실세계의 모순을 벗어나고 싶어 하는 작가의 심성을 말한다. ● 프랑스의 장 드뷔페가 그러하였고 장욱진의 작품이 어린아이의 시각이었다. 그렇지만 그들의 작품은 마음 한쪽에 어두움이 드려져있다면 박영복의 작품은 초록빛만큼 밝은 가슴을 지니고 있다. 임신부의 배처럼 동그랗게 솟아 오른 산등성은 어머니 품속처럼 포근함을 보여준다. 그것의 배경을 이루는 거친 마(麻)의 질감은 시골의 흙바닥처럼 소박함을 느끼게 된다. 대다수 현대인은 도시에서 생활에서 현실적 만족을 얻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번잡한 도시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현실적 생활들 때문이라면 박영복의 이러한 작품은 대다수 사람들의 깊은 곳에 침잠하여 있는 이상적인 세계일 것이다.

이선열_노을 진 팔달산_화선지에 수묵담채_70×140cm_1996

이선열은 대다수 산수화가들처럼 진경산수를 그린다. 그는 명승지의 아름다움보다 여행하면서 우연히 만나는 소박한 정경들을 그린다. 군더더기가 없이 있는 그대로의 묘사력은 보는 사람들에게 자연을 더욱 가깝게 한다. ● 산수화가 산과 강물에 흐르고 있는 우주로부터 얻는 정기를 읽는 것이라고 한다면 이선열의 작품에서는 그러한 정기를 재구성하면서 느낄 수 있는 기운을 보게 된다. 박용숙의 언급처럼 한국인의 심성 속에 깊이 가라앉아있는 소탈함, 겸허함, 적막감 같은 것이 드러나고 있다. 과거의 산수화가 지나치게 도가적인 현실 도피와 관련이 있었지만 그것은 허구적인 가상세계를 지향한다면 현실과 접해 있는 우리주변의 풍경들, 우리 눈에 익숙한 자연을 보게 된다. 골법용필의 필력은 작품을 무거우면서 차분히 가라앉은 작가의 마음을 읽게 해준다. 안정적인 형태와 굵직한 붓 자국은 심리적 동요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회색조가 더욱 그러하다. 각각의 형태는 형상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대상에 대한 확실한 모습을 드러내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작가의 인상처럼 이미지 안에 많은 것을 감추고 있는 감정을 말하여주는 것 같다. 작품의 제목 또한 산수화의 무거움을 서정적으로 풀어내려 한다. 서정적 제목은 작품에 드러나 있는 형상들과 색채를 규정하면서 이야기를 만든다. 일상을 살아가는 작가의 삶을 반영하는 작가의 모습으로 보이기를 바라는 작가의 심정이다.

이선열_금당계곡의 겨울_화선지에 수묵담채_45×72cm_2011

이 전시주제는 '수원으로부터 시작하여'라고 해석할 수 있다. 수원에서 자랐고, 활동하던 작가들의 작품을 기획한 전시이다. 이 작가들은 수원에서 청년기를 보내면서 수원의 정서를 깊게 간직하고 있다. 수도에 가까우면서도 전원에서의 삶은 지금까지도 자연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이들의 서로 다른 화풍, 서로 다른 작품들은 급변하는 유행을 쫓아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의 현실적 상황과 다르게 보인다. 이들의 작품들에 천착하고 있는 의미는 지속적인 작가활동으로 완숙의 단계로 나가는 과정이다. 이들에게 적합한 말은 대기만성이다. 현실을 급하게 따라가는 작가들과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조광석

Vol.20121218b | From S, 프로메스-2012 수원시 수원미술전시관 중견작가기획초대展

2025/01/01-03/30